에딘버러 여행은 전혀 계획안하고 갔는데, 뭐 대충 내려보니 어딜 가야될지 보이는거 같아서 그랬다. 실제로, Wavely bridge 주위 The royal mile(로열 마일) 주위에 관광 명소가 몰려있다. 



 처음 방문한 곳은 스코틀랜드 국립 초상화 갤러리(National portrait gallery)로 스코틀랜드 왕국[각주:1] 시절의 왕,왕족들 그리고 수 많은 스코틀랜드의 유명 작가,과학자,예술가들의 초상화가 전시되어있다. 참고로 영국의 모든 국립 박물관은 무료다. 입구에 기부금 받는 공간이 있을뿐. 참 좋은 곳이다. 아무튼, 내부는 고전시대의 낭만을 느낄 수 있는 정말 고고하고 도도한 인테리어로 되어 있는데 유럽이나 엔틱 가구,인테리어에 환상이나 허영심을 가지고 있는 여자들이 오면 기절할듯.. 정말 대단하다는 말밖에 안나온다.

 실제 역사나 실화를 다룬 영화가, 배경지식이 있으면 더 재미있듯이[각주:2] 갤러리도 그렇다. 특히 이 초상화 갤러리의 경우 영국 정치사나 영국 유명 인물들에 대한 지식이 있어야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다. 가기전에 여행지에 대한 책 한 권 읽어보고 가는건 어떨까?

 스코틀랜드 역사는 생각할수록 아이러니한게 그렇게 잉글랜드와 치고박고 싸웠다가 결국에는 스코틀랜드 왕이 잉글랜드 왕이 되면서 하나가 되었는데, 이렇게 보면 잉글랜드가 스코틀랜드한테 흡수당한 것이다. 근데 왕이 잉글랜드에 계속 머물고 왕국의 중심도 잉글랜드에서 돌아가다보니 시간이 흐르면서 이상하게도 왠지 스코틀랜드가 잉글랜드한테 흡수당한거 같은 묘한 분위기가 형성됐다. -_-; "이겼는데 왠지 진 기분이야.." 뭐 이런 느낌? ㅋㅋ

 초상화들 중 몇 점들은 정말 입벌어지게 무지막지한(!) 크기를 자랑해서 한참 떨어져서 봐야 전체를 볼 수 있을 정도인데, 하나같이 참 '고귀하다'는 느낌을 준다. 귀족,왕족들을 그렸기 때문에 당연한 거겠지만. 전혀 생각치도 못한 몇몇 인물들이 스코틀랜드 출신이었다는 사실에 놀라며 문을 나섰는데 이래서 사람들이 영국,영국 하나 싶었다. 

 
 에딘버러성으로 가는 길엔 온갖 기념품 가게와 신기한 가게들이 즐비했는데 스코틀랜드의 전통인 체크무늬 킬트 방직공장을 재현해놓은 거대한 지하 매장도 있다. 킬트는 스코틀랜드의 전통은 전통인데 19세기 중후반에 만들어진, 만들어진 전통이다. 근데 저런 근대에 만들어진 전통을 세계화해서 엄청난 수의 관광객들을 끌여들이고 방직업의 중심지로 만든걸 보면 정말 대단하다는 말 밖에 안나온다. 


 Flat cap, Irish cap, 우리나라에선 헌팅캡으로 불리는 위 사진 속의 모자 태생이 아일랜드,스코틀랜드인데 이 곳에서 오리지날 메이드 인 브리튼 플랫캡을 구입할 수 있다. 하아 촉감하며 디자인하며.. 가격은 최저 22~35파운드까지 천차만별. 기념품 가게들이 취급하는 품목은 거의 다 같은데 가격은 다 다르다. 대다수 가게는 25파운드에 파는데 나는 22파운드에 사는 가게를 찾아 구매했다. 3파운드면 거의 6천원 가량하는 엄청난 돈이다. 

 짐이 보따리 하나밖에 없었는데 플랫캡 쓰고 거울을 보니 갓 뉴욕으로 이민 온 가난한 아일랜드 이민자같아 보였다. 그러니까 거지꼴 -_-; 이었다. 상의랑 하의는 21세기 디자인인데 모자만 19세기~20세기 초반에 머물러있으니 얼마나 웃긴지.

 


 기념품 가게에서 내 눈에 띈 윌리엄 월레스 모형. 옆엔 19세기 하이랜드 연대 군악대병 모형도 있었는데 오히려 진짜 스코틀랜드 역사라면 이쪽이 더 가까운거 같아 샀다. 비록 모양은 다분히 브레이브 하트의 멜 깁슨에서 따왔지만...그리고 그리운 사람들에게 쓸 엽서도 몇 장 샀다. 교환학생와서 엽서값으로 몇만원 쓴듯; 한 번 보내는데 2000정도 든다. 엽서 가격 포함하면 3천원? ㅋㅋ 

 스코틀랜드 샵 이라는 이름의 기념품 가게의 웃긴 점은 주인이 중동 출신 무슬림들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스코틀랜드 사회에 융화되기 앉고 터번(사용하기 편하게 모자형으로 아예 고정되어있더라 ㅋㅋㅋ 개량 터번 ㅋㅋㅋ)쓰고 있다..  얼마나 웃긴가.. 무슬림 정체성을 강하게 가지고 있는 사람이 "이것이 바로 스코틀랜드의 전통입니다. ^_^" 이러는게 -_-;
  


 영국은 박물관 입장은 무료지만 성 입장은 유료다. 정말 별 볼일 없는 자그마한 성도 유료다. 이미 프랑스 노르망디에서 중세시대 성의 위엄을 느껴봤기 때문에 입구까지만 들어가진 더 가진 않았다. 빈곤한 여행자에게 저런건 사치. 
 


 에딘버러 로열 마일은 올드 타운이고, 웨이블리 다리 너머는 신시가지라서 현대식 건축물들이 많이 남아있다. 아니.. 현대식은 아니고 19세기.. -_-; 누구 말마따나 유럽은 근대 이전에 시간이 멈춰있고, 미국은 근대에 시간이 멈춰있고, 한국은 최첨단을 달리고 있다나..
 


 딱 여기까지. ㅋㅋ 그대로 뒤도 안돌아보고 나왔다. 
 



 저기 보이는 평평한 언덕(돌로 된 부분)은 Arthur's seat이라 불리는데 아더왕이 앉아있는 곳이라서 그런데 불린다나 뭐라나. 한 번 가고 싶었는데 하이랜드 고지대를 누비고 나니 다리가 부서질거 같아서 포기했다. 다리 문제도 있지만 이미 고지대에서 걸으면서, 기차타고 가면서 본 엄청난 풍경들을 넘치도록 봤기 때문에 저 정도 언덕은 별로 안땡겼다. 


 나오는길에 보니 해자가 있었다. 옛날에는 이 공간이 온갖 오물이 섞인 물로 가득차 있었겠지.. 해자가 있는 이 성을 뚫을 방법은 정문 공격밖에 없어보였다. 그나마도 다리를 올려버릴 수 있기 때문에 천연요새 아니었을까. 뒤쪽은 절벽이라 절벽을 타고 올라 올 수도 없고.



 성 근처엔 재미있는 상점들이 많다. 이 가게는 Camera Obscura 일루젼숍인데 착시현상을 이용한 재미있는 것들이 많다. 가령 모나리자 그림을 왼쪽에서 보면 웃고있는데 오른쪽에서 보면 사탄 -_-;으로 변한다던가. 제일 인상깊었던건 3D 저스틴 비버 브로마이드 -_-;;
마의 16세를 맞이하여 역변의 위기를 겪고 있는 미국 최고 아이돌의 열기가 스코틀랜드까지 오다니.. 대단하다.  


 바로 옆에 있는 스카치 위스키숍. 직접 마실 수 있고 역사도 알 수 있고 쇼핑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유료라서 GG. 딱히 술을 사랑하는 편이 아니라서 별로 안끌렸다. 
 


 관광할 때 발품팔아 다니는게 싫으면 투어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영국에선 거의 모든 버스가 2층버스인데 관광버스의 경우는 저렇게 2층이 개방형이다. 에딘버러의 경우 모든 투어버스 집결지는 웨이브리 다리에 있고 10파운드? 17파운드? 정도 되는 금액을 내면 24시간 내내 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버스 안에서는 가이드가 안내도 해준다. 나는 비루한 방랑자라 가격보고 그냥 포기했다. 
 


 유럽 건축의 특징은 저렇게 다닥다닥 붙어있다는건데, 분명히 따로 지었는데 완전히 붙어있다. 그래서 Street, Block단위로 길 찾기가 가능한 것이다. 우리나라에 새 주소 체계도 이 방식을 따르고 있는데 건물 지어진게 강남처럼 계획된 개발구역이면 상관없지만 시골촌동네로 갈수록 그냥 '막지은' 곳들이 많아서 제대로 정착될지 모르겠다. 그리고 우리나라나 미국 대도시같이 '현대적인' 곳들은 상업지구는 1층부터 꼭대기까지 100% 상업지구이지만 유럽은 1층만 상업지구고 그 위에는 주거 공간이다. 위 사진을 보면 1층만 상점이고 위에는 그냥 사람 사는 곳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건물들은 대개 18세기나 19세기에 지어진 것들이 많고 구시가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내부 구조, 장 단점에 대해선 잉글랜드 여행할 때 확실히 알게 되었고, 잉글랜드 여행기에서 좀 더 적을 예정이다. 
 

 
 대성당? 교회?. 스테인드 글라스가 멋지다. 그런데 내부 사진 촬영하려면 포토 퍼밋으로 2파운드나 내야된다. 당연히 사진 안찍었다. -_-; 남들은 그냥 지나갔겠지만 나는 벽에 붙어있는 수많은 추모판(?)에 주목했다. 대영제국 시기 전 세계에서 목숨을 잃은 수 많은 하이랜드 병사들의 이름이 하나하나 새겨져있는데 영국이 치른 전쟁이 워낙 많다보니 판들이 많아서 어떻게 보면 교회 벽 전체가 좀 지저분하게 뒤덮혀있다는 느낌도 든다.
 


  에딘버러 구시가지 중 로열 마일은 현지인은 없고 관광객만 있다고 보면 되고, 구시가지의 그 외 지역에는 관광객 반, 현지인 반이다. 진짜 에딘버러를 보려면 신시가지로 나가야된다.
 


 웨이브리 브릿지인가 노스 브릿지인가 기억은 안나지만 로열 마일 방향을 향해 찍은 사진.
 


 에딘버러 성 말고 다른 성 하나가 더 있는데, 이름을 까먹었다. 근데 이 사진 그 성 사진이 맞긴 한가.. -_-;
 


 교차로에 있는 웰링턴 동상. 이 웰링턴이 내가 아는 웰링턴 공작이 맞는지 모르겠다. 웰링턴 공작 아서 웨슬리는 나폴레옹 전쟁 최후의 전쟁인 워털루 전투에서 나폴레옹의 군대를 무너뜨린 인물이다. 이 공으로 웰링턴 공작 칭호를 얻으며 귀족의 반열에 올랐다.
 


 스코틀랜드의 상징, 킬트와 백파이프. 이곳에서 겪은 최고의 모순은 다름아닌, 이 백파이프 연주하는 할아버지가 별로 주목을 못받았다는 것이다. 관광지들이 힐끔 쳐다만 보고 그냥 지나친다. Scotland the brave 같은 연주곡은 유투브에서 찾아서 막 듣고 그러지 않나; 그런데 잉글랜드 런던에서 백파이프 연주하는 사람을 봤는데 사람들 완전 열광했다.  정작 진짜 스코틀랜드 사람이 스코틀랜드에서 연주하는 백파이프는 외면받고 잉글랜드에서 잉글랜드사람인지 웨일즈 사람인지 모를 이가 연주하는 연주는 환호받는다는게 좀 이상했다.
할아버지는 내가 사진 찍는 모습을 보고 정자세를 취해주셨다. ㅠ_ㅠ
 


스코틀랜드 내셔널 갤러리. 미술에 조예가 깊은 편이 아니라 일부 관만 보고 나왔다. 미술은 가장 고귀한 쾌락중 하나라고 하는데, 난 그걸 이해할 만한 수준의 인간은 못되는거 같다.
 


 에딘버러성 뒤쪽에서 찍은 성. 참 자리 잘잡았다는 생각이 든다. 
 


 이거 한글 영애겠지? 하아.. 한국인들 민도 좀 보소 ㅡㅡ 쯧쯧. 
 여긴 진짜 현대 스코틀랜드가 아니야! 하면서 신시가지 탐험에 나서면서 결국 하이랜드에서와 마찬가지로 걷고 또 걷는 대장정 -_- 이 시작됐다. 그런데 정말 웃긴 장면을 봤다. 하이랜드에서 중국인 소리 들으면서 느낀거지만 확실히 이 곳 사람들의 자존감? 텃세같은게 센거 같았는데 한 에피소드를 통해 확실히 알게 됐다. 인도 위로 어떤 여자가 자전거를 타고 가고 있는걸 경찰이 불러 세웠다. 그러더니 "Where are you from?" 하고 묻자 여자가 뭐라 대답했다. 그러자 경찰이 큰소리로 "England???? This is SCOTLAND!!!!!!!!!!!!!"하고 소리치는게 아닌가. ㅋㅋㅋ 그러면서 스코틀랜드에서 자전거는 여기로 다니지 않는다며 잉글랜드 놈들은 정말 이해가 안간다느니 하며 완전 무안을 주는 것이었다. 나중에 여자보고 주의하라면서 그냥 보냈는데 여자를 향해 FREEDOM!!![각주:3] 이라고 외치지 않은게 다행;;;

 신시가지는 관광지와 달리 조용하고, 여유로웠다. 따사로운 오후의 햇살을 받으며 노천 까페에 앉아 지친 다리를 쉬게 했다.  한시간 정도 걷고나서 스코틀랜드 국립박물관에 갔다. 사진 찍었는데 어디로 날아갔는지 안보인다..아무튼, 반드시 가봐야할 장소. 

 스코틀랜드의 선사시대 부터 현재까지 '모든것의 역사'를 다루고 있는데 인상깊었던건 역시나 중세시대. 스코틀랜드 전통검이 양손검 클레이모어를 봤는데, 정말 강인한 전사가 아니면 들고 서있기도 힘들정도로 거대했다. 정말 컸다. 진짜 컸다. 무지막지하게!!!!! 컸다. -_-;; 로버트 더 브루스나 윌리엄 월레스에 대해서 그리 비중있게 다루지 않고 있었던 것도 좀 의외. 

 그 다음 인상깊었던건 다름아닌 스코틀랜드의 현대사다. 변화하는 스코틀랜드라는 이름의 전시관으로 현대 스코틀랜드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곳곳에 영상물이 나오고 있어서 몇가지를 감상했다. 1970년대의 스코틀랜드 주거환경 개선사업영상를 감상했다. 70년대까지 스코틀랜드 사람들은 200년도 더된 아파트에 살고 있었는데, 비좁고 비위생적이었다. 왜냐면 그 당시까지 아파트에 화장실과 샤워시설 등은 공용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국가에서 재개발사업에 착수해서 쾌적한 환경에서 살 수 있게 되었다는건데 홍보용 영상으로 당시에 제작된거다 보니 손발이 오그라드는 장면들이 많았다. 새로 지어진 집에서 따뜻한 아침을 아내가 들고 등장하고 행복을 앞두고 자녀들과 맛있게 식사하는 가장의 모습.그리고 웃음꽃 만발!!ㅋㅋㅋ 으악 ㅋㅋ 오글오글 그 자체. 

 에딘버러에서 확실히 느낀건 에딘버러에 갔다고 스코틀랜드를 본게 아니라는 것이다. 진짜 스코틀랜드는 하이랜드, 고지대에 있다. 에딘버러 여행은 잘 짜여진 관광명소를 돌아다니는게 다였지만 하이랜드에서 봤던 아름다운 고지대 풍경과 내가 걸었던 수많은 숲길, 언덕들은 정말 잊지 못할 것이다. 

 공항가기 전에 기념품 가게 구경을 더 했는데 이미 모자를 샀음에도 불구하고 또 모자 구경을 하고 있엇다. 이것저것 써보고 나오려는데 중국여자애가 중국어로 모자를 들고 뭐라 묻는다 -_-; 젠장! 스코틀랜드 사람들만 아니라 중국애들까지 날 중국인 취급해 엉엉 ㅠ_ㅠ 내가 중국인 아니라니까 더 이상 질문을 안한다;; 중국인 아닌거 알았으면 그냥 영어로 물으면 되지 왜 안묻지;; 에딘버러에 중국인민박이라도 있나. 'ㅅ' =3

 공항가는 버스는 웨이브리 다리에서 100번버스인 AIR LINK버스를 타고 가면 된다. 3.5파운드. 가는덴 30분. 10분간격으로 아침부터 밤까지 운영한다. 

 런던 히드로로 가는 비행기를 탔다. 정말 웃긴게 런던행 비행기가 5만원인데 기차가격은 10만원이 넘는다. 이상한 나라다.. 

 비행기 옆자리는 인도 청년이 앉았는데 이것저것 귀찮게 자꾸 말을 건다. 자기 할말만 계속하고 그래서 그냥 가는 내내 자는척 했다. 영화 '세 얼간이' 이야기하니 좋아하긴 하더라.. -_-; 인도는 안갔지만 방글라데시는 가봤다는 이야기하는 별로 안좋아했다. 파키스탄 사람이 아닌게 다행;;;[각주:4]

 런던 히드로에서 런더 페딩턴(Paddington??)역까지 가는 특급열차가 있고 페딩턴에 내려서 다른 지하철로 환승할 수 있는 런던 커넥션열차도 있는데 숙소인 러셀 스퀘어까지 가기 위해서 런던 커넥션 티켓을 샀다. 가격은 20파운드정도 한거 같다. 숙소는 대영박물관 바로 옆에 있었는데 와이파이가 40분만 무료다. 속좁은 잉글랜드놈들! 스코틀랜드 최고! 헠헠;;
 
 Common room에서 멍때리고 있는데 동양인 여자애가 말을 건다. 이름은 미미. ㅋㅋ 봉미미도 아니고. 미미면 옛날에 내가 그렇게 싫어하던 여자애들용 인형이었는데. 미미쨔응이라니 ㅋㅋ 생긴게 대만사람처럼 생겼는데 의외로 캐나다 출신. 대만사람이라 생각한 이유는 얼굴이 중국인 얼굴인데 머리 스타일이 일본스타일이라서 그렇게 생각했다. 근데 이야기해보니 15살까지 대만에서 살았단다. 역시 그럼 그렇지.
 같은 동양인이라고 살갑게 말거는거 보니 반제국주의 운동이라도 했나싶었다;;나보고 몇번 방에서 자냐 묻길래 혼자 여행하나 싶어 물어보니 그렇단다. 그래서 런던 관광지 몇군데를 같이 가기로 결정! 호스텔에서 여행자들끼리 하는 이야기는 참 별거 없는거 같다. 달이 많이 기운 후에야 잠이 들었다. 잠자리는 불편했다. 침대가 내 키보다 작았다. 서양 사람들중에 키 180이 우습게 넘어가는 사람들이 즐비하고 2미터의 장신들도 많은데 왜 침대 크기가 이렇게 작은지 모르겠다. 결국 어쩔 수 없이 불편한 자세로 쪼그려잤다. 그리고 그 다음날 잉글랜드 여행이 시작됐다.

  1. 스코틀랜드는 동군연합체제를 유지하다가 1707년 연합법으로 그레이트브리튼 왕국의 일부가 되었다. [본문으로]
  2. 라기보다는 모르고 보면 그냥 지루하다는 생각만 가질듯. [본문으로]
  3. 영화 '브레이브 하트'에서 멜 깁슨이 죽으면서 외친 유명한 대사. [본문으로]
  4. 방글라데시는 파키스탄과 독립전쟁을 벌여서 독립했다. [본문으로]
 영국도 당연히 솅겐 조약[각주:1] 국가라고 생각했는데 코펜하겐에서부터 출국검사를 하는거 보니 아차 싶었다. 비행기를 타려고 할 때 티켓 끊어주는 직원이 나보고 비자가 있냐길래 그냥 스웨덴 거주허가증을 보여주니 통과시켜줬다. 에딘버러로 가는 내내 혹시 영국 방문하려면 따로 비자를 사전에 받아야되던가? 라는 의문이 들었다.

 하지만 이는 기우였고 영국도 다른 여타 국가처럼 얼마간(아마도 90일?)은 무비자로 체류할 수 있었다. 에딘버러 공항은 꽤 소규모의 공항으로 그리 인상적인 모습이 없는 평범한 곳이었다.

 스코틀랜드 영어 억양에 대한 악명은 익히 들어왔지만 스코틀랜드 사람과 이야기해보는 적은 없었다. 스코틀랜드 억양은 종종 코미디 프로그램의 소재로도 사용되는데, 다음 영상을 추천한다. (http://www.youtube.com/watch?v=5FFRoYhTJQQ) 엘리베이터 음성인식기가 스코틀랜드 영어를 못알아듣는다는 내용인데 많이 과장된거겠지만.. 막상 대화해보니.. 음.. 어쩌면 저 음성인식기 오류가 사실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50대로 보이는 중년의 흰머리 입국심사관이 이것저것 묻는데 도통 무슨 말인지 알아 들을 수가 없었다. 영어로 이야기해주세요(?)..라고 할 수도 없고. -_-;; 스코틀랜드 영어는 내 귀에 어떻게 들리냐면, 잉글랜드 영어 음성에서 중고음부 음역대를 다 깎아버려서 저음부만 남은, 웅엉웅엉거리는 소리로 들렸다. 

 뭐 어찌어찌해서 일정을 하나하나 차근차근 이야기해줘서 통과를 했다. 공항에서 시내로 갈 때는 100번 Air Link 버스를 이용하는데 아침부터 밤 12시까지 10분간격으로 버스가 있고 가격은 싱글 3.5파운드, 리턴 6파운드이다. 공항에서 타면 거의 모든 관광명소가 다 모여있는 The Royal Mile 바로 코앞 Wavely Station이 있는 Wavely Bridge에 내려준다. 시간은 30분정도 걸린다. 

 에딘버러에 대한 첫 인상은 "아 여긴 급이 다르구나..."였다. 웨이브리 다리에서 보이는 로열 마일의 웅장한 모습이란.. 일단 오늘의 에딘버러 방문은 내일 하이랜드로 가기 위한 경유지에 불과했기 때문에 그냥 바로 숙소로 갔다. 

 숙소 리셉션 여직원은 양 눈썹에 송곳 비슷한 피어싱을 한 고스족[각주:2]으로 사뭇 악마의 뿔이 생각나기도 했다. 호스텔은 굉장히 소규모로 아늑했는데, 단점은 주방이 좀 작았다. 취사공간도 한곳 밖에 없어서 한참 기다려야되고. 

 주방에는 중국인 여자애들 세명이 중국인 종특인 소란스럽게 떠들기 스킬을 시전해서 왁자지껄했다. 한국에 있는 중국인 유학생들도 그렇고, 일본에서, 유럽 곳곳에서, 스웨덴 학교에서 본 중국인들도 하나같이 소란스럽게 떠드는데, 중국어 자체가 성량이 크지 않으면 대화하기 힘든 언어인가 싶가? 하는 의문도 들고 소리 크게 내어 이야기하는거 자체가 하나의 문화인가.. 싶기도 했다. 아무튼 뭐.. 중국사람은 이런 특성때문에 어딜가나 50m 떨어져있어도 한 번에 중국인이라는걸 알 수 있는거 같다. 뭐ㅋ 그래도 언제나 그렇듯이 다 그런건 아니다. 내가 아는 중국애들 몇몇은 정말 말도 잘 안하는 성격이니까.

 방에 가니 캐나다에서 온 커플이 있어 이야기를 좀 하게 됐는데 유럽배낭여행중인데 그냥 도시만 정하고 세부일정은 없이 다니고 있었다. 그래서 에딘버러에서도 뭘 해야될지 모르겠단다. 바닷가 이야기가 나와서 프랑스 노르망디 해안 이야기를 하면서 열심히 수다를 떨었는데 알고보니 옆쪽 침대에 있던 또 다른 커플이 프랑스인이었다. 또 한바탕 이것저것 이야기 하나보니 밤이 깊어 잘 시간. 그런데 폰 충전을 하려고 보니 영국은 플러그 모양이 다르다.. 내가 가본 유럽 국가들 모두 우리나라랑 똑같은 전압을 쓰길래 영국도 그러려니 했는데 아니었다. 정말 특이한 3구짜리를 쓰는데 어댑터를 어디서 사야될지 고민이 됐다.

다행히 캐나다애들이 어댑터를 가지고 있어서 그 날밤은 무사히 넘겼는데 그 다음날 인버네스에서는 고생을 좀 하게 됐다. 

 다음 날 아침에 인버네스로 가는 기차표를 끊는데 왕복 티켓이 57파운드.. 우리 돈으로 10만원은 한다. 기차로 3~4시간 가량 가는 거리인데 KTX처럼 빠른것도 아니면서. 유럽에 살면서, 여행을 하면서 느끼는거지만 우리나라 교통운임을 정말 싸다. 유럽은 버스비,지하철비가 죄다 5천원,만원 이런식이고 기차값도 5,6만원씩 하니 기절할 지경.


 인버네스는 스코틀랜드 하이랜드의 수도로 지도상의 'A'지점에 있다. 에딘버러와도 엄청난 거리에 떨어져있고, 런던과는 완전히 다른 세상에 있다. 정말 영국의 끝자락이라 할 수 있다.


 하이랜드에 온 이유는 하이킹을 하기 위해서였는데 딱히 경로 계획같은게 없었다.그래서 그냥 언덕을 향해 무작정 걷기 시작했고 나중에 확인해본 나의 여정은 위 지도와 같다. 참고로 굳이치는 산들과 고지대를 보려면 더 북쪽에 있는 isle of skye를 가야되는데 접근성이 너무 안좋고, 투어를 이용하기엔 돈이 없어서 포기했다. 돈에 여유가 있다면 현지 투어를 이용하는게 좋을듯? 나는 인버네스에서만 머물렀지만 기차타고 가는 4시간 가까이 입 벌어지는 풍경들을 계속 봤기 때문에 만족한다. 
 


 인버네스의 상징적인 이 다리는 굉장히 독특한 다리다. 왜 독특하냐면 걸을 때 다리가 흔들린다. -_-; 분명히 튼튼한 철골구조로 보이는데 흔들린다. 어떤 느낌이냐면 출렁다리를 건너는데 그걸 양쪽 끝에서 엄청난 힘이 억지로 꽉 잡아당기고 있는 느낌? 그래서 움직일때마다 다리가 흔들거리려고 하는데 어떠한 힘에 의해서 저지당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눈꽃송이 모양의 장식. 건너편에 보이는건 인버네스 대성당(아마도).
 


 길거리는 뭐 대충, 이렇게 생겼다. 고층 건물도 없고 정말 조용한 동네이다. 인버네스엔 성이 있는데 성의 보존상태가 너무 좋아서 성같지 않다는 이야기가 많아서 그냥 멀리서 구경만 하고 올라가보진 않았다. 
 


 중간쯤 올라와서 바라본 인버네스. 외곽엔 B&B로 가득차있다. B&B란 Bed & Breakfast로 영국에서 흔한 숙박업소 형태다. 일종의 민박이라고 보면 되고 주차공간도 제공하고 ensuite room이므로 가족단위로 온 관광객들이 이용한다. 
 


 커다란 나무 그늘 밑에서 한가롭게 휴식을 즐기고 싶어 다가가니 이미 닭둘기 하나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옷(깃털)까지 훌훌 벗어던지고 배를 보이며 자고 있었다.. 아니 죽어있었다... -_-;
 


 몇시간을 걸었다. 경로를 정하고 간게 아니라 길이 없는 곳에 갔다가 다시 되돌아나오길 여러차례.. 언덕을 가고 싶은데 도저히 언덕으로 갈 수 있는 길이 안보였다. 그때 한 노인이 나타났다. 저 사진의 하얀 상자(utility box일까?) 에 앉아있던 노인은 지나가는 나를 불러세웠다. 노인은 영어인지 게일어인지 알 수 없는 극악의 억양과 발음으로 뭐라 주절주절하는데 나에게 "~~~를 찾고 있는가."라고 묻더니 대답도 안들어보고 혼자 어쩌고 저쩌고 한참을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는 ~~마일 밖에 떨어져있네." 하면서 지금 가는길로 가지 말고 오른쪽 옆길로 가란다. 정말 하나도 못알아들어서 그냥 알아듣는척 하고 가던 길 가려했더니 이 길이 아니라 옆길이란다;; 어쩔 수 반 강제로 옆길로 가게되었다.
 

 아무리 봐도 집만 몇채 있고 그 너머로 가는 길은 보이지 않았지만 노인의 성화에 못이겨 계속 가보기로 했다. 
 


 숲길이 계속 이어지다가 갈림길이 나왔는데 하나는 더 위로 가는거고 하나는 내려가는 길이었다. 위로 가는 길을 보니 출입통제 마크가 붙어있고 폐가까지 있어서 갈 엄두가 안나 내려가려 했는데 노인은 여전히 그 자리에 있었다. 노인에게 안들키고 내려갈 생각을 궁리하다가 노인과 눈이 마주쳤다. 어떻게 이 먼거리에서 날 찾은거지;; 

 그때 노인 앞으로 버스가 한대 지나쳤다. 버스가 지나간 자리에 노인은 없었다. 홀연히 사라진 것이다. 그 노인의 정체는 무엇이었을까... 범상치 않았던 노인의 미소가 떠오른다.
...은 사실 버스타고 집에 감;;; 가서 축구봤을듯;;;

 아무튼, 노인의 매의 눈빛으로 내려가는 길을 저지당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출입금지 구역을 뚫고 올라갈 수 밖에 없었다.

  


 끝없은 언덕을 넘고 넘었다. 노인이 뭘 알려주려고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찾던 전망 좋은 언덕임은 확실했다. 마지막에는 온 힘을 향해 달렸는데 그 끝에는 아래와 같은 보상이 기다리고 있었다.
 


 누군가 만들어놓은 나무의자. 앉아서 인버네스의 전경을 내려다보았다. 
 


 이건 왼쪽 사진이고 오른쪽으로 한참이나 풍경이 더 이어지는데, 참 평화롭다는 느낌이 들었다. 저 앞에 보이는 바다는 다름아닌 북해다. 이 마을 가운데 흐르는 강은 그 유명한 네스호의 일부인데 네스호는 내가 마을을 내려다보고있는 이 언덕 바로 뒤에 펼쳐져있다. 네시는 결국 존재하지 않는다고 결론내려졌는데, 어릴적에 책에서 봤을 때는 얼마나 설렜는지 모른다. 그때는 세상이 온갖 신기하고 신비로운 일들로 가득차 있다고 생각했는데 나이먹고 논리적이고 과학적으로 사고하는 습관이 생기다보니 한편으론 우습고, 한편으론 아쉬웠다. 진짜였으면 얼마나 재미있었을까. 

 네스호는 인버네스에서 버스타면 정말 금방 갈 수 있는데 가진 않았다. 어차피 난 이미 네스호의 일부를 보고 있고, 네스호가도 봉제인형 하나 띄워두고 "이게 네시란다." 라고 할거 같아서 혼자 킥킥 웃기만 했다.
 


  바로뒤에는 검은 숲이 있었는데 얼마나 오싹한지, 숲 속에서 무언가 알 수 없는 검은 기운이 바람을 타고 흘러나오는 듯 했다. 한 번 들어가볼가 했는데 주위에 출입을 막기 위해 쳐져있는 펜스들도 있고, 들어갔다가 사고라도 나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두려움때문에 포기했다. 앞에는 평화로움이, 뒤에는 으스스함이 있다는 것은 꽤 재미있는 일이 아닌가 싶다.
 

 
 몇 번이고 느끼는거지만 나는 자연이 좋다. 프랑스 여행을 갔을 때도 파리를 버리고 노르망디로 간 이유도 파리의 도시적 분위기가 싫었기 때문이다. 봄바람과 따사로운 햇살을 느끼며 다시 길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길 가운데에는 이처럼 폐가도 있었는데, 우리나라 폐가는 그냥 말그대로 버리고 가버려서 탈선의 장소로 이용된다던가, 범죄의 온상 등이 되고 흉물스럽게 방치되어있는 반면에 이 곳 폐가는 저렇게 철저하게 모든 문, 창문을 봉쇄해놔서 그런 것들을 사전에 방지해놨다. 



 인버네스에서는 외지인, 특히 유색인종이 거의 없다시피 하기 때문에 내가 갔던 방글라데시나 우리나라의 불과 10여년 전 모습처럼 외국인이 지나가면 "우워워워어 외국인이다!!"하며 오도방정을 떤다던가, 신기하게 쳐다본다던가 하는건 없지만 그대로 한 번씩은 쳐다본다.

 인버네스에서 나는 영어 못하는 중국인이 되었는데 스코틀랜드 하이랜더들의 반응은 사뭇 웃기면서도 황당했다. 하이킹을 하면서 주택가를 지나갔는데 차 옆을 지나가고 있었다. 차 안에는 할머니 한 분이 타고 있었는데 내가 지나갈 때 차 문을 급히 잠구는 것이 아닌가. 척! 하는 소리에 "저는 중국인 갱이 아닌데요;;" 라고 이야기 할 수도 없고. 좀 그랬다.

 
 하이킹 끝나고 돌아올 때 이미 6시가 넘어서 마트가 문을 닫아서 도미노 피자를 갔다. 도미노 피자에서도 알바의 말을 못알아들어서 정말 고생했다. 도대체 이게 정말 영어가 맞긴 한가. -_-; 도미노에서는 한판 사면 한판을 더 주는 1+1 행사를 하고 있길래 텍사스 bbq피자를 시켜서 룰루랄라 호스텔로 들고왔다. 그리고 열어주니 짜잔!! 젠장!! 누가 씬피자 달랬어..
 ㅠ_ㅠ 이건 도우가 하나도 없고 그냥 토핑만 있는 수준이었다.

 심슨가족 어느 에피소드에서 스코틀랜드 출신 윌리가 시모어 교장의 계략에 속아넘어가서 이용당한적이 있었는데 그때 "You used me!" 하면서 울부짖는다. 이 장면이 생각해서 혼자 계속 킥킥댔다. 스코티쉬 놈들이 날 이용했어.. 흑ㅎ그..

 피자 나오길 기다리는데 10대 남자애 두명이 와 주문을 하고나서 날 보더니 둘이서 한참 이야기를 하는데 자기네 학교에 중국인이 있는데 걔가 뭔가 사고를 쳐서 애들한테 두들겨 맞았다느니 뭐 그런 이야기를 했다. -_-;

 피자가게 오기전 언덕 주택가에서는 한 가족이 놀고있었는데 꼬마가 날 보더니 'chink'(중국인 비하하는 말. 우리나라말로 번역하는 짱개정도?) 가 지나간다고 소리쳤다. 애 부모가 날 힐끗 바라보는데 뭔 생각을 했을까. 나중에 중국어 배워서 진짜 중국인인척 해야겠다.. 짱개라고 놀려대면 "아편 전쟁 때를 똑똑히 기억한다 이 빌어먹을놈들!"하면서 마구마구 때려주던가 해야겠다. ㅠ_ㅠ 

 호스텔에 도착하니 피로가 밀려왔다. 족히 6시간은 넘게 걸었다. 호스텔 직원은 스코틀랜드 억양.. 아니 발음의 절정을 보여줬는데 보증금 문제로 이것저것 이야기하니 나보고 "와워자나임?"이라 묻는다. 나임? 나인? 보증금이 10 파운드기 때문에 보증금 9파운드 맡겼냐는 질문인줄 알았고 10 파운드라 하니 다시 되묻는다. 생각해보니 나임이 아니라 name이었다.. -_-; What was your name? 나임과 네임의 아슬아슬한 경계에 있는 발음. 

 그 날 밤엔 파티가 있었다. 덴마크산 칼츠버그 맥주가 페트병으로 제공되는 평범한 파티였는데 스코티쉬랑 스코틀랜드 영어 이야기를 했더니 나보고, 잉글랜드 사람들도 못알아듣는 경우가 많다고, 내가 영어를 못하는게 아니라고 조언해줬다. 스코틀랜드 영어는 게일어의 영향을 많이 받아 종종 단어도 다르게 사용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덧붙이는 말이 아일랜드 사람들 발음은 더 이상한데, 발음만 이상한게 아니라 사람들 자체도 이상하다고 귀띔해주길래 한 때 아일랜드 역사에 빠져있었던 내겐 그냥 헛소리로 들렸다.. 하지만 이건 런던에서 일부 사실로 증명되었다.. -_-;
  
 잠자리에 들 때 문득 꽤 많은 '젊은' 한국 여행객들이, 호스텔이 아닌 한인 민박을 이용한다는 사실이 좀 안타깝게 느껴졌다. 어차피 여행을 어떻게 하는지는 그들만의 문제라서 내가 뭐라 할 건 아니지만, 견문을 넓힌다는 견지에서 보면 한인 민박은.. 글쎄다. 그 나라를 알려면 그 나라 사람들과 혹은 다른 나라 사람들과 부딪히고 소통해봐야되는거 아닐까. 뭐 그냥 가서 사진만 냅다찍고 "나 영국 갔다옴ㅋㅋㅋㅋㅋㅋ" 이러는게 목적이라면 상관없겠지만 말이다.. 그냥 그렇다.

 술기운 덕분에 늦잠 잘 줄 알았는데 왠걸, 새벽 5시에 깼다. 3시간도 못잤다. 하지만 첫 기차타고 에딘버러로 떠나야 했기 때문에 길을 나섰다. 새벽 6시 47분. 인버에스에서 에딘버러로 가는 기차에 몸을 싣고 다시 남쪽으로 향했다. 

 

  1. 유럽 국가들이 맺은 국경 최소화 조약. 다른 나라로 넘어갈 때 출입국 검사를 안하는 이유가 이 조약때문이다. [본문으로]
  2. 고트족이 아니라 고스족.. 고스로리가 아니라 그냥 고스족이다.. -_-;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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