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곳 사람들은 어린 아이를 데리고 나오는 것에 거침이 없다. 어린 아이라 하면 이제 막 걸음마를 하는 아이정도? 2~3살 아이를 정말 많이, 자주 데리고 나온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개 감기걸릴까봐 실내에서 키우는데 이곳은 정 반대다. 특이한건 자전거 뒷자리에 아예 유아용 시트를 장착해서 태우고 다니기도 하고 유모차 비슷한 수레를 자전거 앞에 연결해서 다니기도 한다. 이건 스웨덴 뿐만 아니라 덴마크도 마찬가지였다. 유모차를 끌고 나오는 사람들도 많은데, 버스에는 접이식 의자가 있어서 유모차를 아무런 불편없이 가지고 탈 수 있다. 여기 사람들은 그래서 추위에 강한가?
2. 아이들이 참 열심히 논다. 동네 놀이터에 아이들이 정말 바글바글하고 눈오면 언덕에서 눈썰매타고 논다. 초등학생들도 열심히 논다. 우리나라는 요즘 초등학생들도 대입준비에 죽어나간다던데; 뭐.. 나 초등학교 다닐때는 논 기억밖에 없어서 이 시대 우리나라 초등학생들을 잘 안다고 할 순 없지만 안쓰러운건 사실이다. 애들은 놀아야지. 열심히 뛰노는 스웨덴 애들을 보니 우리나라 애들 생각이 나서 좀 씁쓸했다.
3. 의외로 도덕적이지 않다. 이건 나만의 착각이었을지도 모른다. 복지국가라니까 사람들도 모두 예의범절이 있고 도덕적인 삶을 살거라 생각했는데 이게 왠걸; 여기 도덕 수준은 솔직히 좀 깬다. 일단 자전거도둑이 활개를 치는데 바퀴랑 달랑 남은걸 본적도 있고 여기 집에 오니까 어떤 자전거는 뜯다가 실패해서 그런지 아주 바퀴부터 시작해서 난도질을 해놨더라.. -_-; 그리고 담배꽁초를 길거리에 그냥 막 버린다. 그리고 길빵도 서슴없이 하고 가장 충격적인건 아파트 계단에서 담배를 피운다. 그래서 복도를 벗어나 엘리베이트-계단 구역으로 가면 담배냄새에 머리가 아프다. 꽁초를 계단에 그대로 버리는건 기본. 덧붙여 버거킹에 갔는데 패스트푸드점은 다 먹고 나서 치우는게 셀프임을 모두가 안다. 그런데 이곳엔 그냥 먹고 자기 접시를 안치우고 그냥 가는 사람이 한 두명이 아니었다. 또한 비단 스웨덴 뿐만 아니라 덴마크도 그랬는데 그래피티 낙서가 너무 심하다. 인적이 드문 공장지대나 외곽에 가면 벽 전체가 그래피티로 뒤덮혀있는데, 그 수준이 초등학생 낙서수준부터 예술의 경지에까지 오른 것까지 다양하다. 아름다운 건물 외관을 훼손시키는건 정말 보기 좋지 않다. 그래피티는 옆나라 덴마크도 마찬가지였는데 코펜하겐에 갔을땐 상점 입구 유리문에 Kones라고 낙서를 해놔서 주인 아저씨가 혼잣말로 욕을 하면서 열심히 낙서를 지우고 있는것을 보았다. 아마 북유럽 나라들의 공통적인 문제점이 아닐까? 나중에 찾아봤는데 kones는 '아내, 아내의' 라는 뜻이다.
4. 들은거보단 영어를 잘하지 않는다. 가기전에 들은바로는 거지들도 네이티브수준으로 영어를 한다고 했는데 여러 사람들과 대화해본 결과 네이티브 수준까진 아니었고, 대다수는 영어가 모국어가 아니라는게 티가 난다. 그리고 몇몇 사람들은 영어로 거의 하지 못했다. 뭐 그 사람이 스웨덴인이 아니라 다른 나라 이민자였을 수도 있지만; 결론을 말하자면, 다른 나라에 비하면 영어를 잘하지만 널리 알려진대로 원어민 수준의 영어를 구사하는거 까진 아니었다. 아무래도 우리나라 사람들이 블로그 등에 좀 과장되게 서술한거 같다.
5. 커피를 즐긴다. FIKA라고 해서 일종의 커프브레이크가 있다. 학교나 직장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수다도 떨고 그러는데 여기 사람들은 수업 중간에 10분 쉬는시간에도 밖에 나가서 커피를 뽑아 온다. 아! 그리고 항상 화장실을 가던 커피를 뽑으러 가던간에 자기 가방도 통째로 다 들고 다니는게 인상적; 누군가가 도둑질이라도 할거라 생각하는건가.. 걍 몸만 슥 나갔다가 오는 우리나라와는 다른듯? 참고로 피카의 기원은 스웨덴어 선생님의 말에 따르면, 스웨덴어로 커피는 카피 -_-; 인데 이걸 계속 빨리 말하면 카피카피카피카피카피카 해서 피카;; 뭐 다른데서 보니 공장인가 굴뚝청소하는 사람들이 쓰던 은어라고도 하고.
6. 위에서 아이들도 잘 뛰논다고 했는데. 이곳엔 노인들도 자전거를 타고 폭풍질주까진 아니지만 여기저기 잘도 돌아다닌다. 신체가 건강한 사회라고 해야되나. 아, 그러고보니 꼬부랑 할머니가 별로 없는 이유는 우리나라와 다른 부엌문화 때문인가.
7. 국민 스포츠가 딱히 없다.. 축구야 모든 사람들이 다 좋아하는건데 스웨덴 1부리그 인기도 그닥인고, 여기 올때 세계 핸드볼 선수권대회가 열리고 있었는데 그것도 역시나 비인기 종목이란다. 야구는 전세계적으로 몇 안되는 나라끼리 노는 스포츠라서 여기선 야구모자 쓴 사람 딱 한 명봤고.. 내가 만난 사람들 중 축구 좋아하는 애들은 거의 다 바르샤 팬이었다. -_-;
8. 시험에 경쟁이 없다. 중고교도 아마도 똑같겠지만 대학의 경우 학점이 P/F다. 게다가 한달 뒤에 재시험도 있어서 떨어져도 또 시험치면 된다. 여기선 공부의 목적이 남들 짓밟고 좋은 학점 따내려고 하는게 아니라 수업시간에 서로 토의하고 의견을 나눈다. 과제도 함께하고 모르는것도 서로 물어보고.. 과제는 나오지만 점수랑 아무 상관 없다. 대신 교수님이 꼼꼼하게 피드백을 해줘서 이해를 잘 하고 있는지, 부족한 점은 무엇인지 지적해준다.
9. 가정적이다. 이건 유럽 공통일거 같다고 추측하는데..(왜냐면 tv에서 몇번 유럽의 밤에 대해 봤기 때문에) 저녁 6시정도만 되도 거리에 사람이 없다. 차도 없고 정말 썰렁. 주말에 클럽이나 펍에서 노는 사람들 외엔 모두 집에서 가족들과 시간을 보낸다. 학교도 오후 7시정도면 문을 다 닫아버려서 우리나라처럼 24시간 열리는 열람실도 없기 때문에 공부는 집에서 하던가 아니면 낮에 도서관에서 해야된다. .
10. 자전거 교통수칙이 엄격하다. 이곳엔 자전거 전용 도로도 있고 밤엔 자전거에 헤드라이트를 반드시 켜야한다. 앞에는 하얀색 뒤에는 빨간색; 그리고 우회전이나 좌회전 할때는 반드시 손으로 방향을 가르켜야한다. 교통법규 위반시 벌금이 몇십만원에 달하는데 이런 엄격한 법규와 벌금이 있는 이유는 워낙 많은 사람들이 자전거를 타기 때문이다.
11. 애완견 사이즈가 크다 -_-; 우리나라엔 보통 작은 강아지를 키우지만 여긴 강아지가 아니라 '개'를 키운다. 가끔씩은 크기에 굉장히 놀라는데 시베리안 허스키같은 개들을 한 번에 두세마리씩 끌고 산책하는 분들 보면 위압감이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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