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 밖 모습. 얼마전에 알게된건데 저곳이 항공기 경로라서 항공기가 비행운을 만들면서 지나가는걸 수도없이 볼 수 있다.
지난주에는 덴마크에 갔다왔다. 구글맵으로 이동경로를 짠 다음에 도보로 다녔는데, 덴마크 코펜하게 관광에 쓴 돈이 왕복 기차비2만원*2 = 4만원, 그리고 버거킹 햄버거값 8천원해서 4만8천원 들었다. 돌아오는 기차에서 생각해보니 덴마크 관광에 5만원도 안들었다는 사실에 뭔가 돈벌었다는 느낌도 들면서 유럽 국가들은 확실히 접근성이 서로 좋구나.. 라는 생각도 했다.
첫 수업은 대학원 수업인 행동과학을 위한 통계학 입문수업이었다. 예상대로 대학원 수업답게 수강생이 10명도 안됐고 수강생들이 하나같이 학구적인 이미지였다. 서로 자기소개를 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나와 네덜란드에서 온 여학생을 제외하고는 모두 박사과정이었다. 수업이 워낙 정적으로 진행되서 약간 따분한 감도 있었다. 그 다음날 도서관에서 같은 수업을 듣는 박사과정 여학생..이라기보다는 아줌마라고 부르고 싶다. -_-; 아무튼 그 사람이 있어서 아는척이나 할까했는데 워낙 비범한 기운을 풍기고 있어서 접근할 수 없었다.
목요일에는 스웨덴어 기초과정 강의를 들었는데 옆자리는 멕시코인,러시아인이 앉았다. 둘은 같은 기숙사인지 뭐 어떻게 만난건진 모르겠으나 이미 상당히 친한 상태였다. 둘의 대화는 fuck이나 shit으로 시작해서 끝도 그걸로 맺었다. 누구에게나 어떤 나라 사람에 대한 편견이나 선입견이 있기 마련인데 이번에 아니 뗀 굴뚝에 연기나는 일이 없다는걸 확실히 알게 됐다. 러시아인하면 스킨헤드이미지, 멕시코인 하면 불법이민,까불대는 성격 뭐 그런 이미지가 있는데 멕시코인은 텍사스에 사는 불법이민자 출신은 아니었지만 그 거만하고 요란스러운 성격을 보여줬고 러시아인은 분명히 같은 교실안에 독일인이 몇 명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당당히 jerry라는 말을 썼다. 오! 산채로 목따이기 전에 다음 수업부턴 피해야겠다.
사람이 생긴대로 논다는건 어디나 똑같은거 같다. 돌아다니면서 과제를 수행하는 시간에 꽤 착하게(!) 생긴 캐나다인과 독일인을 만났는데 역시나 거친 말도 쓰지 않고(지난주 펍에서 만난 독일인과는 다르게)차분한 어조로 말했다. 이 주장의 정점을 찍은 것은 어제 밤이었다.
어제는 마르티나의 파티에 가기 이전에 프리 파티가 샘의 기숙사에서 있었는데 과제가 산더미이고 너무 피곤했기 때문에 10시 좀 넘어서 마르티나의 파티에 안가고 그냥 집으로 왔다. 저녁을 안먹었기 때문에 버거킹에 들러서 햄버거를 먹었는데 8 miles나 gran torino에 나올법한 덩치크고 머리민 갱처럼 보이는 중학생(아마도) 두 명이 들어왔다. 귀에는 귀걸이, 어설픈 패션, 거만한 걸음걸이. 이곳 어딘가에는 갱 스쿨이라도 있나? 아마 이런 애들이 그래피티 낙서를 하는거겠지. 혹여나 밖에 세워둔 내 자전거를 훔쳐 달아나지 않을까 긴장했는데 다행히 그러진 않았다. 사실 알고보니 건달같은 차림으로 밤 늦은 시간에 돌아다니는게 취미인 바른생활 어린이일지도.. (그럴리가.) 미국이었으면 잠바속에서 총 한자루씩 튀어나왔을거 같다.
정말 저렇게 생겼다. 백인이라는 점 빼고.
오랜만에 술을 마셔서인지 많이 피곤했다. 이 곳 파티 문화 중 이해가 안가는게 술만 마신다는 것이다. 맥주,샴페인,레드와인,화이트와인이 안주없이, 그것도 점심만 먹은 상태에서 몸으로 쭉쭉 들어가니 속이 부글부글거렸다. 오늘 저녁엔 같은 플랫 사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놀자는 쪽지가 문앞에 붙었던데, 술 말고 에피타이저 이야기도 있는거 보고 얘네는 안주가 있을거 같아 다행이다.
중국인들은 한국에서나 여기서나 참 자기들끼리 다니는걸 좋아한다. 싱가폴에 사는 중국인들도 마찬가지고. 생각해보니 한국사람들도 마찬가진거 같다. 이건 아시아인들의 특징인가. 지난 학기 CA시간에 박교수님한테 제대로 찍혔던 첸위유와 중국인들이라던가, 1년전 네트워크 시간에 봤던 교환학생인 러인헝과 파블로 아빌라 메사가 생각났다. -_-; 네트워크하면 역시 저 두명에 이어서 딩주두 교수님도 ㅋㅋㅋ 공동체를 중시하는 문화, 뭐 그런거 탓이겠지.
공통적으로 서양인은 우리나라에 대해 잘 모른다. 한국짱! 한국최고! 크흨! ㅠ 하며 눈물을 훔치는 국수주의자들에겐 컬쳐쇼크겠지만, 예전부터 듣던대로 한국의 위상이란건 학교나 미디어를 통해 교육받는것보다, 우리의 생각보다 그리 대단하지 않았다. 여기서 한달도 안있었는데 한국에 대해서 제대로 아는 사람은 얼마 없고 퀘백 출신 캐나다인은 북한과 남한이 같은 나라냐는 질문도 했다. 호주 사람은 그래도 좀 많이 알고 있었는데 오세아니아가 아시아권이라서 그런가. 서양인의 눈에 동양인은 중국인, 일본인 두 부류인거 같다.
방글라데시에서 그랬지만 이곳에 와서도, 외국에 나가면 그 사람은 자신의 모국을 대표하는 일종의 민간외교관이라는 사실을 절실히 깨닫는다. 대다수 러시아인은 스킨헤드가 아니지만, 수업시간의 인종차별적 언행을 보여준 러시아인을 보고 '역시 러시아놈들' 이라는 생각을 하는건 비단 나 뿐만이 아닐 것이다. 내가 좀 어리석은 짓을 한다면 그걸 본 사람들은 한국인들은 어리석다라고 생각하겠지.
장보러 나가야되는데 음식을 뭘 만들어 먹어야될지 모르겠다. 도대체 파스타 소스는 왜 이리 비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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