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씨실은 한국이나 여기나 공부뿐만 아니라 참 다양한 활동-_-;을 즐기러 오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E 빌딩 지하의, 지상 공간보다는 조금은 퀴퀴한 이곳에서 2차 텀을 하려 했으나, 1차 텀에 약간의 문제가 있어서 그거 고치느라 시간을 다 잡아먹고 있었다. 데이빗과 한참이나 헤매다가 결국 손을 놔버렸는데, 정말 이유를 모르겠다. 분명히 수학식을 이용해서 값을 변환하는데 -_-; 교수님 말로는 MATLAB에서 이미지 읽어들일 때 문제라는데.. imread랑 fread가 무슨 차이인지 모르겠다. imread로 읽어도 이미지가 RGB 세개로 쪼개지는건 똑같은데..

 이러다간 2차도 못하고 이스터를 맞겠다는 생각에 그냥 교수님 방을 찾아갔다. 교수님 방문교수님 관계로 다른 교수님과 같은 방을 쓰고 있었는데, 정말 여긴 학교가 가정적인거 같다. 층마다 부엌과 식당이 있고 휴게실도 아주 크게 하나 씩 있다. 연수관에도 식당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ㅋㅋㅋ 저녁식사 시간만 되면 모든 연구실에서 우르르 몰려나와 요리대회를 열었을거 같다.

 아무튼, 여쭤보니 교수님도 정확히 왜 그런지는 모르는거 같고 그냥 아주 덤덤하게 자기 소스를 보여주면서[각주:1] 이렇게 해보라고 해서, 교수님 소스대로 하니 됐다. -_-; 확실히 파일 읽는 문제인거 같기도 한데, RGB YUV 변환함수 또한 교수님껄 써서 도저히 뭐가 문제였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다.. 정확히 어디가 문제였냐는 질문에 프로젝트의 교훈은 코딩실력을 향상시키는게 아니라 이미지가 인코딩,디코딩되는 과정을 직접 살펴보면서 교과목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데 있다는 따끔한 일침을 들었다. 으.. 이것이 선진 유럽의 교육 방식인가. 데이빗과 나는 무릎을 꿇을 수 밖에 없다.[각주:2]

 잠깐 사족을 달아보자면, 여기 공대 시험은 모두다 오픈북인데, 과목에 나오는 내용들을 단순히 암기의 대상으로 꾸역꾸역 머리에 쑤셔넣는것이 아니라 새로운 창의적 사고를 위한 하나의 레퍼런스로서 바라본다는 점이 신선했다. 그런 의미에서 공학수학 시험때 공식 달달 외워야 했던건 정말.. -_-; 지금 생각해도 하하하;; 그저 웃음만 나온다.

 집으로 가는길에 애 엄마가 아이 손을 잡고 무단횡단을 감행하는 모습을 봤는데, 저렇게 어릴때부터 부모가 태연하게 무단횡단을 해대니 스웨덴 온 국민들 대다수가 신호를 무시할 수 밖에.. 부모가 모범을 보여야되는데. 뭐, 다른 유럽국가들도 신호 안지키긴 마찬가지인데 여긴 정말 심한거 같다.

 더 이상한건, 보행자는 신호를 안지키는데 자동차들은 기가막히게 신호를 잘지켜서 보행자가 양보하려고 하면 차가 오히려 당황해서 이상하게 바라본다. 예전에 96년인가 97년 쯤에 '이경규가 간다'에서 독일에 가서 횡단보도가 빨간불일때 도로에 살짝 뛰어드는 실험을 했는데 모든 차들이 칼같이 멈췄었다. 여기도 비슷한듯? 무단횡단이 흔한 이유가 차량 운전자들이 법규를 정말 잘지키니까 무서울게 없다.. 뭐 이런건가 싶기도 하고. 근데 차량 운전자들은 곧 보행자가 될 수도 있는데.. 아아.. 참 복잡한 나라다.



 뉴스를 보니 동국대랑 룬드대학교랑 교류협정을 체결해서 다음학기부터 교환학생들이 온단다. 올 ㅋ  


 조금 덧붙이자면, 이 건물은 철학과 건물인데 중간에 성 망루처럼 생긴 원형 타워가 특징이다. 여긴 저 동그란 타워 전체가 계단인데, 계속 돌아가며 돌아가는 원형계단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왜 이렇게 지었는지, 현대 건축치고는[각주:3] 너무 오래된 느낌이다.. 싶었는데 찾아보니 1500년대에 지어진 건물이란다....그러고보니 여기 대성당은 지어진지 천년이 다 되어갔었지.. 생각이 짧았다.

 
  1. 치트키;; [본문으로]
  2. 라기보다는 교수님이 코딩을 잘 못해서 그냥 연막작전 펴신듯;; [본문으로]
  3. 유럽의 건축물들은 요즘 짓는 건물들도 18~19세기 풍으로 짓는 곳이 매우 많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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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이상 여행 갔을 때 구글맵 GPS로 아까운 돈[각주:1]을 날려버릴 수가 없어서 나침반을 사기로
결심했다. 나침반은 1학년때 지질학 시간[각주:2]에 쓰던게 서울에 있는데.. 필요하단걸 예상하지 못해서 못가져온게 아쉽다. 

 한국에선 학교 근처에 문구점에서 참 많은 것들을 판다.  하지만 이곳 교내 서점[각주:3]이나 문구점은 정말 문구점으로, 이 나라 사람들에게 우리나라 문구점은 상상 이상의 것을 파는 신기한 곳이 아닐까 한다. 나침반을 어디서 취급하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문구점밖에 답이 없었는데, 마치 판타지 게임 속 마을처럼 필요한 가게 하나씩만 구역별로 있는 이곳에서 철물점이라던가.. 뭐 그런 가게가 있을리가 없다. 페북으로 스웨덴애한테 SOS를 날려보니 NOVA Lund 어딘가에 있을거란다. 알아보니 노바 룬드는 룬드 서쪽에 있는 대형 쇼핑몰로 수십개의 브랜드 매장이 입점해있으니까.. 음.. 백화점이라고 생각해도 될듯 하다.

 가는 길은 순탄치 않아서 구글맵을 몇번이고 봤다. 가는길에 이전에 보지 못했던 수 많은 전원주택들이 보였는데, 어찌나 이쁜지, 이미 야생화는 잔뜩 폈고, 시간이 좀 더 흘러 나무가 옷을 입는 순간이 되면 룬드 관광을 제대로 다시 해야될 정도로 아름다울 것이다.

 말뫼[각주:4]는 해안도시라 갈매기가 날아다니는데 이상하지 않은데 여기서도 갈매기가 날아다니는 지역이 나왔다. 고개를 서쪽으로 돌리니 풍력 발전소도 있다. 바다랑 그렇게 가까웠나..
페달을 열심히 밟으니 저 멀리 NOVA LUND라고 적힌 거대한 표지판이 나왔다. 드디어 도착!

  



 문은 건물 사방으로 나있어서 4개가 있다. 입점해있는 매장 수는 음.. 40개는 되는거 같은데 ㅋ 재미있는건 1층짜리 건물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아주 넓은 광장안을 돌아다닌다는 느낌도 든다.


 봄-여름 옷을 구매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는 있었는데 여기 와서 수 많은 의류매장을 보니 지르지 않을 수 없었다. 잘 모르는 매장말고 그나마 검증되고 유명하고,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H&M[각주:5]을 갔다. 바지별로 허리핏,다리핏이 어떤지 일일이 다 나와있어서 쇼핑하기 편했다. 그리고 놀란것은 옷들에 적힌 '메이드 인 방글라데시'. 방글라데시에선 인건비가 매우 저렴[각주:6]해서 수 많은 의류공장들이 수도 다카에 있는데, 거기서 만들어진 옷을 여기서 보게될 줄이야. 방글라데시에 있었을 때[각주:7] 만난 의류공장 사장 따님, 작년에 있었던 의류공장 노동자 파업사태 등등 여러가지가 생각났다. 아틱[각주:8]은 잘 있으려나. ㅋㅋㅋ
 


 티셔츠,청바지,난방을 샀는데 할인 품목 위주로 골라 매우 저렴하게 사오고 나서 본격적으로 나침반을 구하러 다녔는데 도저히 나침반 팔거 같은 가게가 없다. 서점 체인인 AK(이하 기억안남;)에 가보니 문구류도 같이 팔길래 살펴보니 볼펜 하나가 가격이 8천원,1만원씩 한다. -_-; 하이테크팬 심 부러지면 그렇게 아까웠는데 여기서 산 볼펜 하나 부러지기라도 하면 땅을 치고 통곡할 거 같다. 

 주인한테 나침반 있냐니까 없단다. 대신 건너편에 스포츠의류 매장이 있는데 거기 알아보란다. 아하! 왜 내가 스포츠 매장을 생각못했을까.. 등산,하이킹...스포츠의류하면 노스페이스;;
중고딩들 교복.. 음, 아무튼  intersport에 들어가 물어보니 없단다. 제길. 결국 나는 이곳에서옷만 사고 돌아가게 될 것인가. 포기하고 나와보니 쇼핑몰에 입점을 못한 다른 매장들이 다른 건물에 여럿 있었다. 혹시나 하는 맘에 살펴보니 스포츠 의류 매장이 하나 더 있었는데, 가보니 나침반이 있었다. 야호 'ㅅ' =3 이제 돈은 굳었다.

  1. 한참 길 잃고 다니던 1월달엔 10만원이 나왔다. [본문으로]
  2. 지구환경과학인데 사실상 지질학. 교수님도 퇴적암 전공. [본문으로]
  3. 전공서적 구비도 좀 많이 빈약한편. 여기를 우리학교와 비교해보면 하나스퀘어 영풍문고와 중앙광장 유니스토어는 책 '창고'처럼 느껴질듯.. [본문으로]
  4. 약간 사족으로 Malmö를 말모라고 읽으면 스웨덴어 모르는 사람이고 말뫼라고 읽으면 스웨덴어 배운 사람이다. 정확한 발음은 말 므워어에 를 빨리 말하는 느낌? [본문으로]
  5. 스웨덴 대표 의류브랜드. 우리나라엔 명동인가? 거기에 오프라인 매장 하나만 있고 온라인 몰같은건 없다. [본문으로]
  6. 평균 월급이 5만원이다. [본문으로]
  7. 2010년 여름 해외인터넷봉사단 [본문으로]
  8. 방글라데시에서 만난 동네 일진 짱 ㅋㅋ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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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긴 언제나 겨울일줄 알았는데 오늘 보니 잔디(?)와 꽃이 쑥쑥 자라나 개화까지 했다. 이스터 즈음부턴 스웨덴에서도 자연의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겠군. 바람은 아직까진 약간은 쌀쌀한데[각주:1] 벌써 야외에서 커피 홀짝이거나 멍하니 있는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도서관에서 전공과 씨름하고 있었는데, 정말 진도 안나간다. 추상적인 개념이 실제로 다가오지가 않았다. 그와중에 시간을 흐르고 흘러 오후 5시가 되니 사람들이 정말 칼같이 집에 간다. 예전엔 여기선 밤에 공부못하는 줄 알았는데, 인문계만 그렇고 공대가면 24시간 개방 지하 컴퓨터실이 있어서 하루종일 공부할 수 있다는걸 최근에 알게되었다. 역시 고..공대.

 이스터에 뭘할지 고민했는데, isle of skye를 갈지, 오스트리아를 갈지, 스톡홀름을 갈지 결정을 못했다. 그런데 isle of skye가 있는 스코틀랜드는 이스터에도 여전히 겨울일거 같은 느낌이고, 스톡홀름은 아직도 눈이 온다.. 오스트리아는 완벽한 아름다움을 보기 위해선 여름이 다 되서 가야되는데. 아아아 어렵구나.

 어제 밤엔 영화 한편보고나서 뭔가 영화때문인지, 그냥 일이 잔뜩 뒤틀려있다는 느낌이었는데 봄 기운을 받으니 마냥 기분이 좋아졌다. 돌아오는 길에 카페 메뉴판을 살펴보니 단돈 10크로나, 우리나라 돈으로 1700원이다. 올 ㅋ 학교 카페테리아에서 파는거랑 똑같네. 우리나라 커피값은 참 비싸긴 비싸구나. 
  1. 비도 왔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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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팅하느라 밤을 지새우고 잤음에도 불구하고 9시에 칼같이 눈을 떴지만 오후 1시 수업까지 좀 애매하다 싶어 다시 잤다.  점심 즈음엔 중도 지하 카페테리아에서 커피를 마셨다.

 LTH에서 'en kaffe[각주:1]' 하면 'fem krona[각주:2]'라는 답을 받으면서 깔끔하게 계산을 하는걸 보고 그대로 따라했었는데, 여기선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혔다. en kaffe 했더니 뭐라고 되묻는다. 하긴 전에 샐러드 달라고 하니 vad salad[각주:3]? 라고 되묻더라. 샐러드가 샐러드지 뭐 -_-; 뭔가 더 있나보네. 아무튼, 정신차리고 vad sa du[각주:4]해서 들어보니 lite eller ???[각주:5] 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하하.. lite는 little인데 수업시간에 참 많이도 들었던 단어다. 그럼 eller 뒤에는 큰거라는 뜻이겠네. 살펴보니 커피 잔이 작은게 있고 큰게 있었다. LTH에선 카운터에서 바로 잔을 볼 수 있지만 여기선 앞의 미묘한 장애물덕에 무슨 컵을 들고 있는지 볼 수 가 없기때문에 저런 질문을 한 것이다. liten이라고 말하고 계산을 하는데 10 크로나란다. 뭐야 이 날강도들은; LTH에선 단돈 5 크로나인데. 여기 커피는 아라비카산 고급원두를 스웨덴 장인이 한방울 한방울 한약달이듯이 만들었나;; 하지만 영어 한마디 안쓰고 스웨덴어로만 계산을 끝낸다는 점은 뿌듯했다. 하아 불법체류하다가 시민권이라도 받은 기분이야. 레인펠트도 나를 쫓아내진 못할 것이다.[각주:6] 

 수업들어가니 20명 정도의 애들이 있었다. 2주전엔 시작이 4명이었는데! 오늘은 즐거운 문학시간. 문학 교수님 수업은 토론으로 시작해서 토론으로 끝난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서구식 토론수업의 결정체. 정말 끊임없이 물어보고 서로의 의견을 나누게 만든다. 하아 -_- 이런게 인문학 수업이지. 09년 2학기 들었던 고전강독 수업 이후로 다시금 맛보는 괜찮은 수업이다. 이런 것과 달리 LTH 수업은 지루하기 짝이 없은 일방적인 강의형식으로 진행되는데 수업이 쭉 겹쳐서 같이 다니는 애 말로는 끔찍하단다. 퀘백에선 공대 수업도 학생들이 책을 읽어보고나서 궁금한 점을 수업시간에 끊임없이 질문하고, 이에 대해 답변하고 토론하는 식으로 수업이 진행된다는데. 나는 러시아 억양 영어로 열심히 PPT를 읽는 노교수님의 강의나 신병교육대 교관처럼 몰아붙이는 강의를 하는 교수님이 질렸다. 차라리 연습시간 조교한테 배우는게 더 낫다. 

  문학은 그 시대의 사회상을 반영한다는 누구나 다 아는 명제로 시작된 수업은, 노동계급 문학이 스웨덴에서 중요한 이유, 왜 영향력이 강한가로 이어지고나서 각국의 다양한 작가들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만약 자신이 외국인에게 자신의 나라 사회상을 가장 잘 알 수 있는 작가를 소개한다면 누굴 소개하겠는가? 였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일상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내는 故 박완서 작가가 가장 우리나라 사회를 잘 이해할 수 있는 작가가 정답이라 느꼈다.
 
 나는 책으로 문학을 거의 읽지 않는다. 고등학교때까진 읽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스토리가 있는 한편의 이야기들은 영화나 드라마, 게임으로 접하고 책은 사회과학,역사,철학같은 딱딱한 것만 읽게 되었다. 왜 그렇게 됐는지 생각해보니까 그냥 저쪽 분야가 더 끌려서 많이 읽다보니 상대적으로 안읽게 된거 같다.

 교수님은 애들에게 질문을 던졌는데 제대로 아는 애들이 없었다. 자기나라 작가를 모르는 이유(라고 쓰고 변명)으론 '나는 문학을 전공하지 않아서 모른다'같은 궤변부터 시작해서 '우리 천조국[각주:7]은 작가의 국적따윈 보지 않습니다.'같은 미부심 돋는 것까지 있었는데 결과적으로 수업이 잠시 진행이 안됐다. 책을 안읽나 보다. 아니, 책을 안읽어도 중고등학교 때 교과서에 나오는 몇몇 유명 작가들이 있지 않던가. 흠..

 절정은 지난 영화학 시간에 교수님께 태클을 걸었던 우락부락한[각주:8] 잉글랜드 여자애였는데 교수님이 콕 찝어서 영국의 대표작가는 누가 있니? 라고 하자 "조앤 롤링"이라고 답했다. 아... 해리포터. 맞는 말이다. 해리포터만큼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작품이 어디 있겠는가. 하지만 교수님은 좀 당황한듯. 아마 찰스 디킨스[각주:9]같은 답변을 원했겠지. 근데 따지고보면 해리포터가 영국의 사회상을 반영하는가? 영국은 마법이 난무하는 세계군.ㅋㅋㅋ 

 잠시 침체기 'ㅅ' 에 빠져든 수업은 수업을 절대 빠지지 않는 미국애가 샐린저[각주:10]를 언급하면서 다시 물꼬를 트게 되었다. 오, 샐린저. 내가 샐린저의 저작들을 읽은 이유는 순전히 미국의 각종 음모론에 이 사람의 소설이 연루되어있다는 것이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완전히 말도 안되는 소리였다.[각주:11]

 스칸디나비아에는 범죄 소설이 발달했는데, 또 다시 wallander이야기가 나왔다. 그러고보니 얼마전 경향신문이었나? 북유럽 특집으로 북유럽 범죄 소설 소개 기사가 있었는데, 한국에도 번역판이 많이있다 한다.

 수업은 게이인지 뭔지 알 수 없는 게이같은 패션을 하고 있는 애가 자신은 외국인에게 미국 게이를 주제로 소설을 쓰는 작가들을 소개시켜주겠다고 해서 교수님과 마찰을 빗는둥[각주:12] 이래저래 요란하게 끝났다. 그와중에 나는 주위 애들이랑 곰돌이 푸우에 나오는 로빈이 게이인가 아닌가로 토론하고 있었다. -_-;

 토론식 수업이나, 어학 수업같은건 수강하는 사람이 뭔가 직접 하는게 있으니까 지루하지 않고 좋은데, 일반적인 강의식 수업은 확실히 지루하다. 얼간이 호머라면 boring을 외치고 뛰쳐나갔을텐데. 뭐, 과목 특성상 어쩔 수 없이 그런 부분이 있는거 같기도 하고.

 집에와선 어쌔신크리드 브라더후드 엔딩을 봤는데 아.. 또 떡밥만 던지고 끝났다. 다음 편이 나오는건 좋은데, 좀 확실하게 끝내줬으면 했는데.  다음주부턴 이스터까지 다시 2차 텀을 달려야한다. 그전엔 좀 쉬어둬야지. 

 


 
  1. 커피 한 잔 [본문으로]
  2. 5 크로나 [본문으로]
  3. 무슨 샐러드? [본문으로]
  4. 한국어로 그대로 직역하면 너는 뭐라 말했는가. [본문으로]
  5. 작은것 혹은 ?? [본문으로]
  6. 레인펠트는 현재 스웨덴 총리.이민제한 정책을 추진했다. [본문으로]
  7. 은 미국. [본문으로]
  8. 겉보기에도 쎄보인다. -_- [본문으로]
  9. 19세기 영국 작가. 올리버 트위스트 하면 다 알듯. 스크루지 이야기도 이 작가 작품이다. [본문으로]
  10. <호밀밭의 파수꾼> 작가. 사족으로 난 이 책을 원서로 읽었는데 욕이 매우 많이많이많이 나오는 관계로 영어로 된 욕을 많이 배우게 되었다. -_-;;;;; [본문으로]
  11. 애초에 뭔가 기대하고 읽은건 아니다. [본문으로]
  12. 교수님이 원한건 각 나라의 노동계급 소설,사회상을 반영하는 소설. 뭐 이런거였는듯.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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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랑스에서 돌아온 후 화요일에 다시 행동과학 교수님을 만나러 갔다. 발표된 페이퍼는 뜨거운 관심속에 accepted 되었다는데, 한국이 듣보중의 듣보 취급을 받고 있는 이 머나먼 북유럽에서 한국어가 연구 주제로 쓰였다니 뿌듯했다. 외국에 나와선 사람의 정체성을 민족과 국가로 기준삼고 있었기에 그 즐거움은 더했다. 사실 교수님은 교수가 아니라 연구원이었는데, 같은 수업 듣고 프로젝트도 함께한 나이 지긋한 여성분도 연구원이었다. 포닥으로 연구원을 한다는데, 원래 포닥들도 수업을 들어야 되나? 강의 첫 주에 등록서류까지 작성하는거 봐선 정말 '수강'을 하는거 같은데. 그러고보니 시험도 쳤고 과제도 다 했다.

 아무튼 연구실은 SOL 센터 4층의 한적한 곳에 있었는데 언어학과라서 당연히 L 구역에 있을 줄 알았는데 H 구역에 있었다. 헤매면서 알게된 놀라운 사실은 여기선 포닥들에게 개인 연구실을 하나씩 제공하고 있었는데 우리학교는 교수연구실 공간도 부족한 마당이니 상상하기 힘든 모습이 아닐까 싶다. 연구에 대해 좀 더 이야기해보면서 알게된건데 교수님이 스웨덴 사람이 아니라 네덜란드 사람이었다. 어쩐지 가운데 이름이 van[각주:1]이더라.

 빨래를 해야되는데 아침 7시~10분 시간만 비어있어서 예약을 했는데 오늘 포함해서 이틀 연속 실패했다. 젠장! 다행히 토요일 저녁엔 예약이 비어있어서 잽싸게 예약했다. 

 오늘은 학교가서 공부했지만 어제는 그냥 쉬었다. 밖을 보는데 놀이터에 애들이 직접 목재를 톱으로 썰어서 나무에 오두막을 만들어 논다. 처음에 왔을때 목재들이 무슨 공사하다가 놔뒀다던가, 폭설로 파괴된 건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아이들이 만들다 만 오두막이었던 것이다. 막연히 열심히 뛰어노는줄만 알았는데 스케일도 크게 노는구나.

 학교가는데 도서관 근처에서도, 집 근처에서도 아는 애들을 만났다. 반가웠다. 새내기 시절, 지하철타고 집에 가는 길이나 열람실 근처에서 우연찮게 만나는 동기들과 잠깐이나마 이야기하는게 작은 즐거움 중 하나였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 때 만났던 사람들 모두 내 부류는 아니었다. 결과적으론 지금은 연락도 안하지만. 그런식으로 잠깐 잠깐 보던 사람들 말고, 자주보고 공감대가 형성되어있는 친구들과는 아직도 연락하니 뭐, 아쉬움은 없다.

 끙끙대면서 연습문제를 풀었는데, 풀고나서 성취감을 느끼는거 보니 공부하는게 내 적성에 맞는거 같다. 텀 성공해도 즐겁고. 책읽어서 지식을 얻어도 즐겁고. 나쁘진 않은 특성인듯. 

 맛있는 샐러드를 만들어 먹으려고 채소를 여럿 샀는데, 처음 보니 신기한 것을 하나 샀는데 생것으로 먹기엔 향이 너무 강해서 삶아 먹었다. 구글 번역기에 검색해보니 파슬리였다. -_-; 우리나라에선 장식용으로나 쓰이는게 여기선 대량으로 판매하고 있었다. 뭐, 여기서도 가루로 만든다던가 하는 식으로 '주 재료'로 쓰이지는 않는 모양인데, 그렇게 정성들여 요리할 생각은 없어서 그냥 양배추랑 같이 열심히 먹어야겠다.

 

  

  

 
  1. 반,드,폰 같은 것은 전통적으로 귀족들에게 붙는 미들네임으로 '~의'라는 뜻이다. 지난학기 우리학교에 교환학생 온 학생 이름이 요하네스 디트리히 군터 폰 스토컴이었는데 스토컴의 요하네스라는 뜻. 물로 지금은 귀족이란게 거의 다 없어져서 그냥 형식적인 이름일 뿐이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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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3월 18일 금요일  (0) 2011.03.19
 새벽 3시넘어 잤지만 컴퓨터 알람은 6시에 맞췄다. 꿈을 꾸다가 알람소리에 깨서 휴대폰 시계를 보니 오전 6시. 여유로운 1교시 등교를 위한 완벽한 기상시간이다. 흐뭇해하며 다시 잤다. 'ㅅ'

 만약을 대비해서 맞춰놓은 휴대폰 알람 덕에 7시 20분 경에 깨서 재빨리 학교로 출발. 수업은 8시 15분 시작이지만 이미 집에서 나갈땐 7시 50분이었다. 학교 도착하니 8시 5분. 수업 들어온 사람은 나 포함 4명. 30분 있다가 한 명 더 왔다. 쉬는 시간되니까 몇 명이 집에 갔다. 나한테 프린트 주기로한 스웨덴어수업부터 전공까지, 같은 수업듣는 애도 안왔다. 사실 수업들어가는게 별로 의미가 없는게, 열심히 ppt를 읽으셔서 전혀 도움이 안된다. 

 좋은 학자와 좋은 교수님은 별개라는 생각이 여기서도 확인되는 순간이었다. MATLAB은 지난 학기 SPM 건드린다고 깔았던거 전부인데 MATLAB 프로젝트가, 별도의 시간 할당없이 그냥 던져져서 매우 당황스런 가운데 프로젝트 설명을 간략하게 5분 정도 들었다. 매우 쉬우니까 알아서 해와..라는 간단명료한 정리.

 08년 2학기 웹 스터디 할 때가 생각난다. SQL같은거 하나도 모르는데 "만들어와!"라는 말에 어떻게든 만들긴 만들어갔다. 사실, 실력은 그 때 가장 많이 늘었는데. 이것도 듣고나면 CS나 DB처럼 MATLAB의 신이 될까.

 이공계 애들은 모두 스터디센터로 모이니까 아는 사람들을 종종 보는데, 오늘 내 뒷자리 스터디테이블에 앉은, 아는애가 섞인 그룹은 책은 펴두고 노느라 정신이 없다. 노트북으로 코미디 프로그램같은걸 보더니 급기야는 lonely island의 i just had sex까지 흘러나왔다. 올 ㅋ 

 이어폰을 집에 놔두고 와서 그냥 무시하고 공부하는데 연습 문제 좀 많이 풀다보니까 엔트로피 문제들은 손쉽게 풀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진도는 AEP를 넘어서 다음주부턴 5장 들어간다. 올 ㅋ 내일 연습시간에는 멍때리고 있겠군.

 Ehuset 2,3층은 전전전이랑 컴과가 쓰는데 성적 공시가 걸려있어서 유심히 봤다. C++랑 DB 두 과목 모두 U(미국이나 우리나라 식으론 F) 비율이 35~40%. 올 ㅋ

 우리학교가 70%까지 B고 하위 30%가 C+ 밑이니까 비율이 뭔가 엇비슷해서 재수강 대신 F를 때리는구나.. 라고 생각했는데, 다시 생각해보니까 여긴 '진짜' 절대평가[각주:1]인데 저런 결과가 나온건 참 신기했다. 그러고보니 1학년때 들은 지학1의 그레이프 교수님도 '진짜'절대평가였는데, 노느라 정신없는 새내기들은 재수강 폭격을 맞았다.

 7시까지 있으려고 했는데 5시 되면 학생들도 직장인마냥 집으로 죄다 가버리기 시작해서 너무 썰렁해 공부할 맛이 안났다. 주말에 프랑스 갔다오고난 다음부터는 7시까지 있어보도록 '노력'해봐야지. 'ㅅ' =3



 
  1. 우리학교는 절대평가라도 상대절대평가를 한다. 가령 평균이 20점이고 최고점이 30점 이런식이라면 우리나라에선 30점이 A+이지만 여기선 30점이 B 끄트머리고 나머진 죄다 F..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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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TH 건물들은 대개 우리나라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양옥' 형식의 건물이 많다. 그러니까 빨간 벽돌로 쌓아올린 건물. 열람실에서 공부하다가 알게된 중대한 차이점은, 우리나라에선 건물 외벽은 빨간 벽돌이지만 내부에는 시멘트를 덧대고 벽지를 바르던가 페인트칠을 해서 벽돌이 전혀 안보이지만, 여기선 그냥 벽돌이 끝이다. 만약 해머같은 걸로 열심히[각주:1] 벽을 내려찍는다면 건물에 구멍이 쉽게 뚫릴 것이다. 


 열람실에서 공부하고 있으니 가슴이 먹먹해지면서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정말 장난 아니구나. 엔트로피[각주:2] 씹어먹고 AEP까지 넘어가다가 연습문제 한 번 풀어봤는데 막막하다. 정보이론이나 미디어처리나 제목이랑 전혀 상관없이 그냥 수학 과목이라는 생각만 들었다. 그래, 난 각종 엔트로피 정리들 증명을 할 수 있어. 그런데 이거 뭐 어쩌라고.. 

 미디어처리는 더 답답하다. 교재가 아직 안와서 ppt를 계속 보는데 보면 볼수록 추상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차라리 matlab 실습만 계속 하는게 편하겠다. 텀은 3개로 1차 텀은 다음주 마감. matlab으로 bmp 파일을 yuy?였나.. 이름은 들어봤지만 사용해본 적 없는 포맷으로 변환하는건데 처음엔 cs시간에 배운 비트맵 레이어[각주:3]가 도움이 될거 같아서 좋아했는데 그닥 상관이 없었다. 

 
 2학년 2학기 공학수학 시간이 생각났다. 1계 제차 선형 미분 방정식 배울때는 괜찮았는데 뒤에 코시-오일러 방정식으로 기계공학 응용 문제를 푸는 부분에서 머리가 텅 비었었다. 수학적인 부분만 배울땐 "이거 그래서 어디다가 사용하는데?" 라고 했는데 막상 실제 응용 문제가 나오니  손도 못대고 말았다. 그렇게 수학에 약한 내가 여기서 한 학기에 수학 비중이 큰 과목을 두 개나 수강하다니. 

 그나마 다행인건 정보이론이나 미디어처리나 결국 엔트로피나 양자화는 함께 쓰는지라 내용이 조금 겹친다는거 정도. 한국에 있었으면 정보이론은 들었어도 미디어처리는 절대 수강 안했을텐데. 이런 복잡한 생각이 얽혀있는 동안 주위를 살펴보니 여기 애들도 공부를 참 열심히 한다. 난 1시간마다 10분정도 쉬었는데 내 옆자리 애는 자리에서 미동도 하지 않는다. 

 지난 학기 밀린 학습심리학 진도 따라잡느라 기말고사 때 생물심리학 학점이 장렬히 전사[각주:4]한 걸 떠올리며 다시 집중해서 공부했다. 내일은 스웨덴어 필기시험인데 애들한테 시험장소를 물어보니 아무도 모른단다. M hus라는거 밖에.교수님은 총괄 책임자가 메일로 알려줄거라는데 메일은 오지도 않고. 뭐.. 내일 어떤 식으로든 해결이 되겠지.

 


 
  1. 좀 많이 열심히.. 손으로는 불가능할듯 [본문으로]
  2. 역학에서의 엔트로피와 정보이론에서의 엔트로피는 조금은 다른 의미인듯. 여기선 후자. [본문으로]
  3. 이제는 경험해 볼 수 없는 박명순 교수님의 CS 텀 [본문으로]
  4. 학습심리학은 기말범위가 11개챕터였나? (중간고사는 3개 챕터 -_-; 교수님이 진도조절을 실패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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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디어처리 연습시간이랑 스칸디나비아사회문화가 겹치는데 스칸디사문이 금요일만 수업하므로 스칸디사문을 들어갔다. 오늘 강의는 영화학 수업 세 번째 시간. 수강생은 나 포함 4명[각주:1] 위엄 ㅋㅋㅋㅋㅋ 전 ㅋ 멸 ㅋ 근데 오늘 내용은 상업영화 이야기라서 꽤 재미있게 들었다. 

 노르웨이 저 북쪽 머나먼 땅에 있는 아주 작은 마을 사람들의 삶을 다룬 다큐가 흥행에 성공했는데, 성공 이유로는 도시사람들이 누릴 수 없는 공동체적 삶의 모습이 향수를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란다. 

 역사를 소재로한 영화를 이야기하면서, 2차대전 영화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아카데미를 휩쓸은 '킹스 스피치'를 예로 들었다. 영화의 소재로 과거의 역사가 쓰이는 이유는 가치의 재생산함으로써 과거의 일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것이라 한다. 특히 연합군이었던 나라에서 만든 2차대전 소재 영화에선 더더욱 더 그러하고. 그래서 킹스 스피치도 언어치료라는 과정을 통해 제3제국에 맞설 수 있는 용기를 국민들에게 불어넣은 조지6세의 이야기를 다루면서 영국이 '선'의 입장이었고 전쟁이 정당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는 것이다. 영화가 흥행한 이유도 비슷한 맥락이고.

 이때 영국에 온 여자애가 속된 말로 '빡쳐서' 교수님에게 태클을 걸었다. 영화가 성공한 이유는 배우들의 탁월한 연기력이 바탕이 되서 불라불라 오오 어쩌고 저쩌고 나으 소중한 조지6세쨩을 모욕하지 말라능 궁시렁궁시렁

 당황한 교수님은 좋은 의견이다라는 식으로 그냥 넘겼는데, 생각해보면 조지6세가 딱히 위인으로, 영웅의 모습으로 재생산될 이유가 있나 싶다. 조지5세~조지6세 통치시기가 옆나라 아일랜드에 대한 탄압이 가장 심하던 시기였는데 레벨하트,보리밭을 흔드는 바람같은[각주:2] 영화들 보고 아일랜드사 책도 읽어본 사람이 킹스 스피치 보면 굉장히 기분이 이상할거 같다. 정작 아일랜드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나한텐 그랬다. 이쪽에선 악당, 저쪽에선 영웅. 난해하다. 그 어느쪽의 당사자도 아니라서 그냥 좀 묘한 감정이 든다. 그 전날 성 패트릭 데이 파티를 즐기다 허겁지겁 온 극렬한 공화주의자 아일랜드 애가 있었다면 맥도날드 먹으면서[각주:3] 그 여자애 멱살잡았을듯; 

 쉬는시간에 일본 방사능유출 이야기를 하다가 체르노빌 이야기가 나왔는데 정작 러시아에 온 애가 체르노빌 사건을 모른다. 'ㅅ' 체르노빌 정도면 나름 유명한 사건 아니던가; 중국애가 매우매우 걱정된다고 하는데, 지금 중국에선 상점에서 물건을 사재기하고 약탈하고 난리란다. 물론 일부라곤 하지만, 아무튼 자기도 엄청 걱정된다고 하는데 적어도 나한텐 기우라고 느껴졌다. 신체에 위험이 될 정도의 피폭을 입힐 수 있는 양이 과연 중국까지 갈까? 

 스웨덴의 유명한 범죄소설을 영국에서 드라마로 만들었는데 wallender 가 바로 그것이다. 얼굴없는 살인자 편을 봤는데 CSI보단 긴장감은 떨어지지만 그림은 좀 이뻤다. 시간나면 다운받아봐야지.

 

 



 


 
  1. 총 수강생은 30명정도. [본문으로]
  2. 마이클 콜린스,아버지의 이름으로, 블러디 선데이 그 외 여러 아일랜드 근현대사 관련 영화들 이런 영화에선 영국은 악당으로 나오는데(사실 실제로 하는 짓이 악당 뺨치는 수준) 특히 1차대전 참전용사들 집단인 블랙 앤 탄스는 거의 동네 양아치만도 못한 얼간이들로 나온다. [본문으로]
  3. 맥도날드는 도날드의 아들이라는 뜻. 컨설팅회사 맥킨지는 킨지의 아들이라는 뜻이고 오코넬이나 오도일, 오닐,오브라이언은 '이름'의 손자라는 뜻이다. 오브라이언 = 브라이언의 손자. 결론은 맥도날드는 아일랜드사람이 만든 회사.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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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교시 수업때문에 알람을 6시에 맞춰놨다. 자기전에 분명히 끄고 다시 자겠지..라고 생각하며 누웠다. 잠이 안와서 시간을 보니 새벽3시. 그냥 포기하면서 아마 이대로 잠들었다간 늦잠잘테니, 비몽사몽으로 있는편이 낫겠다 라고 생각하며 있는데 갑자기 알림이 울렸다. -_-; 그 사이에 잠든것이다. 하지만 반사적으로 끄곤 다시 잠을 잤다.

 꿈에선 누군가와 이야기를 했는데 "지금 이 시간에?" 라는 말을 하면서 꿈에서 깼다. 시간은 7시 30분. 10시 수업일때 9시 30분에 깨면 거의 포기를 했는데 이번엔 달랐다. 식사하고 씻고 외출하기까지 20분. 7시50분에 출발해서 LTH에 도착하니 8시 5분이었다. 역시 사람은 다급해지면 큰 힘을 발휘하게 되는거 같다. 

 룬드의 지형은 남쪽에서 북쪽으로 갈수록 높아지는데 언덕도 아니고 평지도 아니고 참 이상한 지형이다. 오늘같은 경우  중간에 쉬지도 않고 페달을 밟았는데, 천문학과 건물 지날때 쯤엔 다리가 부서지는줄 알았다.

 수업은 미디어처리. 상트 페테르부르크 대학교에서 온 방문교수님이 가르치시는데 렁글리시 작렬.. 게다가 푸리에 변환이 불꽃처럼 뿜어내는데 공수1만 들은 나는 멍하게 있었다. 쉬는시간에 같이 수업듣는 애랑 이런저런 이야기하는데 칼마른 네이션에서 일한다고 한다. 나도 블레킹스카[각주:1]에 무비나이트 워킹 조인을 했는데 연락이 없다. 'ㅅ' 수업끝나고 집에 같이 가자는데 도서관가야된다고 쿨하게 "vi ses"를 외쳐주고 도서관 직행.
 


 문돌문돌열매 먹는 중도나 SOL 센터와는 다르게 LTH 학습센터는 참 이공계스럽다. 1인 열람실보다는 그룹스터디(주로 텀을 하니까..)위주의 자리 구성과 식사, 회의,공부,잡담 모든 것이 한 곳에서 이뤄지는게 참 낯설면서도 이공계스러웠다. 노트북도 요란하게 치장하고 있고. 노트북 치장하면 나도 뒤지지 않는데.[각주:2]

 
 책값이 너무 비싸서 pdf파일 인터넷에 구해 인쇄했다. 여기선 자동으로 양면인쇄를 해주기 때문에 프린트비가 한국의 절반이다. 하지만 환율을 생각해보면 장당 30원~40워정도? 여기 카페에서 점심을 먹어야될거 같은 기분이 들어서 메뉴판을 보고 전혀 모르는 음식을 주문했더니 전혀 모르는 음식이 나왔다. 고기다진거에 치즈를 올린 음식인데 맛은 토핑이 과한 피자맛이라고 해야되나. 


 점심먹고 천문학과 구경을 갔는데 들어가니 세미나인지 컨퍼런스인지 무슨 행사를 하고 있었다. 왠지 뻘쭘해서 건물 한바퀴 돌고 나왔다. 바람이 얼마나 부는지, 온도는 괜찮은데 바람이 분다. 한국은 눈이 온단다. 오스트리아 애가 한국엔 3월에도 눈온다는 이야기에 눈이 휘둥그레지던데, 말하고나서 좀 잘못말했나 싶었는데 오늘 한국에 눈이 왔으니 다행(?)이었다.
 

 공부를 해보고, 기출 문제를 보니 이거 진짜 매일매일 공부안하다간 F 띄우고 장렬히 전사할 거 같다는 느낌이 왔다. 문과 과목 들었으면 룰루랄라 여유부렸겠지만 이공계니까 그저 다른 나라 이야기. 스웨덴어 수업 들을때 애들한테 주말에 뭐했냐고 물으면 죄다 "과제했다","프로젝트 했다."라고 답하던게 떠오른다.[각주:3]
 저녁에 집에오려는데 내일이 성 패트릭 데이라는걸 깨달았다. 미국애들이 녹색옷 입고 술마시는것도 좀 이상한데 왜 여기서 축일행사를 하지. 아는 애가 조인하랬는데 녹색의상이 없고 'ㅅ' 별로 안 땡겨서 그냥 집에 왔다. 오랜만에 네톤으로 다중채팅 좀 하고 라스도 보고 프랑스 여행계획도 짰다.  과감히 파리를 버렸다. 프랑스 여행의 컨셉은 에밀리오 알바레스되기. 내일 퀘벡애한테 불어 좀 물어봐야지. 



  1. 였나 벨킨스카였나 [본문으로]
  2. 여러가지 의미에서 'ㅅ' =3 [본문으로]
  3. 분반이 이공계 분반이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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