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성당 너머로 가는게 귀찮아서 오른쪽으로 꺾어갔더니 한적한 장소가 나왔다. 엄청나게 큰 나무가 통째로 잘려있길래 뭔가 싶어서 내려 돌아다녔더니 근처에 공동묘지가 있었다. 심즈에서 심 죽으면 나오는 그 비석 -_-; 을 실제로 봤다. 사람들 생몰시기를 보니 주로 19세기 사람들이 묻혀있었는데, 20세기 후반에 죽은 사람들도 있었다. 특정 가문을 위한 전용 묘지도 있어서 온 가족이 함께 모여있는 곳도 있었다.


 조화가 여기저기 있는걸 보니 사람들이 꾸준히 찾는 모양. 아직은 겨울이라 약간은 쓸쓸한 느낌이지만 봄이오고 새싹이 움트면 아름다운 공원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진 오른쪽에 보이는 굉장히 큰 판과 울타리를 가진 무덤자리는 의사의 무덤인 듯 했다. 거대한 묘비에 검? 봉?을 뱀(??)이 휘감고 있는게 의사의 상징 아니던가.. 모르겠다.. 여기서 본거 같은데.


 금요일 북유럽사 수업준비때문에 책을 빌리러 오랜만에 도서관에 들렀다가 바로 옆 강의용 건물에 라운지가 있듯이 여기도 있지 않을까 해서 살펴보니 역시나 있었다. 이곳 학교 건물들 특징이 뭐랄까, 자급자족을 위한 지원이 좋다고 해야되나. 옆에 자그마한 부엌이 있어서 요리도 해먹을 수 있다. 냉장고도 있고 전자렌지도 있고. SOL센터에도 층마다 부엌이 있어서 수업 끝나고 지나가다보면 요리하고 있는 사람들이 보인다. 음.. 그러고보니 연수관 우리방 옆 전파과 연구실 사람들도 요리 직접 해먹었었는데.. 날이 가면 갈수록 늘어나는 요리 솜씨(?)와 스케일 -_-; 에 모두들 놀라워하던 기억이 난다. 
 

 SOL 센터 가는길에 있는 고전시대 풍의 큰 건물은 무슨 건물일까 항상 궁금하다가 얼마전에 방문해보니 도서관이었다. 흠, SOL 센터가 도서관,연구실,강의실이 모두 모여있는 말그대로 센터라면 여기는 도서관 그 자체. 리셉션 크기부터 달랐다. 


 콜라 한 캔 마시면서 쉬고 있는데 위를 보니 문득 파르페 아이스크림이 떠올랐다. 09년에 자주 사먹었는데. 10엔 까페 드 꾸띠에 아이스모카!. 08년엔 편의점 카페라떼.. 으.. 그립군.
큰 도서관답게 열람실도 있었는데 역시나 우리학교처럼 수백,수천석씩 있는게 아니라 30~40석 정도만 있다. 한 쪽은 칸막이의 독서실 느낌의 열람실이라면 한쪽은 정말 입 벌어지는 환상적인 분위기의 열람실이었는데, 그 열람실만큼은 18세기에서 시간이 멈춘 것 같았다. 벽에는 옛 학자들의 초상화가 액자에 담겨 걸려있었는데 몇몇 초상화 속 인물들은 딱 봐도 20세기 사람이었다.(의상이..) 그걸 보니 지금이 21세기구나 라는게 느껴졌는데, 만약 그 인물들이 없었으면 시간여행하는 기분이었을 거다. 이런 건물들 보면서 감탄하는거보면 아직은 내가 여행자나 이방인쪽에 가깝다고 느꼈다.

 확실히 공부는 열람실에 있을 때 잘 된다. 분명히 집에도 테이블이 있고 조명도 있는데 집중이 잘 안된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다른 사람들이 주위에 없으니 긴장이 풀려서 그런것 같다. 열람실에 있으면 왠지 모르게 긴장이 되서 (물론 긴장하고 있다는 느낌은 안들지만) 왠지 공부를 더 열심히 하게 된다. 2주뒤면 스웨덴어 초급 시험인데 뒤늦게 공부를 시작했다. 진도가 점점 나갈수록 문제되는건 새로운 표현이 아니라 단어였다. 이전 챕터에서 배운 단어를 모두 알고 있는게 아니라서 다음 챕터에서 그 단어가 나오면 해석도 안되고 회화할때도 작문이 안된다. 오랜만에 고딩때 했던 무식한 방법으로 단어를 열심히 외워보니, 역시 괜찮은 방법이었다. 

 금요일에 스칸디나비아 사회문화 수업을 가니 수강생이 10명 남짓! 와우. 가면 갈수록 출석률이 바닥을 긴다. 발표하는 날이었기 때문에 약간은 긴장하고 준비했는데 시간관계상 나는 발표하지 않았다.  어찌나 허무한지. 폴란드 애들만 발표하고 그 외 챕터는 그냥 강의만 했다. 쉬는 시간에 중국애랑 잡담하는데 한국에 왕족이 있냐고 묻길래 당연히 없는데 어디서 그런거 들었냐니까 드라마 '궁'을 봤단다.  하긴 우리나라 잘 모르는 다른 나라 사람이 보면 착각할 만도 하겠구나 싶었다. 수업은 복지와 평등 사회에 대한 이야기였는데 이건 별도의 글에서 따로 정리하도록 하고.. 수업 후반에는 여성학쪽 이야기로 시간을 다 할애했는데 스웨덴은 아직도 남녀차별이 존재하는 국가라고 한다. 비록 un에서 평등사회 1위로 뽑히긴 했지만. 

 수업 끝날 즈음에 갑자기 영화학 교수님이 등장해서 Olof palme에 대해 강의했다. 팔마는(우리나라서 번역은 팔메라고 하는데 내 귀가 썩지않은 이상 발음은 팔마였다.) 팔마는 스웨덴 사민주의를 대표하는 정치인인데 스톡홀름에서 암살당했다. 그를 기리는 다큐의 클립을 봤는데 정치인이 이웃아저씨같다고 해야될까. 타 국가에서 정치인에게서 찾아볼 수 있는 권위주의라던가, 그런 모습이 전혀 없었다. 최근에 뉴스에 자주 나왔다는데 그 이유가 암살된지 25주년이 되었기 때문이란다. 

 이야기를 더 이어나가고 싶었지만 이미 시간은 오버되서 모두 지쳐있어서 엘레강스한 말투의 영화학 교수님이 던지는 질문에 일동 침묵. 결국 수업 종료. 아.. 자꾸보니까 이 교수님 말투가 막 앗흥앗흥 거리는거 같다. 웃을때 오호호 이럴거 같애..다음 영화학 수업을 위한 유인물을 나눠줬는데 젠장! 예술 영화다. 아...... 난 예술이나 미학은 영 꽝인데 예술 영화라니  끔찍하군. 

 예전에는 ICA에 갔는데 요새는 NETTO에 간다. 알고보니 집 100M거리에 NETTO와 COOP이 있고 상가,도서관까지 있었다. 난 왜 남쪽으로 가볼 생각을 안했을까. NETTO는 가격이 매우 싼 대신 ICA처럼 자체브랜드를 달고 있는 가공품은 없었다. 계란 가격은 정말 감동인게 한알에 300원정도였다. CA에서는 한알에 500원이 넘어갔던거 같은데. 그러고 보니 한국에서 동네슈퍼에 계란 한판에 5000원이니까 음.. 한국보다 비싼건 여전하구나.

 돌아오는 길에 창문너머 사람들을 살펴보니 금요일 밤이라고 하우스파티하느라 시끌벅적하다. 내가 사는 층 코리더 파티는 한 번 열었을때 망했는지 그 이후로는 무소식. 그러고보니 파티 열기엔 참으로 좁은 곳인데 참 대단하군. 의자도 몇개 없는데.

 우편함을 열어보니 텅텅 비었다. 아마존에서 주문한 물건은 아직도 안왔고 관세청에선 답신도 없다. 젠장! 월요일에는 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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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은 스웨덴의 대표적인 마트인 ICA에 대해서 이야기해볼까 해요. 저처럼 실수하지 마시라고 글 올립니다. 

 우선 기본적인 이용방법은 똑같습니다. 장바구니에 물건을 넣고 계산을 하면 됩니다. 간단하죠? 하지만 이전에 물건을 고르면서 감자나 과일같은 상품 앞에 가격표 기계를 보실 수 있을텐데요. 우리나라 마트에서도 볼 수 있는것이지요. 하지만 ICA에는 기계앞에 사람이 없습니다. 셀프입니다. 무게를 달고 상품그림을 클릭해서 가격표를 출력해서 붙이면 됩니다. 그리고 계산대에 가져다주면 끝!

인 줄 알았는데, ICA 규모에 따라 태그 기계가 없는 곳이 있습니다. 이 때 굉장히 당황했던 기억이 나는데, 얼마전에 확실히 알게되었습니다. 태그 기계를 이용할 필요가 없습니다. 계산대에 자체 저울이 있어서 직원이 바로바로 가격을 매겨줍니다. 그러니까 그냥 일일이 무게 달고 가격표 붙일 이유가 없습니다. 단지 얼마치를 사는지 확인하는 정도랄까요. 전 셀프서비스인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아 이 얼마나 멍청한 착각이었을까요.

두번째는 계산방법입니다. 계산은 현금과 카드로 할 수 있는데요 현금의 경우 잔돈은 지폐는 직원이 직접주고 동전은 옆에 동전 나오는 기계가 있는데 수두둑하고 떨어지면 그걸 가져가시면 됩니다. 카드 결제는 우리나라와 달리 직접 결제하는데요, 앞에 카드 결제 기계가 있습니다. 여기에 카드를 삽입하면 암호를 입력하라는 문구가 나와요. 여기에 암호 넣고 okay버튼 누르면 직원이 가격을 입력합니다. 이때 가격을 확인하고 맞으면 다시 okay버튼을 누르시면 됩니다. 

세번째는 사소한 이야기인데, 봉투문제입니다. 대개 사람들은 천으로된 장바구니를 가지고 다니는데 이곳의 비닐 봉투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가격은 1크로나이고 그냥 필요한 만큼 꺼내쓰면 되요. 대개 계산대 옆이나 밑에 구비되어 있습니다. 

네번째, ICA에서는 우편이나 택배를 보낼 수 있습니다. 우편함은 ICA밖에 있고 택배는 계산대 옆에 택배용 저울 및 공간이 있어서 한번에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이런 우편 시스템이 구비된 ICA는 정문에 우체국 마크가 붙어있으니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우체국 마크는 노란색과 하늘색 조합의 왕관 모양 비슷한 마크입니다.. 직접 보시면 바로 아실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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