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교환학생 생활도 어느새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월요일. 음식재료가 남았는지 아직도 철수안한 국제 음식 한마당 -_-; 을 지나, 학교를 가니 잔디밭에 여자애들이 비키니를 입고 일광욕을 즐기고 있었다. 아 이 컬처 쇼크. 이것이 바로 선진국의 위엄인가;; 

 E huset 지하엔 텀을 하고 있는 학생들이 많았는데, 미디어처리 같이 들었던 애도 있었다. 얘는 페북으로 채팅만 주구장창하면서 수업시간을 떼우는데, 어차피 출첵도 안하는 과목을 저럴거면 왜 들어올까.. 하고 의아하게 생각했었다. 역시나 텀도 이제서야 시작했는데 과연 5일안에 3차나 되는 텀을 다 끝낼 수 있을까? 그럼 시험공부는 언제하지? 이걸 물어보니까 U(우리나라의 F) 뜨면 8월에 있는 재시험 볼거란다. 아아.. 이 나라는 재시험제도가 있었지. 이런 영악한놈; 
  


 조교한테 모르는거 물으러 갔다오면서 매번 지나가던 진열장을 봤다. 핑크팬더..


 LTH의 공식적인 상징은 핑크팬더가 아니다. 하지만 비공식으론 핑크 팬더인듯.  지하에 있는 수많은 핑크팬더 관련 물품들과 건물 내부 곳곳에 있는 (특히 카페테리아쪽) 핑크팬더 장식. 가장 결정타는 건물 정면 상단부에 왕관을 쓴 거대한 핑크팬더 문양이 그려져있다. 그러니까 아주 저 멀리서 학교로 들어오면 E huset건물을 보면 건물 정중앙에 거대한 핑크팬더 그림이 그려져있다. E 라는 건물이름 문양 바로옆에 아주 당당하게! 
 


 핑크 팬더는 엄연히 상업목적의 캐릭터이고 스웨덴산도 아니다. 그런데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는걸까. 찾아보니 컴퓨터 전공 학생조합인 D-guild의 상징이라고 한다. 그럼 학교측은 학생들이 건물 전체를 핑크팬더화 시키는걸 용인해줬다는 것일까? 그게 사실이라면, 허락해준 학교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건 컬처 쇼크다. 우리학교 본관에 거대한 핑크팬더 그림을 그려놓으면 어떻게 될지.. 아마 난리가 날거다. 

 세계화와 다원화 때문에 그 나라 고유의 문화색이 점점 옅어지고 있는 와중에도 이런식으로 뭔가 소소하게 다른걸 보는게 참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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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강했다. 끝. 끝. 끝! 시험 빼고 공식적인 일정 종료. 뭔가 후련하면서도 아쉽다. 실감도 안나고. 사실 lth쪽 수업은 뭔가 인간미(?)가 없어서 내심 일찍 끝나길 바랬다.

 수업 끝날때즈음에 데이빗이 얼굴에 피멍이 든채로 왔는데 머리가 완전히 찢어졌었다. 놀라서 물어보니 이틀전에 울타리를 점프해서 넘다가 발끝이 걸려서 머리를 그대로 아스팔트 도로에 박아버렸단다. -_-; 그래서 이마가 완전히 찢어지고 팔꿈치뼈도 부러지고 손도 찢겨졌다는데 그 때 충격으로 눈주위가 팬더처럼 완전히 피멍이 들었다.

 초등학교 4학년때였던가, 영어시간 끝나고 친구들이랑 장난치다가 넘어지면서 책상 모서리에 이마를 박아버렸던 적이 있었다. 그때 충격으로 한 쪽 눈이 팬더처럼 멍이 들고 부어올라서 거의 몇주동안 고개도 제대로 못들고 다녔었다. 초등학생들 수준이 알다시피 똥오줌도 못가리는 애들이 많아서 놀림의 대상이 됐었다.

 아무튼, 앰뷸런스 타고 룬드대학병원까지 실려갔다는데 응급처치비용이 우리돈으로 60만원이고 몇 번 의사를 더 방문했는데 한번 갈때마다 거의 40~50만원씩 나간단다. 어차피 보험이 있기때문에 나중에 환급받을 수 있지만, 내가 전에 관세사건때문에 보건소 진료비용보고 진료를 포기한것처럼, 진짜 저정도 금액이 빠져나가는걸 보면 눈에서 피눈물 나는 심정이다. 

 만약에 통장에 충분한 잔고가 없다면 어떻게 될까? 응급처치 못받고 죽어야 하나; 우리나라에 사는 외국인들도 사고나서 병원갔더니 몇백만원씩 청구되는걸 보고 경악했다는걸 미수다에서 언젠간 본 적이 있다. 역시 외국인이 다른 나라에 살때는 그저 건강하게 지내는게 최선인거 같다. 

 물론 스웨덴에서 풀타임으로 직장에서 일하거나 공부한다면 주민등록증이 나오니까 그때부턴 스웨덴의 거의 모든 복지제도를 누릴 수 있으니까 예외. 교환학생들과 불법체류자들만 불쌍하게 됐다.

 21일에 룬드 문화대축제(번역하니까 정감가고 좋네;)가 열리는데 도시 중광엔 벌써 각국의 요리 부스가 설치되어있었다. 이탈리아부스에서 일하는 요리사는 정말 이탈리아 사람일까. Ezio auditore를 아냐고 물으면 당연히 모르겠지;;

 학교도 축제시즌인데 인문계는 딱히 캠퍼스란게 없어서 뭔가 하는게 없는거 같고, 공대는 캠퍼스가 있어서 여러가지 부스 행사를 한다. lth에는 조그마한 연못 몇개가 있는데 그 중 하나에 워터보드(?) 시설을 설치해놨다. 재미있겠다. 근데 시험기간이니까 딴 나라 이야기.

 그러고보니 룬드 축제는 도시 행사니까 그렇다치고, 학교 축제는 기말고사가 일주일 남았는데 하는 이유가 뭘까... 잘 이해가 안가는 문화의 한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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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가장한 4월 14일 목요일 이야기.

 역시나 날씨는 흐렸고, 해야할 일은 많았다. 비극적인 14일은 블랙데이[각주:1], 고스트투어날,미디어처리 2차텀 마감날, 웹개발알바 중간마감날,학교 후배 여친 생일날-_-; 등등.. 여러가지로 뒤범벅되어있었는데, 가장 중요한건 텀인지라 아침부터 텀을 시작했다.

 텀 제안서가 모든 것을 말해준다는 교수님 표현에 따르면 제안서는 정말 clear하다는데, 이렇게 unclear한 제안서는 처음봤다. 심지어 무슨 결과물을 만들어내야되는지도 파악이 안되는 수준. 점심을 pc실 밖에서 대충 쳐묵쳐묵하고 교수님 방에 가서 또 질문하고 다시 텀을 했다. 코드는 점점 더러워지고 더이상 뭐가 뭔지 모를 지경에 이르렀는데 시간은 어느새 흘러 4시 30분. 고스트 투어를 가야할 시간이었다.

 고스트 투어는 룬드에 숨겨진 기괴하고 끔찍한 비화들을 들려주는 투어인데, 성당에 밤에 있으면 오르간이 저절로 연주된다던가, 누구 발소리가 들린다던가 하는 6살짜리 꼬마나 믿을 멍멍이 소리부터 룬드의 중세시대에 있었던 피의 사건들까지 아우르는 여러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투어였다.

 출발하기전에 서성이다가 알게됐는데 같이 투어관람하게된 여자애가 사실 파티에서 만났던 사람이자 우리 아파트 사는 사람이고, 심지어 같은 수업도 듣는 사람이었다. 근데 왜 난 모두 다른 사람이라고 인식하고 있었지. 안면인식장애인가;;

 


 투어할 즈음엔 날짜가 괜찮아져서 사진도 이쁘게 나왔다. 룬드 대성당은 11세기에 지어졌는데 전설에 의하면 트롤이 지었다고 한다. 실제로 안에 가면 트롤상도 있다. 이 성당에 얽힌 재미있는 일화는 여러가지 있는데, 그 중에 기억에 남는게 성당 뒤편 벽이 전면부와 다르게 그을려있는 이유다. 그 이유는 대화재가 예전에 발생해 벽 일부가 불에 탔기 때문. 성당의 가장 오래된 부분을 자세히 보면 사용된 돌 종류가 다르다는걸 알 수 있다. 초기 성당은 사암으로 지었기 때문이라는데, 정말 약간은 셰일느낌의 사암으로 되어있다는걸 알 수 있었다. 망치와 정으로 열심히 두드리면 금방 구멍이 뚫릴듯.

 그리고 가장 충격적인건 시간표에 얽힌 이야기였다. 룬드 대학교 수업 시간표는 10시~12시같이 2시간 단위로 되어있는데 사실 수업시작시간은 10시 15분이다. 왜 시간표엔 10시라고 해놓고 시작은 15분에 하냐면, 옛날 학생들은 시계가 없었기 때문에, 학교가는 길에 반드시 지나쳐야하는 성당 종소리가 자신이 집에서 떠난지 얼마나 흘렀는지 알 수 있는 시계였다고 한다. 이 종소리를 듣고 수업 시작이 15분 남았으니 좀 서둘러야겠구나.. 뭐 이랬다는 이야기. 나같은 경우엔 자전거타고 지나가면서 휴대폰시계를 꺼내볼 수 없어서 성당 종소리에 많이 의지했었다. 
 

 난 왜 저것도 못봤을까 ㅋㅋ 매일 지나다닌 길인데. 저 뒤 돌에 새겨진 남자. 돌을 뚫는 남자? 돌을 부수는 남자? 뭐 그런 이름이었는데, 저런게 있을거라곤 상상도 못했다. 게다가 이 옆엔 고대 바이킹 무덤도 있는데 무덤 주위에 룬스톤이 여러개 있다. 판타지게임에서나 보던 룬스톤이 학생회관 바로 앞에 있다니. 근데 가이드 말로는 사실은 바이킹 무덤이 아니라 쥐무덤이란다. 학생들이 때려잡은 쥐 시체를 넣어놨다나 뭐라나.
 


 저 집 앞쪽 골목에서 학생이 다른 학생을 죽인 사건이 있었는데 그 당시엔 학교내에 법정도 있고 교도소도 있고 사형장도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생긴 문제가 시체가 학교와 도시의 경계에 있어서 어느 관할인지를 두고 한참 시끄러웠는데, 결국 범인은 잡혔고 어찌어찌해서 학교 법원 관할로 사건이 넘어가서 학교 사형장에서 사형당했다. 학교 자체 법정이 있을정도면 1700년대 쯤 일이려나. 이 살인사건으로 저 집은 The house of sin으로 불렸는데 가장 윗쪽 꼭대기 방에 사는 학생은 The highest sinner라고 불렸단다. 
 


 몇 번 언급했던 철학과 건물. 실제 이름은 kungshuset으로 왕의 집이라는 뜻. 덴마크 국왕와 룬드 대주교와 관련된 일화와 있었는데 잊어버렸다. 아.. 역시 일기는 그날 바로바로 써야되는듯.
 

 룬드는 알고보니 피의 역사로 가득찬 곳이었는데, 두 창문 사이 벽이 다른 부분과 달리 부서진 곳을 보수했다는 느낌이 드는 이유는, 중세시대에 전투를 하다가 박살이 나서 그렇단다. 룬드 대주교는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군대도 보유했단다. 룬드 대성당 주위는 일종의 요새였다. 그래서 룬드 성당 뒤쪽 뜰에선 수많은 유골이 발견되기도 했고, 효수[각주:2]가 행해지던 곳이기도 했다. 이 도시엔 아직도 중세시대의 흔적이 너무나도 많이 남아있다. 다른 예로 룬드 중앙광장은 광장(Square)이 아니다. 사각형이 아닌 삼각형 모양을 하고 있는데 이건 11세기 스타일의 광장이라 한다. 다른 유럽 도시들도 그렇겠지만, 이곳도 그렇고, 꽤나 부러운 점 하나는 오래된 건물들이 참 많이 남아있다는 것이다. 그게 부러운 이유는 그렇게 오래된 건물들이 관광지나, 보존을 위해 출입이 금지된게 아니라 아직도 상업공간,주거공간으로 쓰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11세기면 십자군 전쟁도 일어나기 전인데 이 때 지어진 건물에서 불쑥 튀어나오는 스웨덴 꼬마애들을 보니 기분이 묘했다.

 마지막으로 인상깊었던건 성당과 마찬가지로 매일 지겹게 지나다니던 성당 뒷골목 가구가게 옆집이 룬드 대주교(아크비숍) 집무실이었다는 사실. 아무렇지 않게 그냥 지나가던 곳이 수많은 이야기로 가득찬 곳이었다니. 그저 놀랍기만 하다.
 

 투어가 끝나고 텀을 마감하기 위해 다시 학교로 가야했다. 집에 갈 수 없어서 케밥가게에서 식사를 했다. 오래산 프로페셔널 -_-; 룬드 시민인양 뜻 모를 케밥 요리를 스웨덴어로 자연스럽게 달라했더니 키클링(닭)이냐 ??? 냐 묻는데 뒷 단어를 몰라서 온지 얼마안된 외국인인게 들통났다;;[각주:3] 케밥하면 소고기나 양고기로 통일인줄 알았는데 닭고기도 있었다. 맛은 뭐.. 갈릭소스빨; 집에서도 쉽게 요리 할 수 있을거 같다.

 아무도 남지 않은 학교로 다시 가서 텀을 했다. 텀이 끝난건 새벽 두시. 데이빗이 보고서를 끝내고 교수님에게 메일까지 보내고나자 온 몸에 힘이 쫙 풀리면서 피로가 밀려왔다. 지상으로 올라와 문을 나서니 한 치 앞도 볼 수 없는 '엄청난'[각주:4] 안개가 나를 맞이했다. 이 신비로운 자연 현상 보려고 그렇게 고생을 했나. 

 역시 교환학생은 어디까지나 관광객이 아니라 학생이다보니 공부하면서 재미를 느껴야 제맛인듯.. 

 
  1. 이런 데이 시리즈 참 어거지같은데, 짜장면이 맛있으니 블랙데이만큼은 봐준다;;; 하아.. [본문으로]
  2. 목을 잘라서 창이나 기둥에 걸어두어 형벌. 일벌백계의 의미로 많이 이용됐다. "니들도 나중에 이렇게 되는 수가 있다. 조심해라~" 이런 이런 의미? ㅋㅋ [본문으로]
  3. 은 그냥 농담. 'ㅅ' =3 겉모습부터 외국인인데 뭘;; 머리속으론 데이빗에게 "run for your life!"하고 그대로 도주하면 심슨같은 장면이 연출될거 같단 생각에 킥킥댔다. [본문으로]
  4. 사진 찍어둘껄.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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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요일부터 다시 날씨는 흐려져서 해보는 일이 없어졌다. 게다가 매일같이 쏟아지는 부슬비덕에 기온은 내려가고 바람은 '강풍'이 아니라 '광풍'수준. E 빌딩 지하는 지하와 지상의 애매한 경계[각주:1] 사이에 있어 라디에이터가 있어도 춥기만 했다.

 한 공간에 오랫동안 있으면 주위 사람들의 행동도 어렴풋이하나 보게되는데, 여러날이 흐르니 일종의 문화랄까, 관습이 보였다. 대표적인것이 PC실[각주:2]이 시장바닥수준으로 시끄럽다는 것인데, 잡담을 하는건지 과제 토론을 하는건지 모르겠는데 정말 시끄럽게 떠든다. 아마 락밴드가 난입해서 콘서트해도 아무렇지 않을 듯. 

...라고 생각했었는데, 오늘 보니까 다른 스웨덴인들 중에도 떠드는 사람들에게 안좋은 눈길을 보내는 치들이 여럿 있음을 알게되었다. 그러므로 이건 일부 스웨덴 애들이 그냥 개념이 없는거였다.

 지하 카페테리아에 가보면 점심먹고 안치운 쓰레기들이 인산인해를 이루는데 버거킹에서도 그러는걸 예전에 봤으니, 종합해보면 여기 나라 사람들 도덕 의식은 꽝인거 같다. 여러번 언급한 무단횡단도 그렇고. 

 카페테리아 자판기는 정말 이상했는데, 친구가 10크로나를 넣고 5크로나짜리 음료수를 뽑았다. 그러더니 잔돈으로 10크로나가 나왔다. 그래서 공돈이다 싶어 5크로나를 넣고 음료수 버튼을 누르자, 음료수는 안나오고 동전이 반환되서 나왔다. 그래서 다시 동전을 넣고 음료수를 선택하니 음료수가 안나오고 동전은 그대로 기계가 먹었다. -_-;

 근 몇일간 아침부터 저녁까지 텀을하고 집에 간다. 집에 도착해서 밥을 먹으면 몰려오는 피로감에 허덕이다 잠든다. 일어나면 다시 텀하러 학교로. 한국 있을 때도 공부하는건 비슷했는데 왜 더 피로하지.

 아무 일이 없을 때는 비참함을 느꼈다. 특히 방학 끝날 무렵에. 새학기가 빨리 시작되서 하루라도 어서 공부를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또 했다. 하지만 정작 학기가 시작되고 과제와 시험에 치여살게되면 빨리 방학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 순환이 졸업무렵까지 반복되더니 여기서도 마찬가지라서, 지금은 숨이 턱턱 막히는 순간이지만 이게 끝나면 또 일을 갈구하게 될거란 걸 알고 있다. 얼마나 아이러니한 상황인가. 따지고보면 극단적인 쏠림에서 오는 불균형이 문제인데, 스웨덴 학생들은 꽤 영리한 해답을 찾은 듯 하다.

 예전에도 적었던거 같은데, pc실에 있다보니 확실히 알게되었다. 그렇게 시끄럽던 장사꾼같은 학생들도 오후 5시가 되면 모두다 후다닥 사라진다. 24시간 오픈 pc실인데도. 정말 단 한 명도 안남는다. 물론 남는 일부 학생들도 있지만 거의 다 썰물처럼 빠져나간다. 아침 8시 1교시를 가면 이미 학교앞의 자전거정류소는 만원인데, 이를 통해 추론해보면 여기 학생들은 아침 8시~오후 5시까지 집중해서 학교생활을 하고 집에 가서 여가를 즐기고 있는 듯 하다. 뭐 아닐 수도 있겠지만. 직장인이라면 이해할 수 있지만[각주:3] 학생들이 저런 칼같은 생활을 즐기는걸 보니 참 신기하면서도 부럽기도 하다. 사실 한국에서도 충분히 실천할 수 있는데, 아니, 따져보니 이곳은 쿼터제고 한국은 학기제라서 하루에 듣는 강의 시간 차이 때문에 저녁공부는 어쩔 수 없는 필연인듯. 

 내일은 고스트 투어[각주:4]가 있는 날인데 2차텀 마감이 내일인 관계로 투어갔다와서 다시 텀을 하는 좀 황당한 스케쥴이 되버렸다. 투어를 투어로 즐기지 못하고 머리 속엔 계속 허프만 코딩과 DPCM 인코더가 돌아가고 있을거 같다.


  1. 경사면에 세워진 듯 하다. [본문으로]
  2. 건물 지하 전체가 PC실인데 PC실 숫자만 10여개가 넘는다. 그룹스터디룸도 '매우' 많다. [본문으로]
  3. 사실 직장인들도 야근덕에 5시 퇴근하는 경우가 그리 많지 않다. [본문으로]
  4. 룬드에 숨겨져있는 괴기하고 으시시한 이야기를 도시를 돌아다니며 들려준다는데..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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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팅하느라 밤을 지새우고 잤음에도 불구하고 9시에 칼같이 눈을 떴지만 오후 1시 수업까지 좀 애매하다 싶어 다시 잤다.  점심 즈음엔 중도 지하 카페테리아에서 커피를 마셨다.

 LTH에서 'en kaffe[각주:1]' 하면 'fem krona[각주:2]'라는 답을 받으면서 깔끔하게 계산을 하는걸 보고 그대로 따라했었는데, 여기선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혔다. en kaffe 했더니 뭐라고 되묻는다. 하긴 전에 샐러드 달라고 하니 vad salad[각주:3]? 라고 되묻더라. 샐러드가 샐러드지 뭐 -_-; 뭔가 더 있나보네. 아무튼, 정신차리고 vad sa du[각주:4]해서 들어보니 lite eller ???[각주:5] 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하하.. lite는 little인데 수업시간에 참 많이도 들었던 단어다. 그럼 eller 뒤에는 큰거라는 뜻이겠네. 살펴보니 커피 잔이 작은게 있고 큰게 있었다. LTH에선 카운터에서 바로 잔을 볼 수 있지만 여기선 앞의 미묘한 장애물덕에 무슨 컵을 들고 있는지 볼 수 가 없기때문에 저런 질문을 한 것이다. liten이라고 말하고 계산을 하는데 10 크로나란다. 뭐야 이 날강도들은; LTH에선 단돈 5 크로나인데. 여기 커피는 아라비카산 고급원두를 스웨덴 장인이 한방울 한방울 한약달이듯이 만들었나;; 하지만 영어 한마디 안쓰고 스웨덴어로만 계산을 끝낸다는 점은 뿌듯했다. 하아 불법체류하다가 시민권이라도 받은 기분이야. 레인펠트도 나를 쫓아내진 못할 것이다.[각주:6] 

 수업들어가니 20명 정도의 애들이 있었다. 2주전엔 시작이 4명이었는데! 오늘은 즐거운 문학시간. 문학 교수님 수업은 토론으로 시작해서 토론으로 끝난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서구식 토론수업의 결정체. 정말 끊임없이 물어보고 서로의 의견을 나누게 만든다. 하아 -_- 이런게 인문학 수업이지. 09년 2학기 들었던 고전강독 수업 이후로 다시금 맛보는 괜찮은 수업이다. 이런 것과 달리 LTH 수업은 지루하기 짝이 없은 일방적인 강의형식으로 진행되는데 수업이 쭉 겹쳐서 같이 다니는 애 말로는 끔찍하단다. 퀘백에선 공대 수업도 학생들이 책을 읽어보고나서 궁금한 점을 수업시간에 끊임없이 질문하고, 이에 대해 답변하고 토론하는 식으로 수업이 진행된다는데. 나는 러시아 억양 영어로 열심히 PPT를 읽는 노교수님의 강의나 신병교육대 교관처럼 몰아붙이는 강의를 하는 교수님이 질렸다. 차라리 연습시간 조교한테 배우는게 더 낫다. 

  문학은 그 시대의 사회상을 반영한다는 누구나 다 아는 명제로 시작된 수업은, 노동계급 문학이 스웨덴에서 중요한 이유, 왜 영향력이 강한가로 이어지고나서 각국의 다양한 작가들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만약 자신이 외국인에게 자신의 나라 사회상을 가장 잘 알 수 있는 작가를 소개한다면 누굴 소개하겠는가? 였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일상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내는 故 박완서 작가가 가장 우리나라 사회를 잘 이해할 수 있는 작가가 정답이라 느꼈다.
 
 나는 책으로 문학을 거의 읽지 않는다. 고등학교때까진 읽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스토리가 있는 한편의 이야기들은 영화나 드라마, 게임으로 접하고 책은 사회과학,역사,철학같은 딱딱한 것만 읽게 되었다. 왜 그렇게 됐는지 생각해보니까 그냥 저쪽 분야가 더 끌려서 많이 읽다보니 상대적으로 안읽게 된거 같다.

 교수님은 애들에게 질문을 던졌는데 제대로 아는 애들이 없었다. 자기나라 작가를 모르는 이유(라고 쓰고 변명)으론 '나는 문학을 전공하지 않아서 모른다'같은 궤변부터 시작해서 '우리 천조국[각주:7]은 작가의 국적따윈 보지 않습니다.'같은 미부심 돋는 것까지 있었는데 결과적으로 수업이 잠시 진행이 안됐다. 책을 안읽나 보다. 아니, 책을 안읽어도 중고등학교 때 교과서에 나오는 몇몇 유명 작가들이 있지 않던가. 흠..

 절정은 지난 영화학 시간에 교수님께 태클을 걸었던 우락부락한[각주:8] 잉글랜드 여자애였는데 교수님이 콕 찝어서 영국의 대표작가는 누가 있니? 라고 하자 "조앤 롤링"이라고 답했다. 아... 해리포터. 맞는 말이다. 해리포터만큼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작품이 어디 있겠는가. 하지만 교수님은 좀 당황한듯. 아마 찰스 디킨스[각주:9]같은 답변을 원했겠지. 근데 따지고보면 해리포터가 영국의 사회상을 반영하는가? 영국은 마법이 난무하는 세계군.ㅋㅋㅋ 

 잠시 침체기 'ㅅ' 에 빠져든 수업은 수업을 절대 빠지지 않는 미국애가 샐린저[각주:10]를 언급하면서 다시 물꼬를 트게 되었다. 오, 샐린저. 내가 샐린저의 저작들을 읽은 이유는 순전히 미국의 각종 음모론에 이 사람의 소설이 연루되어있다는 것이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완전히 말도 안되는 소리였다.[각주:11]

 스칸디나비아에는 범죄 소설이 발달했는데, 또 다시 wallander이야기가 나왔다. 그러고보니 얼마전 경향신문이었나? 북유럽 특집으로 북유럽 범죄 소설 소개 기사가 있었는데, 한국에도 번역판이 많이있다 한다.

 수업은 게이인지 뭔지 알 수 없는 게이같은 패션을 하고 있는 애가 자신은 외국인에게 미국 게이를 주제로 소설을 쓰는 작가들을 소개시켜주겠다고 해서 교수님과 마찰을 빗는둥[각주:12] 이래저래 요란하게 끝났다. 그와중에 나는 주위 애들이랑 곰돌이 푸우에 나오는 로빈이 게이인가 아닌가로 토론하고 있었다. -_-;

 토론식 수업이나, 어학 수업같은건 수강하는 사람이 뭔가 직접 하는게 있으니까 지루하지 않고 좋은데, 일반적인 강의식 수업은 확실히 지루하다. 얼간이 호머라면 boring을 외치고 뛰쳐나갔을텐데. 뭐, 과목 특성상 어쩔 수 없이 그런 부분이 있는거 같기도 하고.

 집에와선 어쌔신크리드 브라더후드 엔딩을 봤는데 아.. 또 떡밥만 던지고 끝났다. 다음 편이 나오는건 좋은데, 좀 확실하게 끝내줬으면 했는데.  다음주부턴 이스터까지 다시 2차 텀을 달려야한다. 그전엔 좀 쉬어둬야지. 

 


 
  1. 커피 한 잔 [본문으로]
  2. 5 크로나 [본문으로]
  3. 무슨 샐러드? [본문으로]
  4. 한국어로 그대로 직역하면 너는 뭐라 말했는가. [본문으로]
  5. 작은것 혹은 ?? [본문으로]
  6. 레인펠트는 현재 스웨덴 총리.이민제한 정책을 추진했다. [본문으로]
  7. 은 미국. [본문으로]
  8. 겉보기에도 쎄보인다. -_- [본문으로]
  9. 19세기 영국 작가. 올리버 트위스트 하면 다 알듯. 스크루지 이야기도 이 작가 작품이다. [본문으로]
  10. <호밀밭의 파수꾼> 작가. 사족으로 난 이 책을 원서로 읽었는데 욕이 매우 많이많이많이 나오는 관계로 영어로 된 욕을 많이 배우게 되었다. -_-;;;;; [본문으로]
  11. 애초에 뭔가 기대하고 읽은건 아니다. [본문으로]
  12. 교수님이 원한건 각 나라의 노동계급 소설,사회상을 반영하는 소설. 뭐 이런거였는듯.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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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TH 건물들은 대개 우리나라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양옥' 형식의 건물이 많다. 그러니까 빨간 벽돌로 쌓아올린 건물. 열람실에서 공부하다가 알게된 중대한 차이점은, 우리나라에선 건물 외벽은 빨간 벽돌이지만 내부에는 시멘트를 덧대고 벽지를 바르던가 페인트칠을 해서 벽돌이 전혀 안보이지만, 여기선 그냥 벽돌이 끝이다. 만약 해머같은 걸로 열심히[각주:1] 벽을 내려찍는다면 건물에 구멍이 쉽게 뚫릴 것이다. 


 열람실에서 공부하고 있으니 가슴이 먹먹해지면서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정말 장난 아니구나. 엔트로피[각주:2] 씹어먹고 AEP까지 넘어가다가 연습문제 한 번 풀어봤는데 막막하다. 정보이론이나 미디어처리나 제목이랑 전혀 상관없이 그냥 수학 과목이라는 생각만 들었다. 그래, 난 각종 엔트로피 정리들 증명을 할 수 있어. 그런데 이거 뭐 어쩌라고.. 

 미디어처리는 더 답답하다. 교재가 아직 안와서 ppt를 계속 보는데 보면 볼수록 추상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차라리 matlab 실습만 계속 하는게 편하겠다. 텀은 3개로 1차 텀은 다음주 마감. matlab으로 bmp 파일을 yuy?였나.. 이름은 들어봤지만 사용해본 적 없는 포맷으로 변환하는건데 처음엔 cs시간에 배운 비트맵 레이어[각주:3]가 도움이 될거 같아서 좋아했는데 그닥 상관이 없었다. 

 
 2학년 2학기 공학수학 시간이 생각났다. 1계 제차 선형 미분 방정식 배울때는 괜찮았는데 뒤에 코시-오일러 방정식으로 기계공학 응용 문제를 푸는 부분에서 머리가 텅 비었었다. 수학적인 부분만 배울땐 "이거 그래서 어디다가 사용하는데?" 라고 했는데 막상 실제 응용 문제가 나오니  손도 못대고 말았다. 그렇게 수학에 약한 내가 여기서 한 학기에 수학 비중이 큰 과목을 두 개나 수강하다니. 

 그나마 다행인건 정보이론이나 미디어처리나 결국 엔트로피나 양자화는 함께 쓰는지라 내용이 조금 겹친다는거 정도. 한국에 있었으면 정보이론은 들었어도 미디어처리는 절대 수강 안했을텐데. 이런 복잡한 생각이 얽혀있는 동안 주위를 살펴보니 여기 애들도 공부를 참 열심히 한다. 난 1시간마다 10분정도 쉬었는데 내 옆자리 애는 자리에서 미동도 하지 않는다. 

 지난 학기 밀린 학습심리학 진도 따라잡느라 기말고사 때 생물심리학 학점이 장렬히 전사[각주:4]한 걸 떠올리며 다시 집중해서 공부했다. 내일은 스웨덴어 필기시험인데 애들한테 시험장소를 물어보니 아무도 모른단다. M hus라는거 밖에.교수님은 총괄 책임자가 메일로 알려줄거라는데 메일은 오지도 않고. 뭐.. 내일 어떤 식으로든 해결이 되겠지.

 


 
  1. 좀 많이 열심히.. 손으로는 불가능할듯 [본문으로]
  2. 역학에서의 엔트로피와 정보이론에서의 엔트로피는 조금은 다른 의미인듯. 여기선 후자. [본문으로]
  3. 이제는 경험해 볼 수 없는 박명순 교수님의 CS 텀 [본문으로]
  4. 학습심리학은 기말범위가 11개챕터였나? (중간고사는 3개 챕터 -_-; 교수님이 진도조절을 실패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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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교시 수업때문에 알람을 6시에 맞춰놨다. 자기전에 분명히 끄고 다시 자겠지..라고 생각하며 누웠다. 잠이 안와서 시간을 보니 새벽3시. 그냥 포기하면서 아마 이대로 잠들었다간 늦잠잘테니, 비몽사몽으로 있는편이 낫겠다 라고 생각하며 있는데 갑자기 알림이 울렸다. -_-; 그 사이에 잠든것이다. 하지만 반사적으로 끄곤 다시 잠을 잤다.

 꿈에선 누군가와 이야기를 했는데 "지금 이 시간에?" 라는 말을 하면서 꿈에서 깼다. 시간은 7시 30분. 10시 수업일때 9시 30분에 깨면 거의 포기를 했는데 이번엔 달랐다. 식사하고 씻고 외출하기까지 20분. 7시50분에 출발해서 LTH에 도착하니 8시 5분이었다. 역시 사람은 다급해지면 큰 힘을 발휘하게 되는거 같다. 

 룬드의 지형은 남쪽에서 북쪽으로 갈수록 높아지는데 언덕도 아니고 평지도 아니고 참 이상한 지형이다. 오늘같은 경우  중간에 쉬지도 않고 페달을 밟았는데, 천문학과 건물 지날때 쯤엔 다리가 부서지는줄 알았다.

 수업은 미디어처리. 상트 페테르부르크 대학교에서 온 방문교수님이 가르치시는데 렁글리시 작렬.. 게다가 푸리에 변환이 불꽃처럼 뿜어내는데 공수1만 들은 나는 멍하게 있었다. 쉬는시간에 같이 수업듣는 애랑 이런저런 이야기하는데 칼마른 네이션에서 일한다고 한다. 나도 블레킹스카[각주:1]에 무비나이트 워킹 조인을 했는데 연락이 없다. 'ㅅ' 수업끝나고 집에 같이 가자는데 도서관가야된다고 쿨하게 "vi ses"를 외쳐주고 도서관 직행.
 


 문돌문돌열매 먹는 중도나 SOL 센터와는 다르게 LTH 학습센터는 참 이공계스럽다. 1인 열람실보다는 그룹스터디(주로 텀을 하니까..)위주의 자리 구성과 식사, 회의,공부,잡담 모든 것이 한 곳에서 이뤄지는게 참 낯설면서도 이공계스러웠다. 노트북도 요란하게 치장하고 있고. 노트북 치장하면 나도 뒤지지 않는데.[각주:2]

 
 책값이 너무 비싸서 pdf파일 인터넷에 구해 인쇄했다. 여기선 자동으로 양면인쇄를 해주기 때문에 프린트비가 한국의 절반이다. 하지만 환율을 생각해보면 장당 30원~40워정도? 여기 카페에서 점심을 먹어야될거 같은 기분이 들어서 메뉴판을 보고 전혀 모르는 음식을 주문했더니 전혀 모르는 음식이 나왔다. 고기다진거에 치즈를 올린 음식인데 맛은 토핑이 과한 피자맛이라고 해야되나. 


 점심먹고 천문학과 구경을 갔는데 들어가니 세미나인지 컨퍼런스인지 무슨 행사를 하고 있었다. 왠지 뻘쭘해서 건물 한바퀴 돌고 나왔다. 바람이 얼마나 부는지, 온도는 괜찮은데 바람이 분다. 한국은 눈이 온단다. 오스트리아 애가 한국엔 3월에도 눈온다는 이야기에 눈이 휘둥그레지던데, 말하고나서 좀 잘못말했나 싶었는데 오늘 한국에 눈이 왔으니 다행(?)이었다.
 

 공부를 해보고, 기출 문제를 보니 이거 진짜 매일매일 공부안하다간 F 띄우고 장렬히 전사할 거 같다는 느낌이 왔다. 문과 과목 들었으면 룰루랄라 여유부렸겠지만 이공계니까 그저 다른 나라 이야기. 스웨덴어 수업 들을때 애들한테 주말에 뭐했냐고 물으면 죄다 "과제했다","프로젝트 했다."라고 답하던게 떠오른다.[각주:3]
 저녁에 집에오려는데 내일이 성 패트릭 데이라는걸 깨달았다. 미국애들이 녹색옷 입고 술마시는것도 좀 이상한데 왜 여기서 축일행사를 하지. 아는 애가 조인하랬는데 녹색의상이 없고 'ㅅ' 별로 안 땡겨서 그냥 집에 왔다. 오랜만에 네톤으로 다중채팅 좀 하고 라스도 보고 프랑스 여행계획도 짰다.  과감히 파리를 버렸다. 프랑스 여행의 컨셉은 에밀리오 알바레스되기. 내일 퀘벡애한테 불어 좀 물어봐야지. 



  1. 였나 벨킨스카였나 [본문으로]
  2. 여러가지 의미에서 'ㅅ' =3 [본문으로]
  3. 분반이 이공계 분반이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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