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지나 메일로 문의가 여러차례 들어와서 글로 남깁니다.


 알아보기 쉽게 간단하게 작성하겠습니다. 

1. 말뫼,룬드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기차를 타고 갈 수 있습니다. 말뫼까진 20분, 룬드까진 30분.

2. 코펜하겐 공항 도착 터미널 (아마 3까지 있을텐데)은 전혀 중요치 않아요.. 왜냐하면 어느 터미널이든 결국 나오면 여기로 오게된까요.  

3. 빨간머리 아줌마들이 우르르 다니길래 찍었던 사진. 아무튼. 자 공항에 도착하면 이 장면(아줌마들 말고 ^_^;)을 보게 되는데 여기서 직진하면 코펜하겐 지하철로 가는거고 오른쪽으로 꺾으면 스웨덴행 기차타는 곳입니다. 

4.그러니까 사진에서 왼쪽 위에 Metro보이죠? 숫자 2있고.. 저거 말고 오른쪽에 Spor Track 보이나요? 저기가 기차타는곳입니다.

5. 가면 티켓 발매기가 여러개 있는데 종류가 여러개입니다. 그래서 어느 기계로 뽑느냐에 따라 티켓모양이 다른데, 모양만 다를뿐이니 뭐로 뽑아도 상관은 없습니다.

6. 뽑을때 영문화면으로 바꾸시고 목적지에서 Malmö 나 Lund 를 선택합니다.

7. 그 다음 객석 클래스를 고르는데 돈 많으면 1등석하시고 아니면 그냥 2등석을 고릅시다. 

8. 그 다음 신분을 고르는데 Student 학생을 선택합니다. 학생이 제일 쌉니다; 아니다 어린이가 가장 싼데 여러분은 어린이가 아니겠지요. 일반인이면 그냥 adult 고르시면 됩니다.

9.  가격은 아마 135 dkk 우리나라 돈으로 약 2만5천원 -_- 정도 할겁니다.. 

10. 결제는 저는 항상 카드로 했는데 그냥 카드 투입구멍에 넣고 비번 입력하고 okay누르면 결제됩니다.

11. 카드는  해외결제 가능한 체크카드나 신용카드를 쓰면 됩니다.

12. 현금결제는 안해봐서 모르겠는데 information desk에 물어보세요! 카드만 받을리 없기 때문에 당연히 현금결제 가능할겁니다. (룬드역이나 말뫼역도 직원한테 현금결제 가능하고 아니면 걍 기계에서 뽑으면 됩니다. 우리나라 기차타는거랑 똑같지요.)

13. 열차는 24시간 운영하고 배차간격은 10분정도입니다. 물론 새벽엔 배차 간격이 길긴 한데 (거의 한시간쯤?) 어쨋든 24시간 운영합니다.

14. 짐을 끌고 열차타러 내려갑니다. 내려가서 열차가 오면 그냥 타면 됩니다.  Göteborg (예테보리) 나 Malmö 라고 열차 전광판에 목적지가 적혀있으면 그게 맞는 겁니다. 아니, 거긴 어차피 한쪽방향으로 가니까 아무거나 타도 상관은 없어요.

15. 열차엔 객실이 세 종류가 있습니다. 1등석(1st klass라고 적혀있습니다.) 2등석인데, 일반 2등석은 그냥 우리나라 기차처럼 앉아가는거고 캐리어 끌고 가는 사람들을 위한 2등석이 있습니다. 이건 어떻게 생겼냐면 우리나라 지하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의자 양쪽에 일렬로 쭉 있고 끝. 1월 중엔 스웨덴으로 가는 학생이 많아서 만원을 이룰겁니다.

16. 티켓 검사는 승무원이 와서 "티켓 주세요." 이래서 보여주고 기계로 찍든가, 볼펜으로 사인을 받던가 어떤식이든 승무원이 체크를 해줄겁니다.

17. 가는 도중에 외레순 다리를 통해 해협을 건너는데 중간에 짜잔하면서 휴대폰에 로밍이 스웨덴으로 바뀌면 여러분은 스웨덴에 들어온겁니다;; 말뫼와 룬드 사이사이에 여러가지 작은 역들이 있는데 신경 쓰지 마시고 기차 내 전광판과 안내 방송에서 "말머~"나 "룬~드~" 이러면 내리시면 됩니다. 제 기억에 말뫼 다음에 역 하나 있고 그 다음이 룬드였던거 같네요.

18. 내릴땐 그냥 짐가지고 내리면 끝입니다.
참고: 기차 문은 자동으로 안열립니다. 문 중앙에 버튼이 있는데 눌러야 열립니다. 물론 이 시기엔 여러분 대신 이 버튼을 눌러줄 사람들이 넘쳐나니 당황하지 마세요.

19. 룬드의 경우 Arrival day에 역에 파란티셔츠를 입은 학생들이 나와있는데 룬드학생들입니다. 다가와서 여기 공부하러 왔냐고 먼저 묻기도 하고, 안물으면 가서 나 여기 유학왔다고 이야기하세요.


20. 룬드역 대합실에 가서 룬드대학교 학생들의 인솔에 따라주세요. 승합차를 이용해서 AF Building(학생회관)까지 데려다줍니다. 사진에 보이는게 AF Building입니다. 

21. 도착하면 1층 식당에 캐리어를 맡기게 될 것이고, 그 다음 2층에 올라가면 등록을 하게 되는데 거기서 등록하고 또 안내받아서 기숙사 열쇠 받으러 가면 됩니다. 이게 대기시간이 너무 길어서 좀 짜증이 납니다;

22. 자신이 사는 기숙사나 아파트로 AF Building앞에서 돌아오는 승합차를 통해 이동합니다. 도착하면 문따고 들어가서 짐풀고 숙사 애들한테 와썹맨 하고 그러면 됩니다. 

  

 
 종강했다. 끝. 끝. 끝! 시험 빼고 공식적인 일정 종료. 뭔가 후련하면서도 아쉽다. 실감도 안나고. 사실 lth쪽 수업은 뭔가 인간미(?)가 없어서 내심 일찍 끝나길 바랬다.

 수업 끝날때즈음에 데이빗이 얼굴에 피멍이 든채로 왔는데 머리가 완전히 찢어졌었다. 놀라서 물어보니 이틀전에 울타리를 점프해서 넘다가 발끝이 걸려서 머리를 그대로 아스팔트 도로에 박아버렸단다. -_-; 그래서 이마가 완전히 찢어지고 팔꿈치뼈도 부러지고 손도 찢겨졌다는데 그 때 충격으로 눈주위가 팬더처럼 완전히 피멍이 들었다.

 초등학교 4학년때였던가, 영어시간 끝나고 친구들이랑 장난치다가 넘어지면서 책상 모서리에 이마를 박아버렸던 적이 있었다. 그때 충격으로 한 쪽 눈이 팬더처럼 멍이 들고 부어올라서 거의 몇주동안 고개도 제대로 못들고 다녔었다. 초등학생들 수준이 알다시피 똥오줌도 못가리는 애들이 많아서 놀림의 대상이 됐었다.

 아무튼, 앰뷸런스 타고 룬드대학병원까지 실려갔다는데 응급처치비용이 우리돈으로 60만원이고 몇 번 의사를 더 방문했는데 한번 갈때마다 거의 40~50만원씩 나간단다. 어차피 보험이 있기때문에 나중에 환급받을 수 있지만, 내가 전에 관세사건때문에 보건소 진료비용보고 진료를 포기한것처럼, 진짜 저정도 금액이 빠져나가는걸 보면 눈에서 피눈물 나는 심정이다. 

 만약에 통장에 충분한 잔고가 없다면 어떻게 될까? 응급처치 못받고 죽어야 하나; 우리나라에 사는 외국인들도 사고나서 병원갔더니 몇백만원씩 청구되는걸 보고 경악했다는걸 미수다에서 언젠간 본 적이 있다. 역시 외국인이 다른 나라에 살때는 그저 건강하게 지내는게 최선인거 같다. 

 물론 스웨덴에서 풀타임으로 직장에서 일하거나 공부한다면 주민등록증이 나오니까 그때부턴 스웨덴의 거의 모든 복지제도를 누릴 수 있으니까 예외. 교환학생들과 불법체류자들만 불쌍하게 됐다.

 21일에 룬드 문화대축제(번역하니까 정감가고 좋네;)가 열리는데 도시 중광엔 벌써 각국의 요리 부스가 설치되어있었다. 이탈리아부스에서 일하는 요리사는 정말 이탈리아 사람일까. Ezio auditore를 아냐고 물으면 당연히 모르겠지;;

 학교도 축제시즌인데 인문계는 딱히 캠퍼스란게 없어서 뭔가 하는게 없는거 같고, 공대는 캠퍼스가 있어서 여러가지 부스 행사를 한다. lth에는 조그마한 연못 몇개가 있는데 그 중 하나에 워터보드(?) 시설을 설치해놨다. 재미있겠다. 근데 시험기간이니까 딴 나라 이야기.

 그러고보니 룬드 축제는 도시 행사니까 그렇다치고, 학교 축제는 기말고사가 일주일 남았는데 하는 이유가 뭘까... 잘 이해가 안가는 문화의 한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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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시간 집중해서 공부하는 습관을 완전히 잃어버렸다는걸 인정했다. 정말 최악이다. 가장 큰 원인이 뭔지 생각해보니 마음이 조급해서 그렇다. 남은 시간은 2주도 안되고 시험범위는 많고, 한 과목은 다 잊어버린 공학수학 내용이 난무하고 있으니 자꾸 책보면서도 시계만 쳐다보게 됐다.
 근 4일째 비가 내리고 날씨가 흐렸는데 창밖을 바라보면서 사람은 왜 죽는가 -_-; 라는 참 부질없는 고민부터 성적공시란에 'U'가 딱! 하고 붙어있는걸 보게되면 어떻게 하지 하는 현실적인 고민까지 하며 시간을 보냈다. 젠장! 내 커리어는 여기서 끝이라고.

 건너편 동 6층집 개는 어김없이 테라스에 나와서 날 보는건지 어딜 보는건지 모르겠지만 심드렁한 표정으로 인생을 즐기고 있었다. 여러번 언급했지만 거의 2m는 되는 대형견들이 이 도시엔 넘쳐난다. 저걸 집 안에서 키우다니. 대단하다. 개팔자가 상팔자라는 이야기를 떠올려보며 이대론 안되겠다 싶어서 마음을 비우고, 진도를 계획대로 못나가더라도 그냥 해보자.. 라는 생각으로 책을 읽어나갔다.

 생각외로 시간은 느리게 가서, 집중만 잘하면 여유있게 공부할 수 있을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어느덧 이스터 브레이크 전까지 한 내용을 싹 다 봤다. 우와 -_-; 이대로 하다가  미디어처리 1점 차이로 pass 받으면 눈시울이 붉어질거라 확신한다. 
 프린트 안한 파트를 뽑으러 밤 9시에 학교에 갔다. 해가 안지기 때문에 이게 9시인지 5시인지 구분이 안갔는데, 유일한 차이점은 기온인거 같다. 해는 떠있는데 날씨가 딱 밤날씨. 쌀쌀하다. 돌아오는 길에 처음 룬드에 왔던 날들을 회상해봤다. 거의 한달간 길을 헤매고 헤매던 그 때. 얼마나 멍청한지. 이 조그마한 도시에서 길을 잃다니! 으이구 한심! 이랬는데 길을 잃었다..;; 분명히 매번 다니던 길로 갔는데. 지나가는 사람 붙잡아서 길을 물어 집으로 돌아왔다. 


 낮에는 별로 관심을 안줬던 가게 간판들이 밤에 간판 조명탓에 눈에 띄었는데 앱등이들 성지인 애플 서비스센터가 여기에도 있었다. 
 


 이건 약국. 시내 중심에 하나, 도시 남부 st lars 지역에 하나 있다. 


 제일 놀란거! 게임방.. 인터넷 까페가 아니라 대놓고 가게 이름이 'Game center'다. 들여다보니 게임에 빠져있는 사람들과 알바 -_-;도 있었다. 이건 가히 혁명적인데.
 


 치과간판. 우리나라의 그 더러운 -_- 간판 생각해보니 정말 센스 한번 인정해줘야한다. 이건 좀 사족인데, 여기 와서 우리나라 도시미관 저해 제1요소는 간판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찾아보니 다행히 서울시에서 디자인 서울 사업하면서 간판 정비에 들어가서 그나마 좀 나아졌다고 한다. 물론 아직 정화안된 동네가 더 많지만.

 이나라 문화는 오후 5시 되면 칼퇴근하는 문화[각주:1]라서 밤에 길거리를 돌아다니는건 스웨덴인 절반 이민자 절반으로 보인다. 이민자들도 스웨덴의 칼퇴근 문화가 이해가 안가는걸까.

 문화하니까 생각나는데 우리나라에 폐지줍는 노인들과, 밤마다 자전거 찾아 돌아다니는 도둑들이 여기오면 속옷 몇 벌 갈아입어야 할거다. 학교만 가도 한캔에 200원가량 돌려받을 수 있는 빈 캔들이 널려있고, 도시 전체가 자전거 밭이기 때문이다.

 난 우리나라만 유독 자전거 도둑이 설치는줄 알았는데 데이빗에게 들어본 바 캐나다도 만만치 않다고 한다. 자기 삼촌이 가게 앞에 자전거를 세워두고 물건을 사서 계산을 하고 있는데 유리 넘어 보니 도둑이 그 사이에 자전거 안장을 뽑아서 도망가고 있더란다. -_-; 

 은행에 들러 잔고를 확인해봤다. 내 관세 50만원이 돌아왔다. 하하하하하하... 심슨 시즌 13인가 14인가 마지막화가 the secret war of Lisa Simpson인데 이건 나의 secret war였다. 지난 2달간 얼마나 가슴졸이며 살아왔던가. 스웨덴은 행정업무가 얼마나 개판인지, 거기에 물류시스템은 어떻고. 따로 글을 쓰겠지만, 부당한 관세를 환급받으려면 전화 민원,방문 민원, 인터넷 민원 다 안된다. 직접 자필로 손편지를 써서 부쳐야한다. 건물이 18~19세기니까 행정 제도도 그 시대 수준에 머물러 있는걸까. -_-;



 
 

  





 
  1. 정말 '퇴근'이 아니라 '집으로 가는것'을 의미한다. 정말 집으로 간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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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식 영어 발음의 특징이라 하면 거센소리가 된소리가 된다는 점이다.. 예를들어 
카->까, 타->따 이런식으로.. ㅋㅋ

아.. 젠장 수업 들으면서 수업내용은 귀에 안들어오고 저런거나... -_-; 저자 직강은 망한다고군가 그랬던가. 교수님은 훌륭한 학자시지만 교수법은 뭔가 잘못됐는데, 분명히 설명을 하긴는데.. 음.. 정말 설명만 하셔서 문제인거 같다.

 3차텀은 온갖 레퍼런스를 동원해서 순식간에 해치웠는데 만들긴 만들었는데 내용을 이해못하는 이상한 상황이 되버렸다. 아 뭐.. 시험도 다가오는데 텀이야 어차피 pass/fail니까 그냥 통과만 하면 되지 않을까 싶다.

 타국 생활도 한달밖에 안남으니 슬슬 모든게 귀찮아지더니 갑자기 우울함이 밀려왔다. 거기에 미디어처리 시험 예제들을 보니 속이 울렁거린다. 미적을 수강했지만 전공에 미적쓰는 과목이 없다보니 다 잊어버려서 이걸 풀 수 있을까 싶다. 거기에 모니터는 언제 팔아치워야 적정시기인가.. 같은 사소한 고민도 생기고. 

 시내에 중고나라 -_-; 아니 Second-hand shop이 있는데 하나는 전자제품가게인 On&Off옆에 있고 하나는 으슥한 골목안에 있다. 온앤오프 옆가게는 대로변에 있다보니 항상 사람들로 넘쳐났는데 골목안쪽 가게는 어떤지 궁금했지만 가볼 생각을 안했다. 그러다가 용기내서(?)봤는데 역시나 다들 나같은 생각인지 사람이 없다. 손님은 나 혼자. 게다가 물건이 안팔리는건지 어째 물품들이 죄다 골동품같다. 엔틱가구점? ㅋㅋㅋ 그런 느낌. 아기자기하고 고전시대, 아니 고전시대까진 아니고 19세기말~20세기 초 향수를 팍팍 풍기는데 시간여행하는 기분이었다. 가게 구조는 미로같아서 곳곳에 cctv가 설치되어있었고 가게 끝편에는 주인아줌마가 지키고 있었는데 외국인인 내가 들어오니 경계태세 가동! 

 구석에 옷 코너로 가서 모자 좀 쓰고 그러는데 거울 보니 아무렇지 않은척 슬쩍 문 옆을 지나간다. ㅋㅋㅋㅋ 아이고.. 이것이 바로 보이지 않는 핑거포인팅 이라는건가. 허둥지둥 황급하게 달아나다가 붙잡혀서 가방을 수색당했는데 아무것도 안나오는 장면을 연출하고 싶었다;; 공항에서 무슬림이라는 이유만으로 탑승거부당한 사건이 생각났다. 

 엽서 모아놓은 상자가 가장 인상깊었는데 외국에서 가족,친구들이 보낸 엽서를 중고가게에 되팔았다.. -_-; 엽서도 편진데 이렇게 팔아도 되는건가?; 소중한 추억들이 담겨있는건데.. 
 그리고 해군,육군 장교 정복과 모자들도 있었는데 에티오피아 한국전쟁 참전용사들이 먹고살기 위해 훈장파는것도 아니고..;

 아무튼 나를 의심의 눈초리로 계속 감시하는 주인 아줌마를 뒤로 하고 가게를 나왔다. 호머심슨이라면 이 상황에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 "멍청한 스웨덴놈들;; 니놈들은 샌드위치 먹을때 빵을 하나만 사용하지;;"

 텀하고나서 책 좀 보다가 오후 6시 넘어서 집에 가는데 한국에도 벚꽃이 피고 벚꽃놀이를 즐기냐길래 그렇다고 이야기해줬다. 그리고 사실 벚꽃놀이문화는 일본에서 건너온 것이고 일본에선 더 성대하게 즐긴다고 이야기해줬다. 이 사실을 극우 민족주의자 성님들한테 들키면 칼맞을듯.[각주:1]

 앞으로 약 3주간은 정말 죽었다.. 오.. 시험이여.



 
  1. 사족으로, 벚꽃 원산지가 제주도이므로 벚꽃 문화는 한국것이다.. 라고 주장하는 입장이 있는데 원산지와 '문화'를 어떻게 연결시킬 수 있는지 참 의문이다.. -_-;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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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원은 진료를 포기했는데, 의사한테 hej hej하고 안부인사 하는데만 30만원을 내야한다는 사실이 두려웠기 때문이다. 보험가입을 해서 돌려받을 수 있다지만, 당장 저거 내면 밥값이 없다. 게다가 아직까지 진행중인 관세 문제때문에 스웨덴 정부에 돈 갖다바치고 싶은 마음이 0%. 식코가 이런거군. 진료를 포기하겠다는 말에 안쓰러운 눈빛으로 쳐다보는 간호사를 뒤로 하고 떠났다. 그게 어제 일.

---

 스웨덴 룬드만 그런게 아니라 이 주위 동네는 다 그렇겠지만...
겨울에 해 못보는건 이해했지만 4월에 해 못보는건 정말 짜증났다. 하지만 4월 넷째주부터 지금까지 정말 쨍쨍한 맑은 날씨가 연일 이어지고 있어서 몸을 근질근질하게 만든다. 여름에도 제일 더워봤자 25도 언저리까지밖에 안올라가기 때문에 날씨는 항상 선선하고 따사롭다. 게다가 녹지 비율도 끝내주게 높고 지저분한 자동차 매연도 맡을 일이 없기 때문에 도시 전체가 공원이자 자전거 라이딩 코스다.


 정말 날씨가 얼마나 끝내주게 좋은지 서늘한 바람과 찬란한 햇살을 느끼며 자전거를 타다가 그냥 풀밭에 주저앉고 싶을 정도였다. 나무 그늘 사이로 나와 내 자전거 그림자가 교차해서 만들어지는 장면을 보면 정말 가슴이 벅차오른다. 이래서 스웨덴스웨덴 하는구나.. 하아 -_- 

 이런 것과 방학 후 처음 시작된 미디어처리 수업에는 여전히 4~5명만 왔다. 나머지 20명은 어디로 갔는가. 그나마 수업들으러 온 애들도 3차텀 마감이 다음주인데 1차텀도 안해서 텀 제출할 때 코드도 제출해야되냐는 황당한 질문을 하고 있었다. 프로그래밍하는게 텀인데 코드를 안내면 뭘로 평가를;;

 방학전과 마찬가지로 pc실에서 텀을 했다. 전전전 건물 지하에 pc실이 그룹스터디룸 포함하면 그 숫자가  족히 20개는 되는데, 오늘 유난히 많은 수의 학생들이 와 있었다. 생각해보니 기말이 다가오고 있어서 이제 텀을 시작할 시즌이라서 그런듯. 텀 막판에 몰아쳐서 하는건 여기도 똑같구나 싶었다.

 끝내주는 날씨에 야외에서 점심을 먹고 텀을 하는데 역시나 소란스러운 스웨덴애들. 그러다가 어느 순간 모두 다 사라져버렸다. 데이빗과 동시에 설마 오후 5시!! 이랬는데 진짜 다섯시. ㅋㅋㅋ 난 이게 정말 재미있다. 매번 보는 장면이지만, 직장인도 아니고 학생들이 오후 5시 땡! 하면 정말 칼같이 다 가버린다. 대단한 나라다 정말. 

시간이 좀 더 흐르고 나서 "스웨덴 문화를 존중해줘야할 시간이야."라고 운을 띄우고 집으로 갔다. 밥먹고 조금쉬니까 벌써 9시가 다 되어가는데, 아직도 밖에는 빛이 남아있다. 요즘은 밤이 9시 30분은 되야 찾아온다.  돌아갈 때 쯤엔 12시에도 해가 떠 있을까?

 항상 하는 생각이지만 일이 있어서 하루를 바쁘게 보내고 나면 항상 여유가 없다는게 아쉽다. 근데 일 없이 마냥 여유롭게 놀기만 하면 시간을 낭비했다는 이상한 죄책감에 휩싸인다. 그 적당한 경계선은 뭘까? 스웨덴 사람들처럼 오후 5시 칼퇴근? 흠, 괜찮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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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트밀은 생으로 샀을 때, 도저히 그냥은 못먹어서 쿠키를 만들어 먹으려 했는데 레시피가 복잡해서 포기하고 방치했다. 그러다가 코코팝스 하나를 사서 섞어 먹으니 꽤 만족스러운 아침식사 완성. NETTO에 가니 크런키 오트밀을 팔길래 한 번 호기심에 사봤다.

 이때까지 정체를 알 수 없는 여러 신문물-_-; 에 많이 도전해봤는데 결과들이 별로 좋지 않아서[각주:1] 꽤 망설였다. 가격은 5천원쯤 했나? 6천원? 750g에 이정도면 뭐 괜찮은 가격인듯.
 집에와서 뜯어보니 오옷.. 이 맛은.. 味味!! 이 바삭바삭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 향긋한 사과향.. 그리고 달콤한 꿀과 설탕의 조합.. 거기에 유기농 오트밀까지..오.오...

 스코틀랜드에 갔을 때 오트밀 쿠키를 먹어봤는데 오트밀을 이렇게 예술로 승화시킬 수 있다는 사실에 감탄했었다. 근데 이건 그 오트밀 쿠키보다 더 맛있다. 오트밀은 옛날에 스코틀랜드에선 사람이 먹고 잉글랜드에선 사람이 먹었다는데.. 그 역사와 맛없고 끔찍한 식감에 잠시 오트밀을 원망했던 내가 부끄러워졌다. 지금 당장 스코틀랜드로 달려가서 하이랜드를 질주하는 조랑말이 되고 싶다. 그러면 매일 사료로 오트밀을 먹을 수 있겠지;;;그러고보니 예전에 시리얼인줄 알고 산 과일 시리얼이 알고보니 건과일이 섞인 오트밀이었다. 어쩐지 우유에 탔을 때 싱겁더라.

 시간이 지날수록 느끼는 거지만 서양 음식은 조리가 간편한 것이 참 많다. 재료 손질도 거의 안필요하고. 밍숭맹숭한 재료에 소스맛으로 음식을 먹는게 처음에는 어색했는데 적응되니 편하고 좋다. 






 
  1. 스웨덴.. 아니 유럽인의 입맛은 종종 이해 할 수 없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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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차텀 수정을 하기 위해 데이빗과 다시 만나러 학교에 갔다. 반팔티 하나 입고 나왔는데 비가 와서 그런지 바람이 세게 불고 추웠다. 그런데 다시 올라갔다오려니 약속시간에 늦을거 같아 그냥 갔다. 

 아직도 이스터 브레이크중이라서 학교는 썰렁했다. 오랜만에 보는 캠퍼스는 녹음으로 뒤덮혀서 본격적인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듯 했다. 텀은 손쉽게 끝났는데 최근에 알바하느라 코딩 주구장창 하고 있어서 그런가 싶었다. 시간이 좀 남아서 잡담을 많이 했는데 어제 캐나다 총선이 있었단다. 그래서 뉴스 보면서 이것저것 이야기했는데 우리나라나 캐나다나 지역에 따라 후보가 아니라 당에 투표하는건 똑같은듯..

 개념없이 떠들어대는 스웨덴놈들 불평도 하고 세탁실을 습격하는 스웨덴놈들 -_-; 이야기도 하다보니 결론은 스웨덴인들 도덕의식 수준이 좀 낮다..였다. 그래도 신호지키는건 영국사람들보단 나은거 같다. ㅋㅋㅋ

 돌아오는 길은 재앙 수준이었는데 부슬비가 내려서 팔이 마비될 지경이었다. 진짜 그렇게 고통스러운 적은 처음이었다. 집에 다 와서 팔을 움직이니 얼얼하다.. 좀 더 자전거 탔으면 동상 걸렸을듯. 캐나다는 종종 영하 30도까지 내려간다는데 그 날씨에 자전거를 탄단다.. 대단하다.. -_-;

 우표사러 COOP에 가서 우표 달랬는데 till ute Sverige를 직원이 못알아듣는다. ㅠ_ㅠ 문법이 틀렸나 보다. inte Sverige로 구매 성공. 아니 그 이전에 Frimärken↗도 못알아듣더라.. 다시 한 번 이야기하니 Frimärken↘이란다. 젠장; 우체통이 엽서 세장을 넣고 돌아오는데 동네 여자애들이(얘넨 맨날 놀러다니는듯) 수요일날 네이션 가잔다. 네이션? 난 영국여행비 떼우려고 알바해야돼 이런 한가한 녀석들아. ㅠ_ㅠ 

 Jquery 샘플보고 열심히 코딩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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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가장한 4월 14일 목요일 이야기.

 역시나 날씨는 흐렸고, 해야할 일은 많았다. 비극적인 14일은 블랙데이[각주:1], 고스트투어날,미디어처리 2차텀 마감날, 웹개발알바 중간마감날,학교 후배 여친 생일날-_-; 등등.. 여러가지로 뒤범벅되어있었는데, 가장 중요한건 텀인지라 아침부터 텀을 시작했다.

 텀 제안서가 모든 것을 말해준다는 교수님 표현에 따르면 제안서는 정말 clear하다는데, 이렇게 unclear한 제안서는 처음봤다. 심지어 무슨 결과물을 만들어내야되는지도 파악이 안되는 수준. 점심을 pc실 밖에서 대충 쳐묵쳐묵하고 교수님 방에 가서 또 질문하고 다시 텀을 했다. 코드는 점점 더러워지고 더이상 뭐가 뭔지 모를 지경에 이르렀는데 시간은 어느새 흘러 4시 30분. 고스트 투어를 가야할 시간이었다.

 고스트 투어는 룬드에 숨겨진 기괴하고 끔찍한 비화들을 들려주는 투어인데, 성당에 밤에 있으면 오르간이 저절로 연주된다던가, 누구 발소리가 들린다던가 하는 6살짜리 꼬마나 믿을 멍멍이 소리부터 룬드의 중세시대에 있었던 피의 사건들까지 아우르는 여러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투어였다.

 출발하기전에 서성이다가 알게됐는데 같이 투어관람하게된 여자애가 사실 파티에서 만났던 사람이자 우리 아파트 사는 사람이고, 심지어 같은 수업도 듣는 사람이었다. 근데 왜 난 모두 다른 사람이라고 인식하고 있었지. 안면인식장애인가;;

 


 투어할 즈음엔 날짜가 괜찮아져서 사진도 이쁘게 나왔다. 룬드 대성당은 11세기에 지어졌는데 전설에 의하면 트롤이 지었다고 한다. 실제로 안에 가면 트롤상도 있다. 이 성당에 얽힌 재미있는 일화는 여러가지 있는데, 그 중에 기억에 남는게 성당 뒤편 벽이 전면부와 다르게 그을려있는 이유다. 그 이유는 대화재가 예전에 발생해 벽 일부가 불에 탔기 때문. 성당의 가장 오래된 부분을 자세히 보면 사용된 돌 종류가 다르다는걸 알 수 있다. 초기 성당은 사암으로 지었기 때문이라는데, 정말 약간은 셰일느낌의 사암으로 되어있다는걸 알 수 있었다. 망치와 정으로 열심히 두드리면 금방 구멍이 뚫릴듯.

 그리고 가장 충격적인건 시간표에 얽힌 이야기였다. 룬드 대학교 수업 시간표는 10시~12시같이 2시간 단위로 되어있는데 사실 수업시작시간은 10시 15분이다. 왜 시간표엔 10시라고 해놓고 시작은 15분에 하냐면, 옛날 학생들은 시계가 없었기 때문에, 학교가는 길에 반드시 지나쳐야하는 성당 종소리가 자신이 집에서 떠난지 얼마나 흘렀는지 알 수 있는 시계였다고 한다. 이 종소리를 듣고 수업 시작이 15분 남았으니 좀 서둘러야겠구나.. 뭐 이랬다는 이야기. 나같은 경우엔 자전거타고 지나가면서 휴대폰시계를 꺼내볼 수 없어서 성당 종소리에 많이 의지했었다. 
 

 난 왜 저것도 못봤을까 ㅋㅋ 매일 지나다닌 길인데. 저 뒤 돌에 새겨진 남자. 돌을 뚫는 남자? 돌을 부수는 남자? 뭐 그런 이름이었는데, 저런게 있을거라곤 상상도 못했다. 게다가 이 옆엔 고대 바이킹 무덤도 있는데 무덤 주위에 룬스톤이 여러개 있다. 판타지게임에서나 보던 룬스톤이 학생회관 바로 앞에 있다니. 근데 가이드 말로는 사실은 바이킹 무덤이 아니라 쥐무덤이란다. 학생들이 때려잡은 쥐 시체를 넣어놨다나 뭐라나.
 


 저 집 앞쪽 골목에서 학생이 다른 학생을 죽인 사건이 있었는데 그 당시엔 학교내에 법정도 있고 교도소도 있고 사형장도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생긴 문제가 시체가 학교와 도시의 경계에 있어서 어느 관할인지를 두고 한참 시끄러웠는데, 결국 범인은 잡혔고 어찌어찌해서 학교 법원 관할로 사건이 넘어가서 학교 사형장에서 사형당했다. 학교 자체 법정이 있을정도면 1700년대 쯤 일이려나. 이 살인사건으로 저 집은 The house of sin으로 불렸는데 가장 윗쪽 꼭대기 방에 사는 학생은 The highest sinner라고 불렸단다. 
 


 몇 번 언급했던 철학과 건물. 실제 이름은 kungshuset으로 왕의 집이라는 뜻. 덴마크 국왕와 룬드 대주교와 관련된 일화와 있었는데 잊어버렸다. 아.. 역시 일기는 그날 바로바로 써야되는듯.
 

 룬드는 알고보니 피의 역사로 가득찬 곳이었는데, 두 창문 사이 벽이 다른 부분과 달리 부서진 곳을 보수했다는 느낌이 드는 이유는, 중세시대에 전투를 하다가 박살이 나서 그렇단다. 룬드 대주교는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군대도 보유했단다. 룬드 대성당 주위는 일종의 요새였다. 그래서 룬드 성당 뒤쪽 뜰에선 수많은 유골이 발견되기도 했고, 효수[각주:2]가 행해지던 곳이기도 했다. 이 도시엔 아직도 중세시대의 흔적이 너무나도 많이 남아있다. 다른 예로 룬드 중앙광장은 광장(Square)이 아니다. 사각형이 아닌 삼각형 모양을 하고 있는데 이건 11세기 스타일의 광장이라 한다. 다른 유럽 도시들도 그렇겠지만, 이곳도 그렇고, 꽤나 부러운 점 하나는 오래된 건물들이 참 많이 남아있다는 것이다. 그게 부러운 이유는 그렇게 오래된 건물들이 관광지나, 보존을 위해 출입이 금지된게 아니라 아직도 상업공간,주거공간으로 쓰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11세기면 십자군 전쟁도 일어나기 전인데 이 때 지어진 건물에서 불쑥 튀어나오는 스웨덴 꼬마애들을 보니 기분이 묘했다.

 마지막으로 인상깊었던건 성당과 마찬가지로 매일 지겹게 지나다니던 성당 뒷골목 가구가게 옆집이 룬드 대주교(아크비숍) 집무실이었다는 사실. 아무렇지 않게 그냥 지나가던 곳이 수많은 이야기로 가득찬 곳이었다니. 그저 놀랍기만 하다.
 

 투어가 끝나고 텀을 마감하기 위해 다시 학교로 가야했다. 집에 갈 수 없어서 케밥가게에서 식사를 했다. 오래산 프로페셔널 -_-; 룬드 시민인양 뜻 모를 케밥 요리를 스웨덴어로 자연스럽게 달라했더니 키클링(닭)이냐 ??? 냐 묻는데 뒷 단어를 몰라서 온지 얼마안된 외국인인게 들통났다;;[각주:3] 케밥하면 소고기나 양고기로 통일인줄 알았는데 닭고기도 있었다. 맛은 뭐.. 갈릭소스빨; 집에서도 쉽게 요리 할 수 있을거 같다.

 아무도 남지 않은 학교로 다시 가서 텀을 했다. 텀이 끝난건 새벽 두시. 데이빗이 보고서를 끝내고 교수님에게 메일까지 보내고나자 온 몸에 힘이 쫙 풀리면서 피로가 밀려왔다. 지상으로 올라와 문을 나서니 한 치 앞도 볼 수 없는 '엄청난'[각주:4] 안개가 나를 맞이했다. 이 신비로운 자연 현상 보려고 그렇게 고생을 했나. 

 역시 교환학생은 어디까지나 관광객이 아니라 학생이다보니 공부하면서 재미를 느껴야 제맛인듯.. 

 
  1. 이런 데이 시리즈 참 어거지같은데, 짜장면이 맛있으니 블랙데이만큼은 봐준다;;; 하아.. [본문으로]
  2. 목을 잘라서 창이나 기둥에 걸어두어 형벌. 일벌백계의 의미로 많이 이용됐다. "니들도 나중에 이렇게 되는 수가 있다. 조심해라~" 이런 이런 의미? ㅋㅋ [본문으로]
  3. 은 그냥 농담. 'ㅅ' =3 겉모습부터 외국인인데 뭘;; 머리속으론 데이빗에게 "run for your life!"하고 그대로 도주하면 심슨같은 장면이 연출될거 같단 생각에 킥킥댔다. [본문으로]
  4. 사진 찍어둘껄.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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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요일부터 다시 날씨는 흐려져서 해보는 일이 없어졌다. 게다가 매일같이 쏟아지는 부슬비덕에 기온은 내려가고 바람은 '강풍'이 아니라 '광풍'수준. E 빌딩 지하는 지하와 지상의 애매한 경계[각주:1] 사이에 있어 라디에이터가 있어도 춥기만 했다.

 한 공간에 오랫동안 있으면 주위 사람들의 행동도 어렴풋이하나 보게되는데, 여러날이 흐르니 일종의 문화랄까, 관습이 보였다. 대표적인것이 PC실[각주:2]이 시장바닥수준으로 시끄럽다는 것인데, 잡담을 하는건지 과제 토론을 하는건지 모르겠는데 정말 시끄럽게 떠든다. 아마 락밴드가 난입해서 콘서트해도 아무렇지 않을 듯. 

...라고 생각했었는데, 오늘 보니까 다른 스웨덴인들 중에도 떠드는 사람들에게 안좋은 눈길을 보내는 치들이 여럿 있음을 알게되었다. 그러므로 이건 일부 스웨덴 애들이 그냥 개념이 없는거였다.

 지하 카페테리아에 가보면 점심먹고 안치운 쓰레기들이 인산인해를 이루는데 버거킹에서도 그러는걸 예전에 봤으니, 종합해보면 여기 나라 사람들 도덕 의식은 꽝인거 같다. 여러번 언급한 무단횡단도 그렇고. 

 카페테리아 자판기는 정말 이상했는데, 친구가 10크로나를 넣고 5크로나짜리 음료수를 뽑았다. 그러더니 잔돈으로 10크로나가 나왔다. 그래서 공돈이다 싶어 5크로나를 넣고 음료수 버튼을 누르자, 음료수는 안나오고 동전이 반환되서 나왔다. 그래서 다시 동전을 넣고 음료수를 선택하니 음료수가 안나오고 동전은 그대로 기계가 먹었다. -_-;

 근 몇일간 아침부터 저녁까지 텀을하고 집에 간다. 집에 도착해서 밥을 먹으면 몰려오는 피로감에 허덕이다 잠든다. 일어나면 다시 텀하러 학교로. 한국 있을 때도 공부하는건 비슷했는데 왜 더 피로하지.

 아무 일이 없을 때는 비참함을 느꼈다. 특히 방학 끝날 무렵에. 새학기가 빨리 시작되서 하루라도 어서 공부를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또 했다. 하지만 정작 학기가 시작되고 과제와 시험에 치여살게되면 빨리 방학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 순환이 졸업무렵까지 반복되더니 여기서도 마찬가지라서, 지금은 숨이 턱턱 막히는 순간이지만 이게 끝나면 또 일을 갈구하게 될거란 걸 알고 있다. 얼마나 아이러니한 상황인가. 따지고보면 극단적인 쏠림에서 오는 불균형이 문제인데, 스웨덴 학생들은 꽤 영리한 해답을 찾은 듯 하다.

 예전에도 적었던거 같은데, pc실에 있다보니 확실히 알게되었다. 그렇게 시끄럽던 장사꾼같은 학생들도 오후 5시가 되면 모두다 후다닥 사라진다. 24시간 오픈 pc실인데도. 정말 단 한 명도 안남는다. 물론 남는 일부 학생들도 있지만 거의 다 썰물처럼 빠져나간다. 아침 8시 1교시를 가면 이미 학교앞의 자전거정류소는 만원인데, 이를 통해 추론해보면 여기 학생들은 아침 8시~오후 5시까지 집중해서 학교생활을 하고 집에 가서 여가를 즐기고 있는 듯 하다. 뭐 아닐 수도 있겠지만. 직장인이라면 이해할 수 있지만[각주:3] 학생들이 저런 칼같은 생활을 즐기는걸 보니 참 신기하면서도 부럽기도 하다. 사실 한국에서도 충분히 실천할 수 있는데, 아니, 따져보니 이곳은 쿼터제고 한국은 학기제라서 하루에 듣는 강의 시간 차이 때문에 저녁공부는 어쩔 수 없는 필연인듯. 

 내일은 고스트 투어[각주:4]가 있는 날인데 2차텀 마감이 내일인 관계로 투어갔다와서 다시 텀을 하는 좀 황당한 스케쥴이 되버렸다. 투어를 투어로 즐기지 못하고 머리 속엔 계속 허프만 코딩과 DPCM 인코더가 돌아가고 있을거 같다.


  1. 경사면에 세워진 듯 하다. [본문으로]
  2. 건물 지하 전체가 PC실인데 PC실 숫자만 10여개가 넘는다. 그룹스터디룸도 '매우' 많다. [본문으로]
  3. 사실 직장인들도 야근덕에 5시 퇴근하는 경우가 그리 많지 않다. [본문으로]
  4. 룬드에 숨겨져있는 괴기하고 으시시한 이야기를 도시를 돌아다니며 들려준다는데..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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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시에 텀을 시작했다. 근 5일만에 해가 떴는데 정말 기분이 좋았다. 아침에 창문 안으로 쏟아지는 햇살이 얼마나 좋은지. 여기 사람들은 햇빛만 나오면 '환장'을 하는데, 요즘 정말 공감한다. 오랫동안 해를 못보다니 갑자기 해를 보니 그렇게 기분이 좋을 수가 없다. 음침한 블랙메탈이 북유럽에서 탄생한 이유도 이해가 가고. 

 거리엔 아침부터 노천카페에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들어 바글바글거리고 거리엔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음악가도 등장했다. 게다가 드디어 나무에서 잎사귀가 나올 조짐이 보인다.. 이 말인 즉슨.. 스코틀랜드에도 슬슬 잎사귀가 나온다는 말이지. 하하하. 어서 예약해야겠다.

 1차텀의 문제는 문제가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는 것이었다. 알고리즘 과정 하나한를 다 분리해서 돌려보니 몇가지로 축약이 되긴 하는데 정확히는 모르겠다. 점심먹고 나서도 해결이 안되다가 기적적으로 문제가 자료형이 unsigned integer라서 negative값이 저장되지 않기 때문이란걸 깨달았다. 그래서 고치고 테스트하길 몇번째.. 드디어 decimation하기 전 이미지가 완벽하게 나왔다. 이 승리의 기쁨을 누리기 위해 잠시 과자를 사러갔는데 정말 특이한 자판기를 봤다.

 이 자판기는 돈을 넣고 버튼을 누른 뒤에 오른쪽에 문을 열고 손을 집어넣으면 왼쪽의 타원이 돌면서 물건이 나온다. -_-; 처음엔 문의 존재를 전혀 알지 못해서 도대체 어디로 물건이 나오는가를 두고 데이빗과 한참이나 고민했다. 


 글로 적으면 정말 순식간인데, 과정은 7시간 가까이 걸렸다. 저거 띄우려고.. 아.. 결과적으로 교수님 소스는 하나도 도움이 안됐다. 끝내고 나서 얼마나 후련한지 모른다. 09년에 CS텀  끝냈을 때 만큼[각주:1]은 아니지만, 날씨 덕인가.. 굉장히 기뻤다.

 돌아오는 길에 스웨덴인들이 무단횡단을 얼마나 아무렇지 않게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아침에는 라뱅쓰리런도 아니고 교차로에 있는 세개의 횡단보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무단횡단이 일어나는 것을 구경하는 경이로운 체험도 했다. 참 신기한 나라.

 또 재미있는건 얼추 1m50은 되보이는 거대 불독을 애완견으로 데리고 다니는 사람을 봤는데, 여기 사람들이 '거대 사이즈'의 개를 많이 키우긴 하지만 불독을 저 크기로 키우고 있는 사람을 보게 될 줄은 몰랐다. 저 사람 집에 도둑이 들어갔다간 팔 한짝 잃고 인생마감할거 같았다. 


 동네 빵집에 이스터라고 온갖 상품이 다 등장했다.
 


 ㅋㅋ 귀요미 병아리 인형. 



 
  1. 거기까진 좋았는데 텀하느라 교양 공부를 못해서 러시아문화 시험을 망쳤다. 러시아-한일 교류에 힘쓰는 교수님 수업 시험에 푸틴의 정치행보를 비판하는 멍청한 짓을 해버렸다. -_-;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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