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일기가 아니라 주기..

 스웨덴어 수업 한 번 빠졌더니 못따라가서 애먹었다. 역시 수업은 전출하는 것이 옳은 것 같다. 한달 넘게 수업을 들으니 역시 여기서도 고정석 비슷한게 생겼는데 이상한게 내가 앉는 왼쪽 열만 사람들이 로테이션이 된다. 뭐 그래봤자 몇명 안되지만. 처음에는 유럽애들이랑 앉았는데 요즘은 계속 캐나다 미국 캐나다 미국 이런순. 


[ 여기선 수돗물,화장실 물 다 마신다. 사진은 화장실에 있는 컵. 물이 깨끗하기 때문. 우리나라 아리수도 신뢰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대다수 사람들에게 한국은 듣보잡 나라인데 이번이 교환학생 세번째라는 양키는 한국에 대해서 조금은 알고 있었다. 심슨 이야기를 했더니 자기가 싱가폴 있었을 때 한국에서 온 교환학생도 심슨 팬이었다는 이야기를 한다. 그리곤 소녀시대,브아걸,지드래곤 이야기를 하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KPOP nerd같이 생겨먹지 않아서 어떻게 아냐고 하니 한국에서 온 교환학생들이 어느날 자기를 부르더니 동영상을 틀어줬단다. 별로 흥미는 없는데 굿굿 이러길래 예~ 프리티~ 굿굿 이랬다는데 자기 눈에는 암만봐도 지드래곤은 ㅈ같단다. 계속 이야기를 듣자니 싱가폴 기숙사에서 문화고문이라도 당한거 같
다. 으, 그래도 싱가폴 국립대의 한국 학생들은 한국문화 알리기엔 성공은 한 듯. 긍정,부정 어느 쪽인지는 모르겠지만. 'ㅅ' =3
 자기 생각에는 미국에서 제일 유명한 가수는 원더걸스라고 생각한다며 노바디 노래도 안다고 했다. 뭐 누구 투어 쪼르르 따라다닌다는 기사를 봣다고 하는데 아마 조나스 브라더스 -_- 였나? 그랬던거 같은데 얘도 모르는듯. 조나스 이야기가 나와서 자연스럽게 저스틴 비버이야기를 했는데 이 게이같은 생겨먹은 녀석은 MCR만큼이나 어린애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는 모양이다. 


 금요일엔 이번 쿼터에 듣는 대학원 강의 실험를 위한 녹음을 했다. 내가 만든 한국어 문장 60개를 같이 교환학생 온 타 과 선배가 녹음했다. SOL 센터 지하에 있는 녹음실은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을 정도의 시설이었다. 10평 가량의 공간에 정말 무지막지하게 큰 방음재,차음재가 설치되어있어서 그 어떤 소리의 반사도 일어나지 않고, 잡음도 하나 없는 無의 세계라고 해야되나. 고급 마이크를 통해 흘러나오는 목소리의 퀄리티는 얼마나 좋은지. 
으.. 저런 곳에서 공부하면 집중도 잘되고, 기타 녹음하면 얼마나 끝내줄까. 
 스칸디나비아 사회문화 수업을 가니 섬세한 터치와 우아한 목소리의 영화학 교수님 수업의 영향인지 절반 이상이 결석했다. 뭐.. 나머지 1/4정도는 지각이었지만. 이번 수업은 극(Drama) 분야 강의의 첫 시간으로 입슨과 호..홀즈버그? 'ㅅ'; 모르겠다.. 두 사람에 대해서 배웠는데 역시나 유럽,영미권 애들은 한 번쯤은 들어봤고 그 외 출신들은 저게 누구? 이런 상황. 교수님은 아주 x 100 열의가 넘치고 학생들에게 관심이 많아서 한시간 가량은 일일이 학생들 이름을 묻고 왜 스웨덴에 오게 되었는가, 저 작가들에 대해 알고 있는가를 물어봤는데 처음에는 진지한 태도로 인터뷰에 응했길래 나도 진지하게 임했다. 스웨덴에 왜 왔냐길래 솔직히 인터넷 속도가 빨라서 왔다고 하긴 뭐해서 복지모델이 한국에서 큰 논쟁거리라고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뻔한 이야기를 했
는데 뒤에 애들부터 '실수로 왔다', '코펜하겐이랑 가까워서', '서류 하루 남기고 그냥 찍음', '블랙메탈이 좋아서'(룬드 대성당 데려가면 비명지르면서 심장마비로 사망할듯) 등등의 이야기가 나왔는데, 아.. 나도 사실 되게 어이없는 이유로 왔어.. 라고 이야기해주고 싶었지만 참았다. 


 교환학생을 온 이유는 다분히 우연적으로 새벽에 과 후배랑 이야기하다보니 다음학기 교환학생을 간단다.. 공부도 잘하니까 교환학생도 가네.. 와 부럽다.. 난 학점 낮으니 안될꺼야 하면서 그냥 국제처를 뒤져보니 생각외로 가기가 쉬웠다. 학점도 그냥 기준컷이고 영어점수도 기준컷이고. 학점,영어점수 순으로 줄세워서 가는줄 알았기 때문에 상당히 흥분되는 일이어서 그 날 새벽 4시 IELTS 시험을 접수했다. 교환을 가기 위해 칠 수 있는 마지막 영어시험. 이미 원서 접수 날짜가 촉박했기 때문에 토플은 선택할 수도 없었고 그나마 IELTS가 성적이 빨리 나오길래 접수했다. 시험까진 단 일주일. 그리곤 잤다.
 다음날 일어나자마자 엄청난 후회를 했다. 젠장, 교환학생 생각도 없었는데. 환불하려고 사이트 들어가보니 시험이 7일 남아서 환불불가. 그래서 돈 아까워서 시험을 쳤는데 점수가 잘나와서 기준컷을 넘기고 교환 갈때 뭘 따져야 할까 하다가 그래! 인터넷이 느리면 안되지 해서 검색해보니 스웨덴이 인터넷이 빠르다길래 스웨덴을 썼다.. 면접연습은 뭐 질문하는지 알아보니 인터넷봉사단 때처럼 안나대는게 최선인듯 해서 준비안하고 가서 그냥 이것저것 질문받고 답하고 5분만에 끝. 그리곤 1지망 합격해서 스웨덴으로.

 그래, 이자식들 다 비슷한 이유로 교환학생 온거군! 실수로! 우연찮게 말이야. 혼자서 속으로 킥킥대다가 갑자기 학교 홍보처에서 고대 홍보용 물품을 받아갔다던 학생의 이야기가 생각났는데 좀 우스웠다. 이곳에선 그 누구도 어느 학교에서 왔는지 안묻고, 관심도 없다. 그냥 어느 나라 사람인가가 중요할 뿐. 


 그러고보니 방글라데시 카파시아 사람들도 고대가 좋아서 휴대폰고리를 달라고 한 게 아니었지. 교환학생 면접 볼때는 '나대는' 사람이 없었는데 봉사단 면접땐 나대는 사람들이 많았다. 한복입고, 태권도복 입고, 가야금 들고오고 -_-; 심사위원도 부탁받아 하는거고, 심사 빨리 하고 집에 가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같고, 길어지면 피곤한게 사람인지라 저런식의 눈에 튀려는 행동은 마이너스임이 분명한데 왜 저리 호들갑을 떨어댔는지 모르겠다. 다행히 면접관들 앞에서 장구치고 상모돌리는 사람은 없었던거 같다.

 작가 소개 내용에서 졸라가 나왔는데 에밀 졸라가 아니라 그냥 졸라라길래 저게 그 졸라가 맞는지 확신이 안든 가운데 (게다가 여긴 프랑스가 아니라 북유럽이니까) 교수님이 드레퓌스 언급을 하길래 그 졸라가 그 졸라가 맞다는걸 알게 되었다. 그러고보니 졸라가 흔한 이름은 아니구나. 

 북유럽 국가의 여권신장은 오래되지 않은 이야기로 18세기 극에는 사회,가정,관습,종교가 강요하는 여성의 '바람직한 역할'에 저항하는 여성 이야기도 나왔다. 교수님 말씀이 스웨덴이 남녀평등사회라고 흔히 알려져있는데 아직도 불평등한 요소가 곳곳에 있다고 한다. 홉스봄이 집단적 정체성이 환상이라 했듯이 우리나라 사람들이 생각하는 북유럽의 모습도 상당히 환상과 거품이 섞여있는거 같다. 

 그날 밤엔 노트북이 고장났다는걸 알게 되었다. ICA에서 노트북 가방을 떨어뜨렸는데 메인보드의 배터리 담당 부분이 어떻게 되었는지 안켜졌다. 이리저리 분해해봐도 허사라서 한동안 절망했는데, 네덜란드에 lg서비스 대행업체가 있다고 한다. 아.. 니덜란데.. 그곳에 여행가면 약국에 꼭 들러야겠다.


 자기 전에 문득 든 생각이 다른 나라사람들이 우리나라를 잘 모르고 관심도 없듯이 사실 우리나라 사람들도 다른 나라에 관심도 없고 잘 모르는건 아닌가 싶었다. 우리가 잘 안다고 자부하는 나라는 미국이나 동아시아 일부 국가정도고 그 외 국가들에 대해선 스트레오타입정도의 생각만 가지거나 아니면 아예 이름만 들어본 정도에 불과한건 아닐까.

 벨기에에서 온 애랑 이야기를 하게 되었는데 둘 다 할 말이 별로 없었다. 왜냐면 나는 벨기에에 대해서 잘 모르고 걔는 한국에 대해서 잘 모르니까. 유럽에 jpop nerd는 많았고 kpop nerd는 거의 없으니 더더욱 더. 내가 벨기에에 대해서 아는건 뭐지? 브뤼셀? 예전에 네덜란드랑 하나였다가 분리되었다, 블리츠크릭? 또 뭐 있지. 벨기에 혁명? 나폴레옹 평전에 뭐 본거 같은데 뮈라? 네이? 네덜란드 독립전쟁? 딱히 없다. 아는거 없다고 내가 걔한테 "야 내가 게임을 하는데 니네 플랑드르 애들은 매날 반란을 일으켜. 같은 가톨릭국가인데도 말이야. 니들 16세기엔 피혁이랑 유리 세공품 팔아먹지 않았냐? 거기 지분 얻기 힘들더랑 'ㅅ' =3" 이럴순 없고. 시리아에서 이민 온 케밥가게 주인은 더 심했던게 내가 시리아에 대해서 아는 지식이 중세시대에 한정되어 있다는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미미한 역사 이야기 빼곤 문화적인 면은 하나도 몰랐다.그러고보면 남한과 북한을 구분하는 애들은 그나마 우리나라에 대해 많이 알고 있는 편인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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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은 스웨덴의 대표적인 마트인 ICA에 대해서 이야기해볼까 해요. 저처럼 실수하지 마시라고 글 올립니다. 

 우선 기본적인 이용방법은 똑같습니다. 장바구니에 물건을 넣고 계산을 하면 됩니다. 간단하죠? 하지만 이전에 물건을 고르면서 감자나 과일같은 상품 앞에 가격표 기계를 보실 수 있을텐데요. 우리나라 마트에서도 볼 수 있는것이지요. 하지만 ICA에는 기계앞에 사람이 없습니다. 셀프입니다. 무게를 달고 상품그림을 클릭해서 가격표를 출력해서 붙이면 됩니다. 그리고 계산대에 가져다주면 끝!

인 줄 알았는데, ICA 규모에 따라 태그 기계가 없는 곳이 있습니다. 이 때 굉장히 당황했던 기억이 나는데, 얼마전에 확실히 알게되었습니다. 태그 기계를 이용할 필요가 없습니다. 계산대에 자체 저울이 있어서 직원이 바로바로 가격을 매겨줍니다. 그러니까 그냥 일일이 무게 달고 가격표 붙일 이유가 없습니다. 단지 얼마치를 사는지 확인하는 정도랄까요. 전 셀프서비스인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아 이 얼마나 멍청한 착각이었을까요.

두번째는 계산방법입니다. 계산은 현금과 카드로 할 수 있는데요 현금의 경우 잔돈은 지폐는 직원이 직접주고 동전은 옆에 동전 나오는 기계가 있는데 수두둑하고 떨어지면 그걸 가져가시면 됩니다. 카드 결제는 우리나라와 달리 직접 결제하는데요, 앞에 카드 결제 기계가 있습니다. 여기에 카드를 삽입하면 암호를 입력하라는 문구가 나와요. 여기에 암호 넣고 okay버튼 누르면 직원이 가격을 입력합니다. 이때 가격을 확인하고 맞으면 다시 okay버튼을 누르시면 됩니다. 

세번째는 사소한 이야기인데, 봉투문제입니다. 대개 사람들은 천으로된 장바구니를 가지고 다니는데 이곳의 비닐 봉투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가격은 1크로나이고 그냥 필요한 만큼 꺼내쓰면 되요. 대개 계산대 옆이나 밑에 구비되어 있습니다. 

네번째, ICA에서는 우편이나 택배를 보낼 수 있습니다. 우편함은 ICA밖에 있고 택배는 계산대 옆에 택배용 저울 및 공간이 있어서 한번에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이런 우편 시스템이 구비된 ICA는 정문에 우체국 마크가 붙어있으니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우체국 마크는 노란색과 하늘색 조합의 왕관 모양 비슷한 마크입니다.. 직접 보시면 바로 아실 수 있어요.



1. 한국은 어떤 나라일까.

 이번 쿼터엔 대학원 과목인 행동과학을위한통계학 수업, 스웨덴어 초급, 스칸디나비아 사회와 문화 수업을 듣는다. 세 수업에서 여러 사람들과 이야기했을 때 느낀건 이전 포스트에도 썼지만, 한국은 안알려진 나라라는 것이다. 한국에 눈이 있냐는 질문을 두 번이나 받았는데 좀 당황스러웠다. 상식이 없는건가..라고 생각도 잠깐 했었지만 내가 경솔했다. 스웨덴어 수업 짝과 이야기하다보니 내가 퀘백이 캐나다 어디에 있는지 정확히 모르고 있다는걸 깨달았다. 캐나다 동부 어디쯤 있는 도시겠지.. 라고 생각했는데 퀘백은 '주'였고 수도가 퀘백시티였다. 생각보다 컸고 위치도 더 동쪽이었다.  독자적으로 불어를 쓰면서 살아갈 수 있는 이유를 단번에 알 수 있었다. 북미 대륙 연안에 붙어있는 소국 느낌이랄까. 좀 우스운건 난 퀘백 독립운동에 대해서 알고 있다. 그런데 어디있는지 정확하게는 모르고 있었다. 마이너한건 알고 메이저한건 모르다니. 
 내가 퀘백에 대해서 모르고, 퀘백 관련 뉴스를 본 기억도 거의 없는것처럼 당연히 다른 나라 사람들이 한국 사회에 대해서 잘 모를 수 밖에. 그러고보니 한국TV에서 스웨덴 소식을 본 적이 없다. 복지국가라는거 빼고는 일반 사람들은 잘 모르는게 일반적이 아니던가.
 행동과학통계 시간에 내 노트북을 보고 중국글자냐고 질문한 사람이 있었는데 좀 극렬한 애국청년이었다면 분노를 숨기지 못하고 한글의 우수성과 과학성에 대해 열변을 토하면서 이순신 짱! 한국 최고! 하면서 뜨거운 눈물을 쏟지 않았을까. 집에 돌아와서 그 생각이 들어 혼자서 한참을 웃었다. 눈이 있냐는 질문에 분노하며 한국을 사계절이 뚜렷한 몇 안되는 국가라고! 하면서 멱살을 잡을 수도 있었겠지.. 아 바보같애. 난 왜 이런 말도 안되는 상상을 하는게 좋을까. 
 여러 책을 읽고 넓은 세상에 대해 알게되면서 조금 그런것에 냉소적인 태도를 가지게 되었다. 가감없이 사실대로 알리는 것이 좋은걸까 아니면 조금 과장해서라도 자부심을 가지게 하는게 좋을까? 대다수 사람들은 외국에서 살지 않으니까 자부심을 강조하는 것이 최선일까. 모르겠다. 


2. 까페

 같은 아파트 사는 친구와 집에 오면서 한국 젊은 여성들의 취향에 대해 이야기했다. 20대 여성들은 까페를 참 좋아한다. 커피가 좋은게 아니라 그 까페의 분위기가 좋은거겠지. 이쁜 조명 아래 펼쳐진 책과 커피, 케잌 한 조각. 이곳에서 한 달 가까이 살다보니 굳이 돈 들여 까페에 갈 이유가 없는거 같다. 그냥 조명을 바꾸면 된다. 내 집은 해가 지면 정말 까페같다. 한국가서도 조명 하나 사서 살아야겠다. 

3. 비행기?!
 


 날이 맑으면 하늘은 비행운으로 도배가 되다시피 한다. 비행기가 얼마나 많이 지나다니는지 모르겠다. 물론 고고도라서 비행기 소리는 전혀 들리지 않지만 하늘에 비행운이 동시에 서너개씩 그려지고 있는 모습을 하루 종일 볼 수 있다.


 그런데.. 저건 뭘까? 사진에 비행운이 5개가 보이는데 중간에 가로질러 올라가고 있는 것이 있다. 각도가 너무 급상승중인거 같았다. 정상적인 비행기 항로도 아닌거 같고.


 물론 코펜하겐 공항에서 이륙한 항공기 중 하나겠지만 내 눈엔 너무나도 신기했다. 인공위성? 로켓? 미사일(그럴리가)? 여러 생각이 들었다. 정말 저 비행기의 정체는 뭐였을까.

4. 지금

 글을 쓰는 지금 비가 내리고 있다. 날씨가 따뜻(!)하다보니 눈이 아니라 비가 내린다. 일요일에는 날씨가 맑을거라는데.. 스톡홀름 가는날인만큼 해가 쨍쨍했으면 좋겠다.
 옆 아파트에 무슨일인지 경찰차 5~6대가 출동해있다. 무슨 일일까...






창문 밖 모습. 얼마전에 알게된건데 저곳이 항공기 경로라서 항공기가 비행운을 만들면서 지나가는걸 수도없이 볼 수 있다.

 지난주에는 덴마크에 갔다왔다. 구글맵으로 이동경로를 짠 다음에 도보로 다녔는데, 덴마크 코펜하게 관광에 쓴 돈이 왕복 기차비2만원*2 = 4만원, 그리고 버거킹 햄버거값 8천원해서 4만8천원 들었다. 돌아오는 기차에서 생각해보니 덴마크 관광에 5만원도 안들었다는 사실에 뭔가 돈벌었다는 느낌도 들면서 유럽 국가들은 확실히 접근성이 서로 좋구나.. 라는 생각도 했다. 

 첫 수업은 대학원 수업인 행동과학을 위한 통계학 입문수업이었다. 예상대로 대학원 수업답게 수강생이 10명도 안됐고 수강생들이 하나같이 학구적인 이미지였다. 서로 자기소개를 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나와 네덜란드에서 온 여학생을 제외하고는 모두 박사과정이었다. 수업이 워낙 정적으로 진행되서 약간 따분한 감도 있었다. 그 다음날 도서관에서 같은 수업을 듣는 박사과정 여학생..이라기보다는 아줌마라고 부르고 싶다. -_-; 아무튼 그 사람이 있어서 아는척이나 할까했는데 워낙 비범한 기운을 풍기고 있어서 접근할 수 없었다. 

 목요일에는 스웨덴어 기초과정 강의를 들었는데 옆자리는 멕시코인,러시아인이 앉았다. 둘은 같은 기숙사인지 뭐 어떻게 만난건진 모르겠으나 이미 상당히 친한 상태였다. 둘의 대화는 fuck이나 shit으로 시작해서 끝도 그걸로 맺었다. 누구에게나 어떤 나라 사람에 대한 편견이나 선입견이 있기 마련인데 이번에 아니 뗀 굴뚝에 연기나는 일이 없다는걸 확실히 알게 됐다. 러시아인하면 스킨헤드이미지, 멕시코인 하면 불법이민,까불대는 성격 뭐 그런 이미지가 있는데 멕시코인은 텍사스에 사는 불법이민자 출신은 아니었지만 그 거만하고 요란스러운 성격을 보여줬고 러시아인은 분명히 같은 교실안에 독일인이 몇 명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당당히 jerry라는 말을 썼다. 오! 산채로 목따이기 전에 다음 수업부턴 피해야겠다.

 사람이 생긴대로 논다는건 어디나 똑같은거 같다. 돌아다니면서 과제를 수행하는 시간에 꽤 착하게(!) 생긴 캐나다인과 독일인을 만났는데 역시나 거친 말도 쓰지 않고(지난주 펍에서 만난 독일인과는 다르게)차분한 어조로 말했다. 이 주장의 정점을 찍은 것은 어제 밤이었다.

 어제는 마르티나의 파티에 가기 이전에 프리 파티가 샘의 기숙사에서 있었는데 과제가 산더미이고 너무 피곤했기 때문에 10시 좀 넘어서 마르티나의 파티에 안가고 그냥 집으로 왔다. 저녁을 안먹었기 때문에 버거킹에 들러서 햄버거를 먹었는데 8 miles나 gran torino에 나올법한 덩치크고 머리민 갱처럼 보이는 중학생(아마도) 두 명이 들어왔다. 귀에는 귀걸이, 어설픈 패션, 거만한 걸음걸이. 이곳 어딘가에는 갱 스쿨이라도 있나? 아마 이런 애들이 그래피티 낙서를 하는거겠지. 혹여나 밖에 세워둔 내 자전거를 훔쳐 달아나지 않을까 긴장했는데 다행히 그러진 않았다. 사실 알고보니 건달같은 차림으로 밤 늦은 시간에 돌아다니는게 취미인 바른생활 어린이일지도.. (그럴리가.) 미국이었으면 잠바속에서 총 한자루씩 튀어나왔을거 같다.


    정말 저렇게 생겼다. 백인이라는 점 빼고.


  오랜만에 술을 마셔서인지 많이 피곤했다. 이 곳 파티 문화 중 이해가 안가는게 술만 마신다는 것이다. 맥주,샴페인,레드와인,화이트와인이 안주없이, 그것도 점심만 먹은 상태에서 몸으로 쭉쭉 들어가니 속이 부글부글거렸다. 오늘 저녁엔 같은 플랫 사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놀자는 쪽지가 문앞에 붙었던데, 술 말고 에피타이저 이야기도 있는거 보고 얘네는 안주가 있을거 같아 다행이다.

 중국인들은 한국에서나 여기서나 참 자기들끼리 다니는걸 좋아한다. 싱가폴에 사는 중국인들도 마찬가지고. 생각해보니 한국사람들도 마찬가진거 같다. 이건 아시아인들의 특징인가. 지난 학기 CA시간에 박교수님한테 제대로 찍혔던 첸위유와 중국인들이라던가, 1년전 네트워크 시간에 봤던 교환학생인 러인헝과 파블로 아빌라 메사가 생각났다. -_-; 네트워크하면 역시 저 두명에 이어서 딩주두 교수님도 ㅋㅋㅋ 공동체를 중시하는 문화, 뭐 그런거 탓이겠지.

 공통적으로 서양인은 우리나라에 대해 잘 모른다. 한국짱! 한국최고! 크흨! ㅠ 하며 눈물을 훔치는 국수주의자들에겐 컬쳐쇼크겠지만, 예전부터 듣던대로 한국의 위상이란건 학교나 미디어를 통해 교육받는것보다, 우리의 생각보다 그리 대단하지 않았다. 여기서 한달도 안있었는데 한국에 대해서 제대로 아는 사람은 얼마 없고 퀘백 출신 캐나다인은 북한과 남한이 같은 나라냐는 질문도 했다. 호주 사람은 그래도 좀 많이 알고 있었는데 오세아니아가 아시아권이라서 그런가. 서양인의 눈에 동양인은 중국인, 일본인 두 부류인거 같다. 

 방글라데시에서 그랬지만 이곳에 와서도, 외국에 나가면 그 사람은 자신의 모국을 대표하는 일종의 민간외교관이라는 사실을 절실히 깨닫는다. 대다수 러시아인은 스킨헤드가 아니지만, 수업시간의 인종차별적 언행을 보여준 러시아인을 보고 '역시 러시아놈들' 이라는 생각을 하는건 비단 나 뿐만이 아닐 것이다. 내가 좀 어리석은 짓을 한다면 그걸 본 사람들은 한국인들은 어리석다라고 생각하겠지. 

 장보러 나가야되는데 음식을 뭘 만들어 먹어야될지 모르겠다. 도대체 파스타 소스는 왜 이리 비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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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곳 사람들은 어린 아이를 데리고 나오는 것에 거침이 없다. 어린 아이라 하면 이제 막 걸음마를 하는 아이정도? 2~3살 아이를 정말 많이, 자주 데리고 나온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개 감기걸릴까봐 실내에서 키우는데 이곳은 정 반대다. 특이한건 자전거 뒷자리에 아예 유아용 시트를 장착해서 태우고 다니기도 하고 유모차 비슷한 수레를 자전거 앞에 연결해서 다니기도 한다. 이건 스웨덴 뿐만 아니라 덴마크도 마찬가지였다. 유모차를 끌고 나오는 사람들도 많은데, 버스에는 접이식 의자가 있어서 유모차를 아무런 불편없이 가지고 탈 수 있다. 여기 사람들은 그래서 추위에 강한가?

2. 아이들이 참 열심히 논다. 동네 놀이터에 아이들이 정말 바글바글하고 눈오면 언덕에서 눈썰매타고 논다. 초등학생들도 열심히 논다. 우리나라는 요즘 초등학생들도 대입준비에 죽어나간다던데; 뭐.. 나 초등학교 다닐때는 논 기억밖에 없어서 이 시대 우리나라 초등학생들을 잘 안다고 할 순 없지만 안쓰러운건 사실이다. 애들은 놀아야지. 열심히 뛰노는 스웨덴 애들을 보니 우리나라 애들 생각이 나서 좀 씁쓸했다.

3. 의외로 도덕적이지 않다. 이건 나만의 착각이었을지도 모른다. 복지국가라니까 사람들도 모두 예의범절이 있고 도덕적인 삶을 살거라 생각했는데 이게 왠걸; 여기 도덕 수준은 솔직히 좀 깬다. 일단 자전거도둑이 활개를 치는데 바퀴랑 달랑 남은걸 본적도 있고 여기 집에 오니까 어떤 자전거는 뜯다가 실패해서 그런지 아주 바퀴부터 시작해서 난도질을 해놨더라.. -_-; 그리고 담배꽁초를 길거리에 그냥 막 버린다. 그리고 길빵도 서슴없이 하고 가장 충격적인건 아파트 계단에서 담배를 피운다. 그래서 복도를 벗어나 엘리베이트-계단 구역으로 가면 담배냄새에 머리가 아프다.  꽁초를 계단에 그대로 버리는건 기본. 덧붙여 버거킹에 갔는데 패스트푸드점은 다 먹고 나서 치우는게 셀프임을 모두가 안다. 그런데 이곳엔 그냥 먹고 자기 접시를 안치우고 그냥 가는 사람이 한 두명이 아니었다. 또한 비단 스웨덴 뿐만 아니라 덴마크도 그랬는데 그래피티 낙서가 너무 심하다. 인적이 드문 공장지대나 외곽에 가면 벽 전체가 그래피티로 뒤덮혀있는데, 그 수준이 초등학생 낙서수준부터 예술의 경지에까지 오른 것까지 다양하다. 아름다운 건물 외관을 훼손시키는건 정말 보기 좋지 않다. 그래피티는 옆나라 덴마크도 마찬가지였는데 코펜하겐에 갔을땐 상점 입구 유리문에 Kones라고 낙서를 해놔서 주인 아저씨가 혼잣말로 욕을 하면서 열심히 낙서를 지우고 있는것을 보았다. 아마 북유럽 나라들의 공통적인 문제점이 아닐까? 나중에 찾아봤는데 kones는 '아내, 아내의' 라는 뜻이다. 

4. 들은거보단 영어를 잘하지 않는다. 가기전에 들은바로는 거지들도 네이티브수준으로 영어를 한다고 했는데 여러 사람들과 대화해본 결과 네이티브 수준까진 아니었고, 대다수는 영어가 모국어가 아니라는게 티가 난다. 그리고 몇몇 사람들은 영어로 거의 하지 못했다. 뭐 그 사람이 스웨덴인이 아니라 다른 나라 이민자였을 수도 있지만; 결론을 말하자면, 다른 나라에 비하면 영어를 잘하지만 널리 알려진대로 원어민 수준의 영어를 구사하는거 까진 아니었다. 아무래도 우리나라 사람들이 블로그 등에 좀 과장되게 서술한거 같다.

5. 커피를 즐긴다. FIKA라고 해서 일종의 커프브레이크가 있다. 학교나 직장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수다도 떨고 그러는데 여기 사람들은 수업 중간에 10분 쉬는시간에도 밖에 나가서 커피를 뽑아 온다. 아! 그리고 항상 화장실을 가던 커피를 뽑으러 가던간에 자기 가방도 통째로 다 들고 다니는게 인상적; 누군가가 도둑질이라도 할거라 생각하는건가.. 걍 몸만 슥 나갔다가 오는 우리나라와는 다른듯? 참고로 피카의 기원은 스웨덴어 선생님의 말에 따르면, 스웨덴어로 커피는 카피 -_-; 인데 이걸 계속 빨리 말하면 카피카피카피카피카피카 해서 피카;; 뭐 다른데서 보니 공장인가 굴뚝청소하는 사람들이 쓰던 은어라고도 하고.

6. 위에서 아이들도 잘 뛰논다고 했는데. 이곳엔 노인들도 자전거를 타고 폭풍질주까진 아니지만 여기저기 잘도 돌아다닌다. 신체가 건강한 사회라고 해야되나. 아, 그러고보니 꼬부랑 할머니가 별로 없는 이유는 우리나라와 다른 부엌문화 때문인가.

7. 국민 스포츠가 딱히 없다.. 축구야 모든 사람들이 다 좋아하는건데 스웨덴 1부리그 인기도 그닥인고, 여기 올때 세계 핸드볼 선수권대회가 열리고 있었는데 그것도 역시나 비인기 종목이란다. 야구는 전세계적으로 몇 안되는 나라끼리 노는 스포츠라서 여기선 야구모자 쓴 사람 딱 한 명봤고.. 내가 만난 사람들 중 축구 좋아하는 애들은 거의 다 바르샤 팬이었다. -_-; 

8. 시험에 경쟁이 없다. 중고교도 아마도 똑같겠지만 대학의 경우 학점이 P/F다. 게다가 한달 뒤에 재시험도 있어서 떨어져도 또 시험치면 된다. 여기선 공부의 목적이 남들 짓밟고 좋은 학점 따내려고 하는게 아니라 수업시간에 서로 토의하고 의견을 나눈다. 과제도 함께하고 모르는것도 서로 물어보고.. 과제는 나오지만 점수랑 아무 상관 없다. 대신 교수님이 꼼꼼하게 피드백을 해줘서 이해를 잘 하고 있는지, 부족한 점은 무엇인지 지적해준다. 

9. 가정적이다. 이건 유럽 공통일거 같다고 추측하는데..(왜냐면 tv에서 몇번 유럽의 밤에 대해 봤기 때문에) 저녁 6시정도만 되도 거리에 사람이 없다. 차도 없고 정말 썰렁. 주말에 클럽이나 펍에서 노는 사람들 외엔 모두 집에서 가족들과 시간을 보낸다. 학교도 오후 7시정도면 문을 다 닫아버려서 우리나라처럼 24시간 열리는 열람실도 없기 때문에 공부는 집에서 하던가 아니면 낮에 도서관에서 해야된다. .

10. 자전거 교통수칙이 엄격하다. 이곳엔 자전거 전용 도로도 있고 밤엔 자전거에 헤드라이트를 반드시 켜야한다. 앞에는 하얀색 뒤에는 빨간색; 그리고 우회전이나 좌회전 할때는 반드시 손으로 방향을 가르켜야한다. 교통법규 위반시 벌금이 몇십만원에 달하는데 이런 엄격한 법규와 벌금이 있는 이유는 워낙 많은 사람들이 자전거를 타기 때문이다. 

11. 애완견 사이즈가 크다 -_-; 우리나라엔 보통 작은 강아지를 키우지만 여긴 강아지가 아니라 '개'를 키운다. 가끔씩은 크기에 굉장히 놀라는데 시베리안 허스키같은 개들을 한 번에 두세마리씩 끌고 산책하는 분들 보면 위압감이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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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리 좀 하고나서 집을 구석구석 살펴보다가 정말 감동받았다. 벽 목서리 그 어떤 곳도 틈이 없고 배수구도 완벽하다. 여기서 바퀴벌레나 각종 곤충류가 집안에 돌아다니는걸 보는건 하늘에서 별따기 만큼 어려워 보인다. 게다가 창문의 단열 능력에 또 감탄.. 내가 살던 원룸은 모서리에 틈이 여기저기 있고 창문은 그냥 여닫이였는데 한기가 그대로 다 들어왔다. 그런데 여긴 손잡이에 버튼으로 된 잠금장치까지 있어서 정말 틈이 없다. 


 현관도 원룸에선 방음공사를 내가 직접 했는데 이곳은 오오... 집안에 우퍼볼륨을 최대로 올려놓고 있어서 문 밖에선 웅얼웅얼거리는 정도로 들린다. 첫날에 밖에 복도에서 이야기하는 이사온 다른 학생들 목소리가 그대로 들려서 실망했는데 알고보니 내가 문을 제대로 안닫았던 것이었다. 




 내가 살던 원룸은 그래도 꽤 괜찮았다고 생각했는데 여기 기준으로 보면 영 아닌 곳이었나 보다. 1학기 DB시간에 들은것도 있고 그 전에 책이나 인터넷에서 접한 것처럼 건설회사 업무 과정이 얼마나 엉망인지 알고 있으니 막장 날림공사가 흔한것도 그러려니하고 넘기게 되어 버렸는데, 갑자기 뭔가 계몽된 느낌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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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션에 가입하기 위해서 외출을 했다. 날씨를 보니 맑음이란다. 밖을 보니 정말 말 그대로 맑은 날씨였다. 여기에 올 땐 온 세상이 눈으로 뒤덮혀 있었는데 어느새 거의 다 녹았다. 게다가 오늘은 해까지 떴다. 수많은 네이션 중 blekingska 네이션을 선택한 이유는 일단 규모가 작아서였고 홈페이지 들어가보니 거칠어보여서였다. -_-; 
 
 시내 중심부로 갔다가 기차역을 건너 서쪽으로 가는 루트를 택했는데 잘 가다가 반대편에서 자전거를 타고 오던 아저씨가 나보고 뭐라뭐라 하고 지나간다. 제스쳐를 보니 인도위에서 자전거 타지 말라는거 같았다. 근데 여기 분명히 인도에 자전거 도로도 같이 있었는데. 다시 살펴보니까 인도 첫 부분에 표지판이 있었는데 자전거와 사람이 같이 표시되어있으면 자전거가 같이 다닐 수 있고 어른과 아이가 손잡고 걸어가는 것만 있으면 걸을 수만 있는 곳이었던 것이다. 

 기차역을 건너 서쪽으로 가야되는데 이상하게 건널목이 안나와서 계속 북쪽으로 가니 슬슬 사람이 없어지고 한참 공사를 하고 있는 지역이 나왔다. 다행이 건널목이 있어서 건넜는데 고가도로(?) 위로 건너게 되어 있었다. 위에서 잠시 멈춰서서 건설 현장을 봤는데 우리나라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만 좀 신기했던게 공사장 겉에 붙여져있는 조감도 모습이 우리나라는 세련되고 현대적인 모습의 건축물이 그려져있는데 일반적인데 여긴 근대나 근대 이전의 건축물이 그려져 있었다. 처음에는 이 나라 사람들은 그냥 기존에 있던 건물들은 그대로 쓰고 새로 짓는건 좀 현대식으로 짓는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신축건물도 건축양식을 통일해서 짓는 것이었다. 


 도시 서쪽으로 오자 아파트가 거의 없고 전원주택들이 많이 있고 사람들도 거의 다니지 않았다. 앞에 자전거 타고 가는 여자를 쭉 따라가다보니 네이션 건물이 나왔다. 나의 추측(보다는 망상)으론 음산한 분위기에 블랙메탈 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염소 피를 뿌리고 십자가를 불태우고 있을줄 알았는데 그냥 멀쩡했다. 1층에서 만난 로빈의 안내를 받아 2층에서 가입절차를 밟았다. 지하엔 댄스클럽이고 윗층은 락클럽인데 락클럽 크기가 홍대에서 공연하던 곳들이랑 크기가 비슷했다. 라이브 앤 라우드나 재머스정도? 스컹크헬보다는 좀 더 크고. 댄스클럽은 그것보다 크기가 더 작아서 30명정도 수용할 수 있을거 같았다. 역시 선택을 잘했어! 난 소규모가 좋다. 로빈은 혀에 피어싱을 하지도 않았고 이마에 적십자가를 박지도 않았다. 오오.. 블랙메탈은 어디로 갔는가. 여기서도 그건 마이너인가 보다. 뭐 내일 가서 무슨 장르의 노래를 하나 봐야겠지만. -_-; 포스터만 봐선 나같은 브릿게이들이 좋아하는 브릿팝을 할거같진 않고 뭔가 메탈쪽으로 할거 같다. 

 아! 지금 생각났는데 공대 도서관 앞에서 진짜 이상한놈을 봤다. 스피커 한 조(두개가 한 조를 이루던가 조가 스피커 하나를 지칭하는건가; 아무튼;; 스피커 한 쌍?) 를 가방끈을 만들어서 등에 매고 다니는 녀석이 있었다. 무게가 얼추 20kg는 되어보였다. 내가 한국에서 쓰던 스피커보다 더 컸으니가.. -_-; Deep purple의 Smoke on the water 리프가 흘러 나왔다. 역시 유럽놈들은 뭔가 다르군;; 80년대 미국 흑형들이 어깨에 라디오 짊어지고 다니는게 생각났다. 

 등록 다 마치고 집에 오는데 햇살이 내리쬐는데 정말 따뜻했다. 여기 사람들이 왜 일광욕같은거 좋아하는지 이해가 갔다. 근데 해가 분명히 정오인데 곧 노을로 바뀔만한 위치에 있는게 아닌가. 역시나 오후 3시쯤 되니 노을이 지더니 해가 바로 떨어져버렸다. 


 돌아와선 스파게티로 점심을 대충 먹고 영화 '하얀 리본'을 봤다. 별 긴장감없이 조용히 쭉 진행되길래 이거 뭔가 해석이 필요한 영화구나 싶었는데 후반부에 1차대전 발발 소식을 전해듣는 이야기가 나왔다. 그리곤 영화는 정말 별 갈등구조없이 끝났는데 이거 뭐 전체주의 그런거랑 관련있나? 뭐지? 싶어서 찾아보니 전체주의가 독일을 삼키기 시작할 때의 독일인들의 모습을 보여준 것이란다. 어른은 전체주의를 하얀 리본을 단 아이는 순수를 상징한다고 한다. 아, 그냥 어물쩍 찍어서 짐작만 하고 제대로 그 속내를 파악하지 못했으니 아직 내공이 덜 쌓였나 보다. 

 

 복도가 이렇게 밝은 곳이었다니. 처음 알았다.


 아파트엔 눈도 다 녹았다. 시내 중심부나 도시 외곽의 집들을 보다가 여길 오니 아파트가 참 없어보인다.

 밤엔 보름달도 떴다. 심지어 별도 보인다. 서울에서는 별 본 기억이 거의 없었는데 여기선 달이 떴는데도 잘 보였다. 무슨 별자리가 보일까 싶어 멍하니 쳐다보니 오리온 자리였다. 한국에서나 여기서나 별자리 뜨는건 거의 엇비슷한거 같다. 다른 점은 좀 높게 떠 있어서 시리우스가 쉽게 보인다는 점? 

 건너편 동 집안은 정말 잘 보인다. tv보는 모습, 식사하는 모습. 이야기하는 모습. 그런데 오늘 아침엔 못 볼걸 봤다. 건너편 3층사는 남자가 샤워하곤 벗은 몸 그대로 창가에 있었다. -_-; 도대체 왜; 

 여긴 정말 은은하게 산다. 가정도,은행도,학교도 모두 노란빛의 은은한 조명을 쓴다. 우리나라에선 그런 조명을 쓰는 분위기 있는 카페가 인기를 끄는데 여긴 모든 집들이 다 그렇다. 그 중에서도 별모양 조명이 정말 이쁜데 날 잡아서 하나 사서 나도 창문에 걸어놔야겠다. 



 빨래 좀 하려했더니 첫 주에는 예약이 별로 없었는데 이제 나를 포함해서 사람들이 슬슬 적응을 했는지 세탁실 예약이 꽉 찼다. 결국 아침시간을 이용할 수 밖에 없었다. 세탁실은 두개가 있고 하나의 세탁실에는 세탁기가 세대, 건조기 한대, 손빨래 할 수 있는 공간, 다리미가 있는데 혼자서 세탁기 세 대를 쓰니 기분이 이상했다. 게다가 뜨거운물이 바로바로 나온다.. 내가 살던 원룸은 아무리 뜨거운물 틀어도 찬물세탁이었는데;; 세탁기 돌려놓고 방에 와서 딴 짓 좀 하다가 다시 내려가서 세탁기가 멈추기 까지 기다리는데 창문 밖을 보니 반대편 동 2층에 남자 하나가 이리저리 밖을 쳐다봤다. 그러다가 나랑 눈이 마주쳤는데 이상하게 왠지 내가 그 사람을 몰래 훔쳐보고 있는 상황이 된거 같아 뻘쭘했다. 


 몇일간 눈이 안오고 비가 잠깐 내린 덕택에 눈이 많이 녹아있었다. 처음 도착했을 때는 눈 밭 위에 자전거가 올려져있었는데 지금 보니 나름의 구역 경계도 있었다. 소공 수업 개강이 오늘이라 일찍 길을 나섰다. 

 
 이젠 학교로 가는 최적의 루트를 알아내서 멍청하게 길을 잃거나 헤매지 않게 되었다. 게다가 직선루트만 뽑아서 그냥 무작정 페달을 밟기만 하면 된다. 눈도 녹아서 미끄러지지 않는다.

 내가 사는 클로스터가튼 바로 옆에는 핸드볼 경기장이 있는데 지금 한참 남자핸드볼 세계선수권대회가 열리고 있다. 뉴스를 보니 한국 대표팀은 2연패 중이라고 한다. 룬드에선 어느 나라 경기가 열리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아침에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고 썰렁했다.


 경기장 뒤쪽을 가다가 왠지 전형적인 유럽의 숲이랄까.. 뭐 그런 느낌이 나서 찍었다. 영국이 그렇게 안개가 많이 낀다는데 안개는 여기도 그에 지지않을 것이다. 가는길은 이상하게 미약한 내리막이 계속되서 정말 신났다. 하지만 조금 더 가니까 다시 오르막이 시작되서 정말 다리에 쥐나도록 밟았다. 학교엔 이미 많은 수의 학생들이 와있었는데 과도 -_-;에서 출입증 발급받고 강의실로 갔다. 아, 여기도 이공계는 첫날부터 풀 수업이구나. 블랙박스니 화이트박스니 하는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소공스런 단어들이 넘쳐나는 Software Testing 수업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소공에서 약간 더 심화된 수업인거 같기도 하고. 나중에 확신이 든게 내가 이 수업을 듣기위한 요건을 만족하지 못해서 수강을 할 수 없다는 메일을 코디네이터에게서 받았다. 아. -_-; 가뜩이나 수강신청이 꼬였는데.. 이러다가 한국가면 한학기 더 다녀야될지도.. 

 늦은 점심은 좀 비싸게 먹었다. 다른게 아니라 빵과 스테이크 유통기한이 다 되서 그랬다.  시간감각이 부족한건지 겉면을 항상 조금씩 태워먹는다. 처음에 이곳에 와서도 하루 식비를 만원정도로 제한했는데 그러려면 하루에 약 70 SEK정도로 살아야 한다. 여기 물가를 생각해보면 말도 안되는 소리. 그런데 조금 더 생각해보니까 사실 한국에서도 학식에서나 3천원이하의 가격에 한 끼를 먹을 수 있지 밖에서 사먹으면 기본이 5천원은 넘어갔다. 그래서 여기서 하루 만원은 좀 어불성설인 듯 했다. 조금은 관대하게 하루에 15000원으로 늘려봤는데 ICA가서 장을 보고 난뒤 영수증을 살펴보니 주식을 유통기한때문에 좀 빨리 먹게되는 빵 대신 파스타나 스파게티로 하면 충분히 절약하며 살 수 있다는 결론이 나왔다. 

 이곳엔 정말 별의별 소스를 다 판다. 양파맛 청어 소스도 있을 정도 -_-; 그런데 이건 좀 너무 짜고, 타이 칠리소스가 그나마 가장 무난한 듯 하다. 


 후식으로 먹은 블러드 오렌지. 속이 빨간 오렌지다. 이 오렌지의 존재에 대해선 전혀 알지 못했는데 처음에 먹을 때 맛이 이상해서, 여긴 설익은걸 파나.. 싶었다. 왜냐면 사과도 네덜란드산 홍옥만 좀 멀쩡하고 나머지는 완전 조그마한 걸 팔고 있었기 때문에 과일의 질이 좀 떨어지는걸 먹는가 싶었기 때문이다.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블러드 오렌지란다. 무슨 고급 마트였던가 백화점 식품코너에서 판촉행사하는 기사도 나왔는데.. 음.. 이 블러드 오렌지의 맛은 첫맛은 시고 끝맛은 쓰다. 맛없는게 특징이다. 껍질도 일반 오렌지에 비해서 안까진다. 다시는 안사먹을거다. 

 돌아오는 길에 도서관에서 책 좀 빌려올껄.. 하고 후회를 했다. 아직 개강을 안하니 이렇다하게 할 게 없다. 일하던 것도 잠시 정체중이고. 온갖 파티 초대장이 날아드는데 주말에 락클럽 파티가 있어서 가볼까 고민중인데 여기 락클럽은 어떤 곳일까. 히트맨 -_-; 에서 나오는 곳처럼 생겼을까. 한국에서 내가 공연하거나 구경하러 가던 곳이랑은 다르겠지. 왠지 블랙메탈 밴드들이 나와서 십자가 때려부수고 그럴거 같다. 생각해보니 여기가 바로 음침한 블랙메탈의 고향 아니던가. 기타 가지고 올껄! 기타 치고 싶다. 여긴 왜 동아리가 이렇게 적지. 밴드는 아예 없는거 같고. 베를린이나 런던까지 비행기로 단독 5만원에 한시간이면 가는데 주말에 정말 할거 없으면 여행을 가야겠다. 집에 박혀있는거보단 낫겠지. 개강해서 사람들 좀 만나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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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에서 은행 계좌를 개설하기 위해서 필요한 준비물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집 계약서
2. 여권(+ 거주 허가증 스티커가 부착되어 있어야합니다.)
3. 입학 허가서(letter of acceptance) 혹은 고용 확인서라던가..

은행은 여러 종류가 있는데 저는 제가 다니는 대학의 은행계좌가 SEB라서 SEB를 선택했습니다. 은행에 들어가면 대기표가 있는데 우리나라처럼 자동으로 나와있는게 아니라 버튼을 눌러야 나옵니다. 대기표 뽑고 기다리다가 자기 차례되면 가서 은행 계좌 개설하러 왔다고 하면 됩니다. 학생이면 학생이라고 말하고 이민온거면 이민왔다고 이야기하면 그에 적합한 절차를 안내해 줍니다. 대충 이것저것 주소나 인적사항 쓰고 사인하면 끝입니다.
그리고 체크카드도 만들어달라고 하면  발급할 수 있는데 마에스트로 카드를 발급해줍니다. 카드는 현장에서 바로 주는게 아니라 우편으로 보내주기 때문에 3~5일 정도 기다려야 합니다. 

크리스마스 전후의 폭설이 아직도 녹지 않은데다가, 심심하면 눈이 조금씩 더 내리는 바람에 아침의 풍경은 항상 이런 식이다. 짙은 안개때문에 시야가 그리 좋지 못하고 인도나 자전거 도로는 눈이 얼어서 빙판길이다. 이 날은 LTH OT와 코디네이터를 만나는 날이라서 아침 일찍 길을 나섰다. 집 앞에서 버스를 타고 시내로 가서 6번 버스로 갈아탔다. 


시내 중심가의 버스 정류장. 룬드 시내에는 거의 모든 노선의 버스들이 모인다. 서울로 치면 청량리 환승센터 정도 랄까? 


분명히 제대로 본거 같았는데 반대방향이었다. 어느새 종점까지 가버렸다. 어느덧 도착한 종점 St. lars. 종점답게 사람도 없고 아주 조용한 곳이었다. 하루도 빠짐없이 길을 잃다던가해서 이런 저런 문제를 겪고 있으니 참 답답하다. 내가 길치라는 생각은 해 본 적이 없는데 여기와서는 문득 혹시 내가 길치였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나마 다행인건 비록 엄청난 로밍 요금이 나오긴 하지만 폰의 구글맵 gps가 있다는 것이다. 이거 없었으면 정말 이 조그만 도시에서 미아가 되었을 지도 모른다. 정신을 차리고 다시 반대방향으로 갔다. LTH는 어제 GENERAL MEETING 때 와 봤기 때문에 쉽게 찾아갈 수 있었다. 물론 반대방향 사건때문에 지각해버렸지만. 대충 이야기를 듣고 서류를 챙긴 후 코디네이터를 만나러 길을 나섰다.


우리나라는 큰 건물 위주로 길을 찾곤 한다. 가령 택배나 배달원이 집을 못찾을때면 "거기 ~~은행건물 보이시죠 거기 옆 골목이에요." 라는 식의 길찾기 말이다. 하지만 여긴 건물이 모두 근대 이전의 건축양식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고 내부만 현대식으로 바꿨기 때문에 한국에서 처럼 길을 찾는건 거의 불가능하다. 도시 미관만 생각하면 건축양식이 통일된 유럽이 아름답긴 한데 실용성(?) 면에선 조금 불편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뭐, 내가 한국사람이라 한국 문화에 익숙해서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다. 


 길이 얼마나 미끄러운지 신발에 아이젠이라도 박고 싶은 심정이었다. 겨우겨우 목적지까지 도착했는데 점심시간이라 문을 안 열었다. 나도 배가 고파 뭔가 먹고 싶었는데 주위에 편의점이나 가게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골목 골목마다 편의점이 있는 우리나라의 인프라가 참 그리워지는 순간이었다. 


 

 건물 내부. 현대식으로 개조되어있다.


 몇 블록 떨어진 거리에 케밥 가게가 있어서 케밥을 하나 사먹었다. 이 나라 사람들은 케밥은 참 좋아한다. 가격은 40 SEK로 우리나라 돈으로 6천5백원 정도? 여기 물가를 생각하면 그리 비싼 편이 아니다. 피자는 60 SEK정도인데 우리나라 돈으로 10000원 쯤 되니까, 우리나라랑 엇비슷하거나 오히려 싸다. 그런데 이 나라 외식 물가를 생각해보면 피자는 정말 싼 가격이라는 걸 알 수 있다. 조금 덧붙이자면 스웨덴에서는 외식을 하려면 큰 맘을 먹고 해야 된다. 현지인들에게도 부담이 되는지 모르겠으나 물가가 상대적으로 싼 우리나라 사람에게는 상당히 부담되는 가격이다. 그래서 식사는 웬만하면 마트에서 재료를 사서 직접 해 먹는다. 

 처음에 케밥 가격이 부담되서 좀 그랬는데 나오는걸 보니 만족스러웠다. 가격만큼이나 정말 무지막지한 크기의 케밥이 나온다. 길이가 아마 40cm 쯤 되서 충분히 배부르게 먹을 수 있었다.


 1시가 되자마자 코디네이터를 만나러 2층으로 갔다. 나 말고도 다른 학생들도 있었는데 핀란드에서 온 여자애가 있어서 전날 들었던 핀란드 조크에 대해 물어봤다. 스웨덴 사람들이 핀란드 사람에 대한 선입견의 대표적인 것이 '핀란드 남자들은 나이프를 들고 싸우길 좋아한다.' 인데, 직접 물어보니 이 애도 정확히 왜 그런게 생겼는지는 잘 모른다고 했다. 다만, 핀란드에서는 밤에 길거리에서 술에 취한 사람들이 나이프로 사람을 찌른다던가 하는 일이 좀 빈번해서 사회적인 문제라고 한다. 하지만 핀란드는 충분히 안전한 나라라고 강조했다. ㅋㅋ

 코디네이터인 Marie와 이것저것 이야기를 했는데 아직도 수강신청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 우리나라만큼 전산화가 잘 되어있는 곳이 없는거 같다. 이곳은 아직도 수강신청을 할 때 일일이 해당 과에 여석이 있는지 문의하고 보고받고 하는 식으로 업무를 처리하는데, 코디네이터의 역할을 우리나라에선 수강신청사이트가 담당하고 있으니 얼마나 혁신적인지 모른다. 결국 아직도 수강신청,정정하는 학생들이 많아서 확정된게 거의 없다는 말만 듣고 나왔다.


아마도 철학과 건물.


시대 중심의 교회 옆모습. 교회의 종소리를 처음 들어봤는데 종소리에 수 십마리의 새들이 놀라서 후다닥 날아가는걸 보니 꽤 흥미로웠다.


중간에 SEB에 들러 계좌를 개설했다. 은행은 조용했다. 각종 서류를 가방에 넣고 다닌 덕택에 다시 왕복하는 일 없이 바로 계좌와 체크카드를 만들 수 있었다. 카드는 우편으로 보내준다고 한다.


 집으로 가는 길에 중고자전거를 드디어 구매했다. 중고자전거를 탐내는 또 다른 교환 학생과 가격 경쟁을 해서 700 SEK를 1000 SEK에 샀는데 조명이나 자물쇠 등이 다 준비되어있고 수리가 더 필요없는 괜찮은 상태의 자전거라서 만족스러웠다. 학기가 끝날 때 즈음에 다시 되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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