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의 삭힌 홍어가 세계에서 가장 악취가 심한 음식인줄 알았는데 얼마전에 보니 홍어가 아니라 스웨덴 수르스트뢰밍이 가장 악취가 심한 음식이라고 한다. 그 악명높다는 수르스트뢰밍에 대해서 알아보자.


 스웨덴에서 가장 보기 흔한 생선은 내 경험상 연어와 청어다. 북해와 발트해 등지에서 굉장한 양이 잡히기 때문에 정말 쉽게 접할 수 있는데 우리나라고 치면 고등어나 꽁치같은 존재일까? 그만큼 흔하다는 이야기다. 마트에선 각종 청어 통조림을 팔고 있는데 이 발효음식의 기원은 당연히 저장을 오래하기 위해 이리저리 머리를 굴린데에서 비롯되었다. 스웨덴에서 스웨덴어 한마디 못할 때 처음으로 호기심에 접해보았다. 그 때 느꼈던 감정을 다시 떠올려보면?


솔직히 유통기한 지나서 썩은 건줄 알았다. 내가 먹어본 생선중에 이렇게 톡 쏘고 향이 진하고 냄새가 나는건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무슨 느낌이냐면 음식쓰레기 냄새가 코랑 입 속을 160km/h 속도로 계속 왕복한다랄까. 참 맛이 쓰렉... -_-; 
 

 발효된 채로 통조림으로 가공되고, 그 이후에도 계속 발효가 되기 때문에 오래될수록 그 맛과 향은 강해진다. 스웨덴 사람들도 청어 요리 중에 수르스트뢰밍은 그렇게까지 즐기지는 않는다. 하지만 묘한 중독성이 있기때문에 좋아하는 사람들도 여럿 있다. 다행히 수르스트뢰밍보다는 '상대적으로' 건전한(?) 청어 가공식품들이 있는데 위 사진의 병조림이 그것이다. 물론 저것도 맛이 정말정말정말x100 강하긴 한데 양파나 치즈같은 걸로 상당히 순화시켰기 때문에 맛있다!!! 물론 대다수의 한국 사람들이라면 한 번 먹곤 다시 구매하지 않을 지도.


  



 수르스트뢰밍을 포함한 청어 조림들은 가공되어서 나오는 식품이기 떄문에 위 사진처럼 그냥 따서 먹으면 된다. 물론 위 사진의 경우는 굉장히 요리를 대충한 경우고 (밑에 신문지 깔아둔거 하며..) 대개는 다양한 음식과 함께 먹는다. 




 스웨덴 인들이 정말 좋아하는 으깬감자와 청어 조합. 으깬감자는 스웨덴 국민 요리 중 하나인데 감자로 직접 만들어도 되지만 마트에 가면 가루로 된걸 판다. 그걸 물 조금 넣어서 끓이면 즉석에서 완성되는데 느끼하고 밍밍한데 축축하기까지 한 것이 어린애기들 이유식 같아서 별로였다. 우리 학교 교환학생 축제날 스웨덴 부스가니 으깬 감자를 주더라.  사진에서 보듯이 익혀 먹어도 된다.




 대접에 있는 음식들을 개인접시에 덜어서 먹는 모습. 수르스트뢰밍이 굉장히 쎈 음식이기 때문에 감자같은 중화제는 필수다. 사진에 있는 밑에 인도 음식 '난'처럼 생긴건 툰브뢰드라고 하는 빵인데 수르스트뢰밍과 자주 볼 수 있는 조합이다. 궁합이 맞아서라기 보다는 감자처럼 수르스트뢰밍의 기운을 죽일 수 있기 때문에 같이 먹는 듯 하다.

 
연어와 청어 조합.  감자, 방울토마토, 계란 등 스웨덴 요리 필수요소는 다 들어간 듯.

 그래서 결론은 수르스트뢰밍은 듣던대로 정말 쓰xx같은 냄새와 맛을 자랑하지만 중독되면 헤어나올 수 없다는 것이다.

쪽지나 메일로 문의가 여러차례 들어와서 글로 남깁니다.


 알아보기 쉽게 간단하게 작성하겠습니다. 

1. 말뫼,룬드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기차를 타고 갈 수 있습니다. 말뫼까진 20분, 룬드까진 30분.

2. 코펜하겐 공항 도착 터미널 (아마 3까지 있을텐데)은 전혀 중요치 않아요.. 왜냐하면 어느 터미널이든 결국 나오면 여기로 오게된까요.  

3. 빨간머리 아줌마들이 우르르 다니길래 찍었던 사진. 아무튼. 자 공항에 도착하면 이 장면(아줌마들 말고 ^_^;)을 보게 되는데 여기서 직진하면 코펜하겐 지하철로 가는거고 오른쪽으로 꺾으면 스웨덴행 기차타는 곳입니다. 

4.그러니까 사진에서 왼쪽 위에 Metro보이죠? 숫자 2있고.. 저거 말고 오른쪽에 Spor Track 보이나요? 저기가 기차타는곳입니다.

5. 가면 티켓 발매기가 여러개 있는데 종류가 여러개입니다. 그래서 어느 기계로 뽑느냐에 따라 티켓모양이 다른데, 모양만 다를뿐이니 뭐로 뽑아도 상관은 없습니다.

6. 뽑을때 영문화면으로 바꾸시고 목적지에서 Malmö 나 Lund 를 선택합니다.

7. 그 다음 객석 클래스를 고르는데 돈 많으면 1등석하시고 아니면 그냥 2등석을 고릅시다. 

8. 그 다음 신분을 고르는데 Student 학생을 선택합니다. 학생이 제일 쌉니다; 아니다 어린이가 가장 싼데 여러분은 어린이가 아니겠지요. 일반인이면 그냥 adult 고르시면 됩니다.

9.  가격은 아마 135 dkk 우리나라 돈으로 약 2만5천원 -_- 정도 할겁니다.. 

10. 결제는 저는 항상 카드로 했는데 그냥 카드 투입구멍에 넣고 비번 입력하고 okay누르면 결제됩니다.

11. 카드는  해외결제 가능한 체크카드나 신용카드를 쓰면 됩니다.

12. 현금결제는 안해봐서 모르겠는데 information desk에 물어보세요! 카드만 받을리 없기 때문에 당연히 현금결제 가능할겁니다. (룬드역이나 말뫼역도 직원한테 현금결제 가능하고 아니면 걍 기계에서 뽑으면 됩니다. 우리나라 기차타는거랑 똑같지요.)

13. 열차는 24시간 운영하고 배차간격은 10분정도입니다. 물론 새벽엔 배차 간격이 길긴 한데 (거의 한시간쯤?) 어쨋든 24시간 운영합니다.

14. 짐을 끌고 열차타러 내려갑니다. 내려가서 열차가 오면 그냥 타면 됩니다.  Göteborg (예테보리) 나 Malmö 라고 열차 전광판에 목적지가 적혀있으면 그게 맞는 겁니다. 아니, 거긴 어차피 한쪽방향으로 가니까 아무거나 타도 상관은 없어요.

15. 열차엔 객실이 세 종류가 있습니다. 1등석(1st klass라고 적혀있습니다.) 2등석인데, 일반 2등석은 그냥 우리나라 기차처럼 앉아가는거고 캐리어 끌고 가는 사람들을 위한 2등석이 있습니다. 이건 어떻게 생겼냐면 우리나라 지하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의자 양쪽에 일렬로 쭉 있고 끝. 1월 중엔 스웨덴으로 가는 학생이 많아서 만원을 이룰겁니다.

16. 티켓 검사는 승무원이 와서 "티켓 주세요." 이래서 보여주고 기계로 찍든가, 볼펜으로 사인을 받던가 어떤식이든 승무원이 체크를 해줄겁니다.

17. 가는 도중에 외레순 다리를 통해 해협을 건너는데 중간에 짜잔하면서 휴대폰에 로밍이 스웨덴으로 바뀌면 여러분은 스웨덴에 들어온겁니다;; 말뫼와 룬드 사이사이에 여러가지 작은 역들이 있는데 신경 쓰지 마시고 기차 내 전광판과 안내 방송에서 "말머~"나 "룬~드~" 이러면 내리시면 됩니다. 제 기억에 말뫼 다음에 역 하나 있고 그 다음이 룬드였던거 같네요.

18. 내릴땐 그냥 짐가지고 내리면 끝입니다.
참고: 기차 문은 자동으로 안열립니다. 문 중앙에 버튼이 있는데 눌러야 열립니다. 물론 이 시기엔 여러분 대신 이 버튼을 눌러줄 사람들이 넘쳐나니 당황하지 마세요.

19. 룬드의 경우 Arrival day에 역에 파란티셔츠를 입은 학생들이 나와있는데 룬드학생들입니다. 다가와서 여기 공부하러 왔냐고 먼저 묻기도 하고, 안물으면 가서 나 여기 유학왔다고 이야기하세요.


20. 룬드역 대합실에 가서 룬드대학교 학생들의 인솔에 따라주세요. 승합차를 이용해서 AF Building(학생회관)까지 데려다줍니다. 사진에 보이는게 AF Building입니다. 

21. 도착하면 1층 식당에 캐리어를 맡기게 될 것이고, 그 다음 2층에 올라가면 등록을 하게 되는데 거기서 등록하고 또 안내받아서 기숙사 열쇠 받으러 가면 됩니다. 이게 대기시간이 너무 길어서 좀 짜증이 납니다;

22. 자신이 사는 기숙사나 아파트로 AF Building앞에서 돌아오는 승합차를 통해 이동합니다. 도착하면 문따고 들어가서 짐풀고 숙사 애들한테 와썹맨 하고 그러면 됩니다. 

  

 
 교환학생이나 다른 이유로 타지 생활을 할 때 먼저 고민하게 되는데 휴대폰이지요. 스웨덴에서 우리나라처럼 통신사에 매달 요금을 지불하는 형식으로 서비스 받으려면 주민등록번호가 필요합니다. 주민등록번호를 받으려면 최소 1년이상 거주할 수 있는 거주허가증이 있어야하는데, 그 이하라면 민증이 안나오고, 따라서 통신사에 가입하는게 불가능하므로 선불폰을 써야 합니다. (사실 우리나라에 사는 외국인 교환학생들도 선불폰 많이 씁니다.)

 단말기는 휴대폰가게에서 10만원 안쪽에서 구입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 충전식 유심카드를 사면 되는데 휴대폰가게에도 팔고, 대형마트에서 구매할 수도 있습니다. 마트가면 계산대에서 파니까 쉽게 구하실 수 있을겁니다.

다른 방법으론 휴대폰 단말기를 안사고 아이폰같은걸 해킹해서 쓰는 방법도 있는데.. 저는 아예 폰 자체를 안써서 잘 모르겠습니다. ^_^; 스마트폰으로 페이스북을 이용하면 어지간한 연락은 다 되더군요.

 
 계좌에 있던 돈도 모두 한국으로 송금하고 집 청소도 했다. 주방 청소하는데만 몇 시간이 걸렸다. 여름이라 그런지 슬슬 덥다는 느낌을 받았다. 앞으로 3일. 아니, 7일 아침에 떠나니까 이틀 남았다. 오후엔 자전거로 룬드를 목적지 없이 떠돌아 다녔다. 사람들이 모두 휴가를 가서 대광장(Stortorget)을 벗어나면 아무도 없었다. 특히 학교에는 그 누구도 없었다. 돌아가게되면 한동안 멍하게 있을거 같아서 미리 정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웨덴에 살면서 보고,듣고,느낀 것들 중 기록할만하다고 판단되는 것들을 적는다.
이 글에서는 교환학생 생활을 배재한 오직 스웨덴 그 자체에 대해서만 적는다.

 당연한게 당연한 나라

  한국에서 살면서 당연한게 당연하지 않은 경우를 종종 본다. 대표적인게 집이다. 내가 살고있는 스웨덴의 이 아파트는 방음이 정말 잘된다. 문이나 창문을 닫으면 문과 벽이 '흡착'된다는 느낌이다. 이 공간 안에 있으면 밖에서 아무리 큰 소리가 나도 웅얼웅얼거리는 정도다. 게다가 샤워기에서 뜨거운 물이 나온다. 그리고 배수구로 물이 빠지고 화장실에 물이 고이지 않는다. 집 벽면 어느 곳을 둘러봐도 자로 잰듯이 정확하게 시공되어있고 마감도 철저하게 되어있다. 그 어떤 틈도 없다.  

 내가 살던 원룸들에선 방음이 안됐다. 처음 살았던 집은 음악을 틀고 1층에 내려가면 3층 내 방의 음악소리가 들릴 정도였다. 모든 창문을 닫았는데 어디서 들어오는건지 모기들이 끊임없이 나타났다. 그래서 집 안에 방충망을 치고 잠을 잤다. 
 두번째 집은 방음이 안되서 아예 내가 방음재료를 사서 공사를 했다. 하지만 이집은 뜨거운 물이 안나왔다. 겨울이 되면 보일러가 데운 물이 겨울의 혹독한 추위 때문인지 미지근한 물로 바꿔나왔다. 그리고 보일러의 열때문에 방 벽지와 천장 벽지가 부풀어올라 떨어지고 화장실엔 배수구쪽으로 높이 낮아져야되는데 역으로 오히려 높아져서 물이 항상 고여있었고 그곳에서 파리유충이 기생했다. 밖에선 바퀴벌레가 들어왔다.

 층간소음 문제로 살인 사건이 일어나는건 분명히 뭔가 잘못됐다. 주거환경에서 기본적으로 당연하게 지켜져야할 것들이 안지켜지고 있다. 

 두 번째로 세금 문제다. 증세없는 무상복지를 실현하고 북유럽 복지를 한국에 도입하겠다는 모 정당 대표의 기사를 보면서 참으로 가슴이 답답했다. 어쩜 이리도 현실을 모르고 있을까. 
 복지를 위해선 돈이 필요하다. 돈은 여러 경로로 벌 수 있지만 국가가 가장 크게 기대는건 세금이다. 스웨덴 사람들은 번 돈의 절반이상을 세금으로 낸다. 세금을 낸 대가를 각종 복지 혜택으로 돌려받기 때문이다. 스웨덴어 교과서의 가장 충격적인 예문은 이것이었다.

"당신의 직업은 무엇인가요?"
"제 직업은 연금수혜자입니다." 

 직업이 연금수혜자란다. 연금수혜자가 직업이 될 수도 있는 나라가 스웨덴이다. 이 나라 사람들은 번 돈을 정직하게 신고해서 세금을 납부한다. 그 돈으로 국가는 살림을 꾸려간다.
 초등학교 2학년때 읽었던 만화일기 시리즈 중 하나의 내용이 생각난다. 아줌마들끼리 대화하는 내용이었는데 "어머~ 요즘은 소득의 20%정도는 신고안하는게 보통이라고요. 의사나 변호사들 다 그렇게 해요. 호호. 괜히 나만 손해보고 살 순 없잖아요." 라고 말이다. 9살이었던 나는 이 말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지금에서야 깨닫게 되었다.

 동대문의 옷가게나 용산의 전자제품 판매장엔 현금가/카드가가 따로 있다. 재미있는 현상이다. 상인들은 고객들에게 "나는 탈세해서 좋고, 너는 싸게 구매해서 좋고. 어때? 거래하지 않겠나?" 라고 유혹한다. 장기적으로 나라를 병들게한다는건 개의치 않고 누이좋고 매부좋다는 논리로 거래가 이뤄진다. 그리고 탈세를 감행한다.
 월급쟁이들은 탈세를 할 수 없다. 하지만 자영업자들은 소득신고를 누락시켜서 얼마든지 탈세를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선 정직하게 소득신고를 하면 바보라는 인식이 팽배하다. 너도나도 탈세를 하려하고, 학교 근처 식당에선 카드를 거부하는 상인과 학생이 실랑이를 벌인다. 이 현실을 알게됐을 때 참 많이 낙담했다.

 얼마전에 모 연예인이 트위터에 '바보같은' 질문을 하나 올렸다.
"회사 수입도 제 이름으로 잡혀서 소득신고가 되고 있는데 따로 신고해야되는거 아닌가요?" 라고. 이 회사 사장은 천재다. 법인세를 탈세하려고 소속 연예인의 개인소득세로 회사 수입을 돌려버린 것이다. 그런데 소속 연예인이 "우리회사 법인세 탈세해요!"라고 트윗을 해버렸으니 사장 얼굴색은 안봐도 뻔하다. 이처럼 우리나라에선 번 만큼 정직하게 신고를 하고 세금을 납부하는 '당연한' 일이 당연하지 않게 되어있다. 

 스웨덴에도 당연히 세금을 내기 싫어하는 사람들이 있다. 돈 많은 사람들이 그렇다. 10억을 버는데 5억을 세금으로 내라니! 누가 그러고 싶겠는가. 게다가 2007년에 폐지되었지만 그 전까지 있었던 부유세(Wealth tax)[각주:1]도 큰 부담이었다. 그래서 그들은 외국으로 떠났다. 꿀맛같은 미국식 자본주의를 찾아 떠났다. 스위스 취리히는 유럽을 무대로 하는 그들에게 가장 적합한 장소였다. 이들의 행동에 포인트는, 그들은 법인세를 어떻게 하면 안낼까, 어떻게 하면 소득신고를 덜 할까..하고 머리를 굴리지 않고, 그냥 나라를 떠났다는 것이다.[각주:2]

 수평적 문화

 
문과대 연구원(포닥), 박사과정 학생들과 점심식사를 한 적이 있다. 그리고 이곳의 연구 여건에 감탄했다. 이곳에는 연구원들에게 개인 연구실을 제공하고 박사 과정 학생들도 2인 1실을 사용한다. [각주:3]게다가 자녀가 있는 학생들을 위해 건물 지하엔 모유수유실과 아기놀이방도 있다. 연구원들은 포닥임에도 불구하고 만족스런 연봉을 받고 일한다. 이런 '물질적' 여건보다 나를 가장 놀라게 한건 수평적 문화였다. 우리나라, 미국, 그리고 유럽 몇몇 나라들.. 아니 그냥 전세계 대다수 나라라고 하자. 대다수 나라에선 교수의 권위가 하늘을 찌른다[각주:4]. 하지만 여기선 그렇지 않다.
 대다수 나라들에서 대학원이 장인-도제식 문화[각주:5]가 자리잡고 있다면 이곳에선 서로를 '동료'로 의식한다. 그 누구도 우리나라처럼 지도학생의 논문을 훔쳐서 학회에 먼저 발표하지 않는다. 그 누구도 연구비를 사적으로 횡령하지 않는다.[각주:6] 이곳에서 수업을 듣고 공부하면서 교수님께 궁금한걸 질문하러 서슴없이 찾아갔다. 교수님들은 언제나 친절하게 답해주셨고 열람실에서 공부하다가 하루에 5,6번씩 찾아가도 싫은 내색 하나 하지 않았다. 그게 가장 마음에 들었다. 

 남녀관계도 수평적이다. 예전에 네이션 까페[각주:7]에서 만난 여자애와 데이트 비용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는데 한국에선 남자가 데이트 비용을 여자보다 더 많이 내야된다거나, 결혼할 때 집은 남자가 해와야된다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라고 했더니[각주:8]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었다. 서로가 서로의 몫을 내는건 당연한건데 그러지 않으면서 남녀평등을 주장하는 모순은 선뜻 이해하기 힘든가 보다. 

 이곳 여자들은 씩씩하다. 나는 여자니까 이런건 못해, 라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파티에서 아름답고 매력적인 여성이 되려고 노력은 하지만, 여성이 가지고 있는 전통적 정체성을 거부한다. 남자나 여자나 다 같은 사람이라는 사고방식이다. 

 경쟁보다는 협력

 
수평적 문화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으로, 이곳의 교육제도를 빼놓을 수 없다. 이곳 대학에선같이 수강하는 학생들이 내 경쟁상대가 아니다. 협력하고 함께 토의해야할 동료들이다. 왜냐하면 절대평가를 시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절대평가는 상대절대평가인데, 이곳에선 그렇지 않고 모두가 A+을 받을수도, 모두가 F를 받을 수도 있다. 

 
학점체계가 P/F이다. 실패한 자에게 다시 기회를 주지 않는 우리나라와 달리 이곳에선 낙제하면 한 달이나 두 달 후 재시험의 기회를 준다. 
 
 학점이 P/F이므로 당연히 텀 프로젝트나 팀플, 과제도 우리나라와는 다르다. 이곳에선 프로젝트나 과제를 반드시 해내야한다. 못하면 F이다. 우리는 과제나 프로젝트가 어렵다 싶으면 그냥 포기하거나 미완성인채로 제출하지만 이곳에선 그렇게 하면 낙제를 면할 수 가 없다. 하지만 프로젝트를 완성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조교나 교수님이 정말 끊임없이, 될 때까지 조언해주고 피드백을 해주기 때문이다[각주:9]. 단순히 학점을 주고 마는 것이 아니라, 실제 과제나 프로젝트를 통해 해당 교과목의 지식을 머리속에 제대로 집어넣을 수 있도록 멘토링을 해주는 것이다. 
 
 이는 초중고 과정에서도 마찬가지로, 이런 교육환경속에 성장한 사람이 나중에 사회에 나갔을 때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주어진 시간과 여가를 즐길 줄 아는 사람들

 일기에서도 여러번 언급했지만 이곳 사람들은 시간에 철저하다. 하루 근로시간 8시간의 원칙. 노동 여건이 좋은 나라니까 뭐 그렇다고 치자. 그런데 이걸 학생들도 지킨다. 오후 5시가 되면 학생들은 칼같이 집으로 간다. 오후 5시까지 페이스북을 하고 놀았던 공부에 열중했던, 어쨋든 5시가 되면 짐싸고 집에 간다. 물론 다 그런건 아니다. 밤늦게 까페나 집에서 공부하는 사람도 있다. 거듭 이야기하지만 나는 표본의 대표값이라 할 수 있는 평균, 최빈값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주말에는 친구들과 가족들과 밖으로 간다. 캠핑트레일을 여기저기서 볼 수 있다. 밖에서 고기도 구워먹고 낚시도 하고 트래킹도 한다. 파티를 열어 이웃들과 담소를 나누고, 젊은이들은 클럽에 가서 그들만의 파티를 즐기기도 한다. 그리고 주말이 끝나면 다시 칼같이 일에 복귀한다. 

 직장과 가정, 평일과 주말이 혼재되어있는 우리와는 다른 생활이다.

 스웨덴의 고민

 
겉보기엔 문제없는 지상낙원으로 보인다. 노숙자,거지도 없고[각주:10] 사람들은 돈 욕심을 크게 내는것도 아니고 사회가 경쟁을 강요하지도 않는다. 대학 진학률은 절반도 안되고[각주:11] 국가는 국민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국민들은 성실히 일한다. 정치적 의사표현도 확실히 한다. 

 하지만 뉴스를 보면 스웨덴의 고민이 한 눈에 보인다. 현재 스웨덴의 가장 큰 고민은 유럽 통합이후의 자리잡기다. 유럽이 경제적으로, 정치적으로 통합된 이후 어느 한 나라가 문제를 일으키면 그 영향을 피할 수가 없게 됐다. 유럽 경제가 불황을 맞이하자 스웨덴도 불황에 빠지게 되었고 복지 정책을 손질하게 됐다. 실업문제로 정부는 고민이 많다.

 국제 정치, 경제 문제를 배재한 스웨덴 국내의 문제로는 이민자 문제를 손꼽을 수 있다. 이민자 문제 역시 사실 스웨덴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유럽의 문제이다. 중동,북아프리카 출신 이민자들이 유럽에 들어와서 유럽의 가치에 순응하고 동화되는 것이 아니라 유럽 내에 무슬림 공동체를 만들어 정치적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고 각종 사회 문제들을 야기하고 있다. 대다수 나라들은 다문화 정책이 실패했음을 시인하고 노선을 선회했다. 스웨덴도 예외가 아닌다. 스웨덴은 작년 말 처음으로 자살폭탄테러가 일어났다. 

 다른 유럽 국가는 모르겠는데, 스웨덴에선 반인종차별주의를 주장하는 무슬림 단체와 이들의 추방을 원하는 보수단체간의 충돌이 잦다. 지난 4월에도 보수정당의 청년당원들과 무슬림 단체간의 격렬한 충돌이 일어났다. 

 무슬림으로 대표되는 이민자들이 이 사회에 동화되지 못했다는 것은 이곳에서 일주일만 지내도 알 수 있다. 그들은 그들끼리 생활한다. 학교에서도 이민자들은 이민자들끼리 어울리고 스웨덴인들은 스웨덴인들끼리 어울린다. 대놓고 인종차별하는 경우는 없지만 암묵적으로 서로의 선을 그어놓고 있다.

 스웨덴인들 다수는 공교육을 통해 일정 수준의 교양을 가진 사람으로 양성되기 때문에 그냥 길가다가 지나가는 이민자를 두들겨 팬다던가 하는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고, 그들 스스로가 그런것을 부끄러워 한다. 그래서 이들은 그들의 의사를 민주주의의 꽃이라 불리는 투표로 이야기하거나 정치 단체 시위를 통해 표출한다. 

 나는 이도 저도 아닌 제3자로서 이 문제에 대해 딱히 이야기할 거리가 없다. 다만, 우리나라는 현재 다문화 정책을 펼치고 있는데, 이는 유럽과 정 반대의 노선이다. 확실히 우리나라의 과잉 민족주의 물은 빼야되지만 나중에 일어날 사회문제에 대해서도 대비를 해야되지 않을까.

종합적으로, 스웨덴의 국가적 고민이란건 사실 유럽 모두의 고민이기도 한거 같다.

 스웨덴의 배부른 고민

스웨덴 뉴스를 통해서, 스웨덴사회문화 수업을 통해서 알게된 재미있는 사실은, 스웨덴의 지식인층이 고민하는건 상실된 공동체의 가치,평등,자유 같은 것이라는 점이다. 

 내 눈에는 스웨덴은 공동체의 가치를 잘 보존하고 있고 가족적인 분위기이며, 그 어느 나라보다도 평등한 사회이며 자유가 보장된 곳이다.[각주:12] 스웨덴 지식인들[각주:13]도 이런 것을 안다. 하지만 그들은 이 '배부른 고민'을 지나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의 눈에는 여전히 스웨덴의 평등과 자유는 완전하지 않고 개인주의가 만연한 사회가 병들었다고 본다. 그래서 유난히 Gender studies같은 인문학적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젠더학(?)을 번역할 만한 적당한 어휘가 없는거 같은데, 여성학이나 페미니즘 연구라고 하기엔 꼭 이게 여성에 대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국의 페미니즘과는 좀 거리가 멀기도 하고.[각주:14]

 북유럽 국가들은 비슷한 가치들을 공유하는데, 역사적으로나 문화적으로 밀접하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수업시간에 본 다큐멘터리는 노르웨이에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작품인데 내용이 뭔고 하니 인구가 500명도 안되는 조그마한 어촌 마을 사람들의 생활을 다룬 것이다. 교수님의 말에 의하면 근래의 북유럽 사람들은 도시화가 가지고 오는 쓸쓸함과 차가움에 저런 옛 공동체의 삶을 그리워한다는 것이다. 

 또한 스웨덴의 극문학이나 영화들도 평등의 가치를 다루고 있는 내용들이 많았다. 특히 전통적인 여성의 역할을 타파하려는 노력이 끊임없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미국적 가치를 넘어서 

 우리나라에서 흔히 외국이라 칭하면, 그 중에서도 서양이라고 칭하면 사람들은 미국을 떠올리고, 미국을 이야기한다. 유럽도 미국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는게 보통이다. 하지만 유럽은 분명히 다른 세계다. 유럽 내에서도 북유럽은 서유럽이나 동유럽과 정말 다른 곳이고, 북유럽중 국가들,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핀란드는 모두 다른 문화와 제도,정체성을 가지고 있다. 외국인들은 한국이 중국어를 사용한다던가, 중국이나 일본과 별 차이가 없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화낼게 아니라, 바꿔생각하면 우리가 북유럽 국가들은 다 비슷비슷하다고 믿고 있는것과 똑같은 이치다. 

 넓게는 앞서 언급했듯이 미국과 유럽을 동일시하는건데, 분명히 미국과 유럽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고 다른 고민을 하고 있다. 미국을 바라보는 잣대와 미국인의 가치를 유럽에 적용시키는건 상당한 무리라고 할 수 있다. 스웨덴의 가치라는 것은 미국적 가치와는 180도 다른 그 무언가다. 

 이 사회에 살면서 나는 우리나라가 얼마나 미국문화 영향 아래에 있고, 미국의 정치 경제 모든 것들이 사회 곳곳을 지배하고 있는지 깨닫게 되었다. 무조건 미국 것이 좋다, 미국이 최고다[각주:15]라는 식의 사고는 버려야할 악습이라고 본다. 

 학교에서 글로벌 리더를 양성한답시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이것저것 많은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난 그게 글로벌 리더인지 아메리칸 리더인지 모르겠다. 진정한 글로벌 리더를 원한다면 세계에는 미국식 논리뿐만 아닌 유럽식 논리도 존재한다는 것을 깨우쳐줘야 하지 않을까.

 잘사는 스베리예[각주:16] 왕국

 
룬드는 도시 인구 7만, 교외 인구를 다 합쳐서 10만을 약간 웃도는 작은 곳이다. 이곳은 대도시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지역경제가 돌아간다. 회사가 있고 상업시설이 있고 공장도 있다.  각종 문화행사가 끊임없이 열리고 지역 신문에는 끊임없이 흥미로운 소식이 흘러나온다. 스웨덴 속의 작은 소국이라고 봐도 무관할 정도다. 그냥 막연히 생각해보면 외부 세계와는 관련없이도 잘 돌아가는 것처럼 보인다. 마치 중세시대 도시처럼 말이다.[각주:17] 

 
뉴스,신문을 통해서, 이 곳에서 살면서 본 스웨덴은 참 '건강한 나라'다. 그 누구의 얼굴에도 생존의 문제로 인한 걱정이 드리워지지 않아 보였다. 매슬로의 인간욕구 5단계라는게 있다. 1단계는 생존의 욕구고 5단계는 자아실현이다. 4단계는 사회적 소통,상호 존중의 단계. 적어도 나의 눈에는 이 곳 사람들은 4,5단계에 몰려있는거 같다.

 건강한 사회의 기원은 제도도 한 몫도 하지만 결국에는 정치인이고 일반 시민이고, 그 사람들의 의식 수준에서 나온다. 스웨덴인들의 시민의식 수준이 높다는건 인정해야 된다. 영국인이나 프랑스들과도 비교가 안될 정도다.[각주:18] 도덕적 해이가 거의 드물다. 그렇기 때문에 굉장히 이상적인 제도들도 잘 정착이 될 수 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시점에도 우리나라 뉴스엔 끊임없는 사건사고 소식이 터져나온다. 지리산 둘레길에 방문자 수가 늘면서 쓰레기도 늘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 국민의식 수준은 예전보다는 좋아졌지만 아직까진 경제수준에 비해선 낮다고 생각한다. 롬마 여행 글에서도 언급했듯이, 고등학교 사회문화 교과서에도 나오듯이 산업화는 빨랐는데 의식수준은 그를 따라잡지 못한 문화지체 현상[각주:19]이 오랜 시간 나타나고 있다. 오래전부터 난 의식수준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 교육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그게 최선이라고 믿고있다.

그래서 결론은.. 

 
스웨덴은 듣던대로 잘살고, 이상적인 나라였다. 다만 그 부강함의 기원이나, 현 실태가 우리나라에 약간은 변형되고 왜곡되서 알려지고 있는게 안타까울 뿐이다.[각주:20] 스웨덴에서 보고 느낀 모든것들은 내게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하는 촉매가 되었다. 장래에 어떤 식으로 이곳의 경험이 나타날지는 모르겠으나, 어찌되었던 분명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다음 글에선  교환학생 생활에 대해 적겠다.

 
 



 
  1. 이걸 우리나라에 도입하겠다고 빵빵 소리 치는 모 정당이 있다. 바보같은 소리다. [본문으로]
  2. 이게 스웨덴 자본유출 문제의 핵심이다. 스웨덴이 최근 경제 문제에 봉착한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본문으로]
  3. 내가 들은 문과대가 그랬고, 공대도 연구실 찾아가니 박사과정 학생이 2인1실을 쓰고 있었다. 뭐 아닌 과도 있겠지만.. 적어도 내가 보고 들은건 그랬다. [본문으로]
  4. 프랑스에선 교수의 권위가 그렇게 '어마어마'하다고 한다. [본문으로]
  5. 옛날 중세시대 대장장이 길드문화에서 유래 [본문으로]
  6. 물론 모두가 그런 사람이란게 아니다. 하지만 이런 일이 우리나라 학계에선 엄연히 일어나고 있다. 논문 훔치는건 인문학 쪽에서, 후자는 이공계쪽에서 많이 일어나고 있다. [본문으로]
  7. 학생 조합 일일까페정도라고 생각하면 될까? -_-; [본문으로]
  8. "난 안그런데?" 라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내가 믿고있는 '평균'의 이야기를 한 것이다. [본문으로]
  9. 그 피드백이 만족스럽지 않을 때도 있지만..;; [본문으로]
  10. 중동 출신 이민자들 중엔 더러 있다. 하지만 룬드에는 없다. [본문으로]
  11. 우리나라는 80년대가 넘어가는데 옆 나라 일본만 해도 50%가 안된다. [본문으로]
  12. 이는 객관적인 지표들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평등지수,자유지수,행복지수 모두에서 3위안에 드는 나라가 스웨덴이다. [본문으로]
  13. 지식인이라 명시하는 이유는, 대개의 평범한 사람들은 이런 생각을 딱히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냥 살아간다. 단지 그 뿐이다. 어느나라나 똑같다. [본문으로]
  14. 무슨 의미인지는 추측해보길.. [본문으로]
  15. 사실 미국이 최고인 분야가 많기 많다. 특히 군사력은.. ㄷㄷ [본문으로]
  16. 스웨덴의 스웨덴어 표현. 우리나라에서 우리나라는 Korea라고 안하고 대한민국이나 한국이라고 하는거랑 같은거다. [본문으로]
  17. 물론 그때도 교역이 있었지만. [본문으로]
  18. 하지만 스웨덴인들은 교통신호를 잘 안지킨다. -_-; [본문으로]
  19. 갑자기 뜬금없이 고등학교 때 추억이 생각난다. 하아.. [본문으로]
  20. 특히 뜨거운 논쟁인 복지정책에 대해서.. 여야 정당 모두 바보들같다. 그리고 행복의 기원을 돈이라고 생각하는 우리나라 사람들도 안타깝다. 이들의 행복의 기원은 돈이 아니라 만족할 줄 아는 마음가짐이다. 욕심없는 태도말이다. [본문으로]
 1. 음식물 쓰레기: 음식물 쓰레기는 일반쓰레기와 같이 버립니다. 처음 생각으론 음식쓰레기 양이 엄청날텐데 왜 이렇게 처리할까.. 싶었는데 막상 살아보니 음식물 쓰레기가 거의 안생기네요. 서양 음식자체가 재료손질로 인해 발생하는 음식물 쓰레기가 거의 없어서 그런거 같기도 하고요. 저 같은 경우엔 계란껍질, 과일 껍질정도밖에.. 그 외엔 모르겠네요. 

2. 일반 쓰레기: 일반 쓰레기는 특별히 어떻게 처리하라고 명시되지 않은 모든 쓰레기를 뜻하는데 그냥 봉투에 넣어 버리면 됩니다. 딱히 명시되어있지 않으면 일반 쓰레기입니다. 명심하세요.

3. 캔,패트병: 캔, 패트병의 겉면에 보면 재활용 문구와 함께 0.5~2크로나 까지 금액이 적혀있는데 이는 캔과 패트병을 재활용했을 때 돌려받는 금액입니다. 어디서 재활용하냐면, COOP,ICA,NETTO,Willys 에 가면 구석에 재활용 기계가 있습니다. 여기 기계에 하나씩 넣으면 알아서 옆에 금액이 팅!팅! 하면서 올라갑니다. ㅋㅋ 모두 다 처리하면 금액이 적힌 영수증이 나오는데 이 영수증으로 물건을 살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폐지 줍는 어른들이 생각나서 이거 전문적으로 파티같은데 돌아다니면서 수거하는 사람이 있을까.. 싶었는데 비슷한 사람을 보긴 봤습니다. 주말에 가니까 두 자루에 엄청난 수의 캔과 패트병을 가져와서 하루종일 넣더군요. -_-; 결국 기계 수용량이 초과해서 한참동안이나 먹통이 되기도 했습니다.뭐.. 그 사람의 전문적인 직업은 아닐거고.. bar나 pub 직원일까요? 모르겠습니다.

4. 종이류, 유리: 종이류, 유리는 재활용 쓰레기로 분리되는데 쓰레기장에 따로 분리수거해서 버려야합니다. 유리는 넣으면 부서지게 되어있는 특수 수거함이 있고, 종이류는 뭐 아시다시피 차곡차곡 모아서 버리면 됩니다. 제가 사는 아파트는 학생들이 많이 살아서 그런가 의식수준이 많이 떨어져서 좀 지저분하더군요. 

그 외에 가구류 같은건 처분해본적이 없어서 모르겠습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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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랑스에서 돌아온 후 화요일에 다시 행동과학 교수님을 만나러 갔다. 발표된 페이퍼는 뜨거운 관심속에 accepted 되었다는데, 한국이 듣보중의 듣보 취급을 받고 있는 이 머나먼 북유럽에서 한국어가 연구 주제로 쓰였다니 뿌듯했다. 외국에 나와선 사람의 정체성을 민족과 국가로 기준삼고 있었기에 그 즐거움은 더했다. 사실 교수님은 교수가 아니라 연구원이었는데, 같은 수업 듣고 프로젝트도 함께한 나이 지긋한 여성분도 연구원이었다. 포닥으로 연구원을 한다는데, 원래 포닥들도 수업을 들어야 되나? 강의 첫 주에 등록서류까지 작성하는거 봐선 정말 '수강'을 하는거 같은데. 그러고보니 시험도 쳤고 과제도 다 했다.

 아무튼 연구실은 SOL 센터 4층의 한적한 곳에 있었는데 언어학과라서 당연히 L 구역에 있을 줄 알았는데 H 구역에 있었다. 헤매면서 알게된 놀라운 사실은 여기선 포닥들에게 개인 연구실을 하나씩 제공하고 있었는데 우리학교는 교수연구실 공간도 부족한 마당이니 상상하기 힘든 모습이 아닐까 싶다. 연구에 대해 좀 더 이야기해보면서 알게된건데 교수님이 스웨덴 사람이 아니라 네덜란드 사람이었다. 어쩐지 가운데 이름이 van[각주:1]이더라.

 빨래를 해야되는데 아침 7시~10분 시간만 비어있어서 예약을 했는데 오늘 포함해서 이틀 연속 실패했다. 젠장! 다행히 토요일 저녁엔 예약이 비어있어서 잽싸게 예약했다. 

 오늘은 학교가서 공부했지만 어제는 그냥 쉬었다. 밖을 보는데 놀이터에 애들이 직접 목재를 톱으로 썰어서 나무에 오두막을 만들어 논다. 처음에 왔을때 목재들이 무슨 공사하다가 놔뒀다던가, 폭설로 파괴된 건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아이들이 만들다 만 오두막이었던 것이다. 막연히 열심히 뛰어노는줄만 알았는데 스케일도 크게 노는구나.

 학교가는데 도서관 근처에서도, 집 근처에서도 아는 애들을 만났다. 반가웠다. 새내기 시절, 지하철타고 집에 가는 길이나 열람실 근처에서 우연찮게 만나는 동기들과 잠깐이나마 이야기하는게 작은 즐거움 중 하나였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 때 만났던 사람들 모두 내 부류는 아니었다. 결과적으론 지금은 연락도 안하지만. 그런식으로 잠깐 잠깐 보던 사람들 말고, 자주보고 공감대가 형성되어있는 친구들과는 아직도 연락하니 뭐, 아쉬움은 없다.

 끙끙대면서 연습문제를 풀었는데, 풀고나서 성취감을 느끼는거 보니 공부하는게 내 적성에 맞는거 같다. 텀 성공해도 즐겁고. 책읽어서 지식을 얻어도 즐겁고. 나쁘진 않은 특성인듯. 

 맛있는 샐러드를 만들어 먹으려고 채소를 여럿 샀는데, 처음 보니 신기한 것을 하나 샀는데 생것으로 먹기엔 향이 너무 강해서 삶아 먹었다. 구글 번역기에 검색해보니 파슬리였다. -_-; 우리나라에선 장식용으로나 쓰이는게 여기선 대량으로 판매하고 있었다. 뭐, 여기서도 가루로 만든다던가 하는 식으로 '주 재료'로 쓰이지는 않는 모양인데, 그렇게 정성들여 요리할 생각은 없어서 그냥 양배추랑 같이 열심히 먹어야겠다.

 

  

  

 
  1. 반,드,폰 같은 것은 전통적으로 귀족들에게 붙는 미들네임으로 '~의'라는 뜻이다. 지난학기 우리학교에 교환학생 온 학생 이름이 요하네스 디트리히 군터 폰 스토컴이었는데 스토컴의 요하네스라는 뜻. 물로 지금은 귀족이란게 거의 다 없어져서 그냥 형식적인 이름일 뿐이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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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디어처리 연습시간이랑 스칸디나비아사회문화가 겹치는데 스칸디사문이 금요일만 수업하므로 스칸디사문을 들어갔다. 오늘 강의는 영화학 수업 세 번째 시간. 수강생은 나 포함 4명[각주:1] 위엄 ㅋㅋㅋㅋㅋ 전 ㅋ 멸 ㅋ 근데 오늘 내용은 상업영화 이야기라서 꽤 재미있게 들었다. 

 노르웨이 저 북쪽 머나먼 땅에 있는 아주 작은 마을 사람들의 삶을 다룬 다큐가 흥행에 성공했는데, 성공 이유로는 도시사람들이 누릴 수 없는 공동체적 삶의 모습이 향수를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란다. 

 역사를 소재로한 영화를 이야기하면서, 2차대전 영화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아카데미를 휩쓸은 '킹스 스피치'를 예로 들었다. 영화의 소재로 과거의 역사가 쓰이는 이유는 가치의 재생산함으로써 과거의 일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것이라 한다. 특히 연합군이었던 나라에서 만든 2차대전 소재 영화에선 더더욱 더 그러하고. 그래서 킹스 스피치도 언어치료라는 과정을 통해 제3제국에 맞설 수 있는 용기를 국민들에게 불어넣은 조지6세의 이야기를 다루면서 영국이 '선'의 입장이었고 전쟁이 정당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는 것이다. 영화가 흥행한 이유도 비슷한 맥락이고.

 이때 영국에 온 여자애가 속된 말로 '빡쳐서' 교수님에게 태클을 걸었다. 영화가 성공한 이유는 배우들의 탁월한 연기력이 바탕이 되서 불라불라 오오 어쩌고 저쩌고 나으 소중한 조지6세쨩을 모욕하지 말라능 궁시렁궁시렁

 당황한 교수님은 좋은 의견이다라는 식으로 그냥 넘겼는데, 생각해보면 조지6세가 딱히 위인으로, 영웅의 모습으로 재생산될 이유가 있나 싶다. 조지5세~조지6세 통치시기가 옆나라 아일랜드에 대한 탄압이 가장 심하던 시기였는데 레벨하트,보리밭을 흔드는 바람같은[각주:2] 영화들 보고 아일랜드사 책도 읽어본 사람이 킹스 스피치 보면 굉장히 기분이 이상할거 같다. 정작 아일랜드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나한텐 그랬다. 이쪽에선 악당, 저쪽에선 영웅. 난해하다. 그 어느쪽의 당사자도 아니라서 그냥 좀 묘한 감정이 든다. 그 전날 성 패트릭 데이 파티를 즐기다 허겁지겁 온 극렬한 공화주의자 아일랜드 애가 있었다면 맥도날드 먹으면서[각주:3] 그 여자애 멱살잡았을듯; 

 쉬는시간에 일본 방사능유출 이야기를 하다가 체르노빌 이야기가 나왔는데 정작 러시아에 온 애가 체르노빌 사건을 모른다. 'ㅅ' 체르노빌 정도면 나름 유명한 사건 아니던가; 중국애가 매우매우 걱정된다고 하는데, 지금 중국에선 상점에서 물건을 사재기하고 약탈하고 난리란다. 물론 일부라곤 하지만, 아무튼 자기도 엄청 걱정된다고 하는데 적어도 나한텐 기우라고 느껴졌다. 신체에 위험이 될 정도의 피폭을 입힐 수 있는 양이 과연 중국까지 갈까? 

 스웨덴의 유명한 범죄소설을 영국에서 드라마로 만들었는데 wallender 가 바로 그것이다. 얼굴없는 살인자 편을 봤는데 CSI보단 긴장감은 떨어지지만 그림은 좀 이뻤다. 시간나면 다운받아봐야지.

 

 



 


 
  1. 총 수강생은 30명정도. [본문으로]
  2. 마이클 콜린스,아버지의 이름으로, 블러디 선데이 그 외 여러 아일랜드 근현대사 관련 영화들 이런 영화에선 영국은 악당으로 나오는데(사실 실제로 하는 짓이 악당 뺨치는 수준) 특히 1차대전 참전용사들 집단인 블랙 앤 탄스는 거의 동네 양아치만도 못한 얼간이들로 나온다. [본문으로]
  3. 맥도날드는 도날드의 아들이라는 뜻. 컨설팅회사 맥킨지는 킨지의 아들이라는 뜻이고 오코넬이나 오도일, 오닐,오브라이언은 '이름'의 손자라는 뜻이다. 오브라이언 = 브라이언의 손자. 결론은 맥도날드는 아일랜드사람이 만든 회사.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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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교시 수업때문에 알람을 6시에 맞춰놨다. 자기전에 분명히 끄고 다시 자겠지..라고 생각하며 누웠다. 잠이 안와서 시간을 보니 새벽3시. 그냥 포기하면서 아마 이대로 잠들었다간 늦잠잘테니, 비몽사몽으로 있는편이 낫겠다 라고 생각하며 있는데 갑자기 알림이 울렸다. -_-; 그 사이에 잠든것이다. 하지만 반사적으로 끄곤 다시 잠을 잤다.

 꿈에선 누군가와 이야기를 했는데 "지금 이 시간에?" 라는 말을 하면서 꿈에서 깼다. 시간은 7시 30분. 10시 수업일때 9시 30분에 깨면 거의 포기를 했는데 이번엔 달랐다. 식사하고 씻고 외출하기까지 20분. 7시50분에 출발해서 LTH에 도착하니 8시 5분이었다. 역시 사람은 다급해지면 큰 힘을 발휘하게 되는거 같다. 

 룬드의 지형은 남쪽에서 북쪽으로 갈수록 높아지는데 언덕도 아니고 평지도 아니고 참 이상한 지형이다. 오늘같은 경우  중간에 쉬지도 않고 페달을 밟았는데, 천문학과 건물 지날때 쯤엔 다리가 부서지는줄 알았다.

 수업은 미디어처리. 상트 페테르부르크 대학교에서 온 방문교수님이 가르치시는데 렁글리시 작렬.. 게다가 푸리에 변환이 불꽃처럼 뿜어내는데 공수1만 들은 나는 멍하게 있었다. 쉬는시간에 같이 수업듣는 애랑 이런저런 이야기하는데 칼마른 네이션에서 일한다고 한다. 나도 블레킹스카[각주:1]에 무비나이트 워킹 조인을 했는데 연락이 없다. 'ㅅ' 수업끝나고 집에 같이 가자는데 도서관가야된다고 쿨하게 "vi ses"를 외쳐주고 도서관 직행.
 


 문돌문돌열매 먹는 중도나 SOL 센터와는 다르게 LTH 학습센터는 참 이공계스럽다. 1인 열람실보다는 그룹스터디(주로 텀을 하니까..)위주의 자리 구성과 식사, 회의,공부,잡담 모든 것이 한 곳에서 이뤄지는게 참 낯설면서도 이공계스러웠다. 노트북도 요란하게 치장하고 있고. 노트북 치장하면 나도 뒤지지 않는데.[각주:2]

 
 책값이 너무 비싸서 pdf파일 인터넷에 구해 인쇄했다. 여기선 자동으로 양면인쇄를 해주기 때문에 프린트비가 한국의 절반이다. 하지만 환율을 생각해보면 장당 30원~40워정도? 여기 카페에서 점심을 먹어야될거 같은 기분이 들어서 메뉴판을 보고 전혀 모르는 음식을 주문했더니 전혀 모르는 음식이 나왔다. 고기다진거에 치즈를 올린 음식인데 맛은 토핑이 과한 피자맛이라고 해야되나. 


 점심먹고 천문학과 구경을 갔는데 들어가니 세미나인지 컨퍼런스인지 무슨 행사를 하고 있었다. 왠지 뻘쭘해서 건물 한바퀴 돌고 나왔다. 바람이 얼마나 부는지, 온도는 괜찮은데 바람이 분다. 한국은 눈이 온단다. 오스트리아 애가 한국엔 3월에도 눈온다는 이야기에 눈이 휘둥그레지던데, 말하고나서 좀 잘못말했나 싶었는데 오늘 한국에 눈이 왔으니 다행(?)이었다.
 

 공부를 해보고, 기출 문제를 보니 이거 진짜 매일매일 공부안하다간 F 띄우고 장렬히 전사할 거 같다는 느낌이 왔다. 문과 과목 들었으면 룰루랄라 여유부렸겠지만 이공계니까 그저 다른 나라 이야기. 스웨덴어 수업 들을때 애들한테 주말에 뭐했냐고 물으면 죄다 "과제했다","프로젝트 했다."라고 답하던게 떠오른다.[각주:3]
 저녁에 집에오려는데 내일이 성 패트릭 데이라는걸 깨달았다. 미국애들이 녹색옷 입고 술마시는것도 좀 이상한데 왜 여기서 축일행사를 하지. 아는 애가 조인하랬는데 녹색의상이 없고 'ㅅ' 별로 안 땡겨서 그냥 집에 왔다. 오랜만에 네톤으로 다중채팅 좀 하고 라스도 보고 프랑스 여행계획도 짰다.  과감히 파리를 버렸다. 프랑스 여행의 컨셉은 에밀리오 알바레스되기. 내일 퀘벡애한테 불어 좀 물어봐야지. 



  1. 였나 벨킨스카였나 [본문으로]
  2. 여러가지 의미에서 'ㅅ' =3 [본문으로]
  3. 분반이 이공계 분반이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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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망의[각주:1] 스웨덴어 구술시험날. 오후 1시에 정보이론 class[각주:2]가 있는데 시험공부하려고 스킵..은 뻥이고 잠깐만 누워있어야지 하고 누웠더니 정말 일어나기 싫어져서 안갔다. 덕분에 시험공부도 제대로 못하고 수업도 빼먹고. 

 시험은 5명이 주어진 상황이 맞게 이야기하는 거였다. 상황은 같은 기숙사 사는 애를 위한 깜짝 생일파티 준비. 분명히 할 말이 많았는데 긴장해서 말문이 막혀버려서 한 동안 말을 못했다. 그러다가 겨우 말문을 터서 이것저것 이야기하고 주제도 점점 산으로 가면서 편해졌는데, 왠지 평가는 이미 끝난거 같은 느낌. -_-;

 근데 이런 단체 구술시험은 단점이 있는 듯 하다. 두 명이서 대화하게 하면 골고루 대화에 참여할 수 있는데 세 명 이상 대화하게 되면 평상시에도 한 사람은 그냥 듣기만 하는 경우가 종종 생기기 때문이다. 다섯 명이면 더더욱 더.

 마지막에 퓔묘크 드립[각주:3]과 아침에 훈제연어 먹는 소리를 해서 교수님께 강렬한 인상을 남겨주었다. F 주진 않겠지? 'ㅅ' =3
 
 



 시험 전에 잠깐 보니 오늘도 역시나 일본관련 행사가 있었다. 여기선 J를 ㅈ가 아니라 ㅇ로 읽기때문에 재팬이 아니라 요판[각주:4]이라 한다. 


 집에 오니 이건 뭐 -_-; 저 카트 두개는 3층 사는 시리아 출신 이민자 부부가 짐 나를때 쓰던건데 분명히 어제까지 마당에 방치되어있었다. 그런데 도대체 어떻게 저기 위로 올라간거지? 저 위로 돌아갈 방법은 사다리를 이용하는것 외엔 없다. 게다가 저 가판은 뭐야 -_-; 
 


 한국에 있을때 길거리에 오래된 가게들 간판글자가 한 두개 떨어져서 웃긴 장면이 연출되곤 했는데, 여기도 있었다. NETTO인데 ET가 사라져서 N TO. 멀리서 그냥 보면 IN TO 같다. 그 옆에는 다른 경쟁 마트인 COOP이 있어서 마치 COOP이 여기 있다는걸 알려주는 표지판같아 보인다. 

 내일은 오전 8시에 수업이 있으니 일찍 자야지. 'ㅅ'



 


  1. 딱히 기다린건 아니지만. [본문으로]
  2. 주당 lecture 4시간 class 4시간인데 lecture랑 class랑 뭐가 다른지 모르겠음. class는 조교가 진행하는거 같은데. 연습시간인가? [본문으로]
  3. 픨묘크는 스웨덴식 요구르트인데 우유곽에 담아서 판다. 그래서 스웨덴어를 모르면 우유인줄 알고 잘못 살 수도 있다. 떠먹는 요구르트에다가 물탄 느낌이라 적응하기 참 힘든 음식. [본문으로]
  4. 요판과 야판 사이의 발음. 요ㅏ판 -_-; 볼튼 원더러스의 스웨덴 축구선수 요한 엘만데르도 존 엘만데르가 아니라 요한인 이유는 스웨덴 사람이기 때문이다. 'ㅅ'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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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어로 헤어질때 하는 인사는 auf Wiedersehen이라고 알고 있어서 독일애한테 이야기해보니 매우 예의바른 표현이라 한다. 일상적으로 헤어질때 쓰는 말은 Tschüs. 츄스! 오 짧고 좋은데. 일본에선 짧게 쪽 하는 뽀뽀나 키스의 의성어로 츄Chu를 쓰던데. 일본 애들이 들으면 좀 웃기겠군.

 심슨의 이민자 추방 에피소드[각주:1]를 보면 호머가 스프링필드에서 이민자를 쫓아내야되는 이유로 "이민자놈들은 우리말도 제대로 못한다."라고 하는데 내가 딱 그 꼴이다. 굳이 여기선 스웨덴어 안써도 사는데 아무 지장이 없는데[각주:2] 이 나라 말 안쓰면 뭔가 미안한 맘도 들고 플로리다의 쿠바인이나 텍사스의 멕시코인[각주:3]이 된거 같은 느낌이라 되도록이면 스웨덴어로 일을 보려 한다. 이민 온건 아니지만 사는건 사는거니까. 그래도 레벨1 코스가 끝나가니 장족의 발전을 이뤄서 이제 스웨덴어로 물건사는덴 별로 문제가 없다. 사실 마트에서 장보면 말 한마디 안해도 되지만 간간히 말많은 종업원 걸리면 뭔가 질문에 답을 해야된다. 봉투 필요하냐, 영수증 필요하냐 등등. 분명히 못알아듣는 말도 섞여있지만 눈치빵으로 넘어간 것도 여러번 있었다.

 coop konsum 주말 남자알바는 심슨에 나오는 플랜더스도 아니고 인사가 헤이솜부터 이상한 주문까지 다양한데 말도 많아서 이것저것 자꾸 묻는다. 동전기계 사용할꺼냐[각주:4] 안할꺼냐 묻는데 못알아들었다가 기계 가르키면서 말하는거 보고 바로 nej 라고 해서 지폐로 계산성공. 'ㅅ' 그냥 계산해서 잔돈이나 줄것이지. 

 coop과 netto는 붙어있는데 netto의 물건가격은 정말 싸다. 오기전에 봤던 경험보고서에는 몇 크로나 차이안난다고 했는데, 1크로나가 200원정도니까 5크로나 차이나도 1000원 차이다. 엄청난 차이다. 고작 몇 크로나가 아닌 셈. 그래서 되도록이면 netto를 가려고 하는데 netto는 주말엔 열지도 않고 평일에도 오후 8시는 문을 닫아버린다. 덕분에 계란 못먹은지 몇 일 됐다. 



 마트나 버거킹, 맥도날드 같은 상점들의 야간 알바, 주말 알바, 그리고 케밥이나 피자가게 주인들은 거의 다 이민자들이다. 스웨덴에는 정치적 망명을 아낌없이 받아들이고 있어서 이민자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각주:5] 공장은 안가봤지만, 뭔가 상대적으로 힘든 일은 이민자들의 몫이 되어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뭉크의 유명한 그림 Workers on their way home의 약간은 얼빠진 느낌의 어두운 북유럽 사람은 이제 찾아보기 힘든거 같다. 

 이민자들은 주로 스웨덴의 잘 발달된 복지에 매료되어 온다. 게다가 여긴 중립국이라 전쟁위험도 없고, 범죄도 그리 많이 일어나지 않는다. 새 삶을 시작하기엔 꽤 괜찮은 곳인데 스웨덴 사람들이 이민자들을 그리 좋아하는건 아닌다. 최근에 이민자들에 의한 범죄같은 여러 사회 문제들이 생겨서 이민자에 대한 시선이 곱지만은 않아진게 사실이라 한다. 얼마전엔 스웨덴에서 처음으로 자살폭탄테러가 일어났고 이민자 사이에서 총격전이 발생해 사람이 죽기도 했다. 이민자 범죄는 뭐.. 우리나라 외국인 노동자 범죄랑 비슷하게 생각하면 될까.

 아, 그러고보니 19세기 중엽~20세기까지 미국에서 아일랜드,이탈리아 사람들[각주:6]이 하던 역할을 요즘은 동양계나 히스패닉 사람들이 주로 하고 있는거 같다. 슈퍼,세탁소,식당 운영부터 성매매 포주[각주:7],각종 범죄 활동까지. 


 
 학교 도서관에 가보니 룬드의 역사를 담은 책이 있어 살펴보니 내가 살고있는 곳은 60~70년대 개발된 대규모 주거단지였다. 룬드 인구는 8만명을 안넘는데 스웨덴에서 10위 안에 드는 비교적 큰 도시다. 사진엔 아직 내가 사는 Nordanvag 아파트는 없다. 사람들 사진을 보니 헐.. 잉베이 맘스틴[각주:8]이 -_-; 그 당시 유행하는 머리였나 보다. 히피같진 않은데 뭐라고 해야되지.. 아.... ABBA 음반 표지 보는거 같애 'ㅅ'; 라고 했더니 ABBA가 스웨덴 그룹이었네.

 

 19세기에 출간된 책.  이렇게나 멀쩡하게 서고에 있다니. 우리 학교 도서관에 너덜너덜 곧 썩어서 사라질거 같은 책들은 80년대 책이었는데. 보관 방법의 차이 때문일까? 모르겠다.

 일본 지진으로 시끄러운 와중에 여긴 아무일이 없다. 참 평화롭다. 정말 아무 일 없다. 감싸고 도는 분위기가 그렇다. 정말 아무 일 없어 '보인다'.

 방글라데시도 한국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세계였고 여기 스웨덴도 전혀 다른 세계다. 그냥 다른 것이지, 우열을 이야기하고 싶지는 않다. 방글라데시에서 짧지만 한 달간 힘들게 살아보고, 여기서도 몇 달 지내보니 그냥 사람 사는 곳은 다 똑같고 환경이 다를 뿐이었다.
 그래서 서구세계에 사는 것에 환상을 가진 허영심 많은 일부 사람들이 우습다. 정작 뉴욕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데 드라마 영향으로 맨날 선글라스끼고 놀러다니고, 어디에서의 일상이라는 제목으로 찍은 커피빨면서 다니는 사진 올리는 그런 허영을 비웃어 주고 싶다. 여기도, 방글라데시도, 한국도 그냥 아침에 일어나면 아침먹고 회사가서 일하고 퇴근해서 자고 하는 일상의 반복인데, 한 번 주입된 편견이 가득한 이미지[각주:9]를 끝없이 재생산해내는 요즘 일부 사람들이 이상하기만 하다. 유럽에서의 삶은 모두, 항상 낭만적인가? 방글라데시 사람들은 모두 죽어가는가[각주:10]? 뉴요커들은 죄다 브런치와 커피를 즐기며 저녁엔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데이트를 즐기나? 모두 허상이고 편견이다.

 군대가기 두려워하는 사람에게 군필들이 "군대도 사람 사는 곳이다."라고 위로를 하곤 하는데, 나도 그냥 이야기해주고 싶다. 전세계 어디나, 사람 사는곳은 다 똑같다고. 머리 속 편견을 버리라고.

 

 

 

  1. 아마도.. 시즌8의 에피소드중 하나. [본문으로]
  2. 대다수의 스웨덴인은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한다. 떠듬떠듬하는게 아니라 정말 유창하게. 이 말은 영어를 잘 못해도 기본적인 회화는 다 한다는 소리. [본문으로]
  3. 미국에 거주하면서 영어를 전혀 사용안하고 사는 이민자들. 이건 LA 한인타운에 사는 영어 못하는 한국인 이민자들도 마찬가지. [본문으로]
  4. 여기서 동전은 동전기계에 직접 넣어야한다. 지폐를 그냥 점원 주면 됨. [본문으로]
  5. 옆 도시 말뫼는 60만명이 사는데 1/3이 이민자들이다. [본문으로]
  6. 대표적인 하류층 이민자들.동부에서 범죄조직 양대산맥은 아일랜드계와 이탈리아계였다. 이탈리아는 흔히 알다시피 마피아. [본문으로]
  7. 2004년 쯤 실시된 성매매와의 전쟁의 부작용으로 성매매업소들이 미국,일본,호주 등으로 건너가 악명을 떨치고 있다. 호주에서 일본인 콜걸 부르면 한국인이 일본인인척 하면서 온다는 우스갯 소리도 있다. [본문으로]
  8. 스웨덴 출신의 세계적인 기타리스트. 80년대 최고 인기였다. [본문으로]
  9. 시트콤의 대학생들은 공부를 안하고 드라마 속 직장인들은 일을 안한다. 미드 속 주인공들도 주제가 직업이 아닌 이상 일을 안한다. 덕분에 뉴요커들이 나오는 여성취향 드라마를 본 사람들은 뉴요커들이 모두 그렇다고 생각하는 환상에 빠진다. 유럽같은 경우는 관광 사진만 보고 그 삶은 생각해보지 않아서 환상를 가지는게 태반. 혹은 스웨덴처럼 미디어에서 꿈의 복지국가!라고 선전하니 지상낙원이라 생각하기도 하고. [본문으로]
  10. 방글라데시 노동환경이 열악한건 사실이지만 '말도 안되게' 잘사는 사람들도 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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